한국노총, "민주노총 공개사과하라"
By tathata
    2006년 09월 12일 04: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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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이 민주노총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민주노총 해체하라’며 맹비난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한국노총 조합원 700여명은 12일 오후 2시30분 경 민주노총이 입주한 영등포 대영빌딩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민주노총에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대영빌딩 앞에 병력을 배치한 경찰이 이들을 가로막아 경찰과 한국노총 조합원들 사이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당초 영등포경찰서에 경찰병력을 해산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으나, 경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한국노총 조합원들의 진입을 막았다.  

한국노총은 지난 11일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노사정 합의안을 발표하고 나오는 자리에서 민주노총의 일부 조합원에 의해 안경이 부러지고, 발길질을 당하는 등 ‘폭행’을 당한 사건과 관련, 민주노총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공개적인 사과는 공식적으로 검토한 적이 없다”며 사실상 사과거부 입장을 천명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집회에서 “계획적인 폭력 자행한 민주노총 사과하라”, “사회적 타협 외면하는 민주노총 해체하라”는 펼침막을 들고, 여의도 한국노총 사무실에서 영등포로타리까지 30여분간 행진하여 민주노총 앞에 도착했다.

이들은 이 위원장에 대한 폭행사건 뿐만 아니라 한국노총의 사회적 합의를 ‘야합’으로 규정한 민주노총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리고 비정규법안 입법화를 반대하는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도 비난을 퍼부었다. 일부 조합원들은 민주노총을 ‘폭력노총’으로 규정하는 등 극한 표현마저도 서슴지 않았다. 

   

▲ 사진=양돌규

백헌기 한국노총 사무종장은 “민주노총은 생각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백주대로에서 계획적인 테러를 자행했다”며 “민주노총은 자신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폭력마저 사용하는 깡패집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노총의 사회적 합의는 300인 이하 중소영세사업장 노조의 말살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민주노총은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며 원론만을 주장하면서 협상을 파행으로 이끈 조직폭력배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유재섭 한국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전임자 임금 지급과 복수노조 금지는 한국노총 조합원 80%가 지지했을 뿐만 아니라 민주노총의 단위노조 설문조사에서도 80%이상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속으로는 전임자 임금 금지와 복수노조 시행을 반대하면서 밖으로는 찬성하는 민주노총은 같은 노동운동을 하는 동지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배정근 공공노련 위원장은 “한국노총은 합법적이고 합리적이며 국민의 정서에 맞는 대중적인 노동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같은 노동운동 집단 사이에 전면전을 선포하는 것은 씁쓸하지만, 똘똘 뭉쳐 (민주노총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2004년 총선에서는 성과를 거뒀지만, 지난 교육위원 선거와 5.31 지방선거에서는 참패했다”고 말문을 연 신진규 한국노총 울산본부 의장은 “민주노총은 정기총회조차 제대로 개최하지 못하는 집구석"이라면서 "이런 조직이 전체 노동자를 대변한다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주장했다.

김성태 한국노총 부위원장은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노사관계 로드맵을 저지하겠다던 장본인이었지만, 로드맵 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른 몇 일전에 미국으로 갔다”며 “로드맵을 해결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는 또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은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입법을 지금까지 통과시키지 않고 있는데, 이러고도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는가”라고 비난했다.

한국노총 지도부는 진영옥 민주노총 부위원장을 면담하고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한국노총 조합원들은 이날 오후 5시가 집회를 해산했다.

한국노총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노총은 민주노총에 의해 ‘어용노조’로 취급받으면서 참을 대로 참아왔다”며 “이번 집회는 사과요구도 있지만, 더 이상 사회적 합의를 민주노총에 의해 ‘야합’으로 매도되는 것을 막고, 입법화에 대한 한국노총의 강력한 의지를 민주노총에 천명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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