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통제권 환수 ‘반대파’ 진보 닮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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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9월 12일 10:2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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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둘러싼 국내의 논쟁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찬반의 논란은 수평선을 그리며 모아지지 않고 있으며, 이 쟁점은 ‘자주파’ 공격이라는 이데올로기적 내전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 반대파들은 자주파라는 유령을 만들어놓고 환수를 주장하는 사람들과 입장들에게 ‘고립, 감성, 퇴행, 친북’ 등의 이름표 붙여주기에 여념이 없다.

진보진영 일부에서도, 큰 목소리는 아니지만 실속 없는 작통권 환수 문제에 대해, 그 방식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레디앙>은 앞으로 3회에 걸쳐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관련 쟁점, 작통권과 한미 동맹, 대안적 전략 등을 검토해본다. <편집자 주>

전시작전통제권의 ‘환수’ 문제를 둘러싼 논란에 이제는 전직 외교관들에, 전직 경찰 고위간부들까지 나서고 있다. 지난 8월 군 원로들과 전직 국방장관들의 모임 이후 ‘대소동’이 되어 버린 전시작전통제권의 환수를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논란은 합일점 없이 평행선을 그릴 공산이 커 보인다. 전시작전통제권의 환수를 반대하는 측이 그 논리를 시시때때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제기했던 반대의 논리는 미국이 원하지도 않는데 좌파 정권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추진한다는 것이었다. 그로 인해 주한미군이 철수하고 한미동맹이 끝장나게 생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가 “한미동맹에 아무 문제가 없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가 “정치화되어서는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게다가 부시대통령과 럼스펠드 장관까지 나서서 부시 행정부의 ‘본심’을 밝히자 이제는 ‘국방비 증가’에 대한 우려와 “연합사가 해체되면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을 막을 수 없다”(조영길 전 국방장관의 동아일보 9월4일자 기고)는 논리로 반대를 하고 있다. 그야말로 ‘반대를 위한 반대’를 위해서는 온갖 논리를 다 동원하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과정을 통해 한미동맹은 동요할 것인가? 혹은 작전통제권 환수가 한미동맹 동요의 근거가 될 수 있는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부시 대통령과 럼스펠드 장관까지 나서서 부시행정부가 작전통제권의 이양을 추진하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이는 단지 ‘립 서비스’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작전통제권 이양, 미국의 전략과 이해관계에 따른 것

미국은 탈냉전기 자국의 헤게모니 유지를 위해 동맹국들의 역할 확대를 추진해 왔다. 동맹국들과 인적, 물적 비용을 분담하겠다는 것이다. 1990년대 초 한미간에 작전통제권 환수를 둘러싼 협상이 가능했던 것은 미국의 그와 같은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다. 그 협상의 결과 평시 작전통제권이 1994년에 환수되었던 것이다.

특히, 미국은 부시정권 들어 ‘군사 혁신'(RMA, Revolution in Military Affairs)을 위해 ‘군 변환’(military transformation)을 추진해왔다. 부시행정부의 ‘군 변환’이 탄력을 받은 것은 9.11 테러 이후 대테러 전쟁을 시작하면서이다. 부시행정부는 대테러전쟁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군 구조와 운용의 ‘유연화’를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서는 동맹국들의 역할 확대가 전제되어야 한다.

한반도에서의 대북억지 역할이 주한미군에서 한국군으로 넘어오고 있는 것도 부시정권의 군사전략의 맥락에 놓여 있다. 미국은 3만 명이 넘는 주한미군을 한반도에 붙박이로 둘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대북억지 역할은 한국군에게 맡기고 미군은 좀더 자유롭게 ‘들락날락 하면서'(flow in, flow out), ‘딴 짓’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한국 방위의 한국군화’의 본질이며, 따라서 전시작전통제권은 미군의 재편에 따른 ‘한국 방위의 한국군화’ 과정 속에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주한미군의 감축도 미군의 세계적인 재편에 따른 것이다. 전시작전통제권의 환수를 반대하는 이들은 이러한 움직임조차도 작전통제권 환수로 그 원인을 돌리고 있다. ‘한국 정부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요구→ 한미동맹 약화→미국의 주한미군 감축’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는 본말이 전도된 주장이다.

미국은 군사변환의 논리를 본격적으로 제시한 ‘2001년 판 4개년 국방계획검토보고서’(QDR 2001)에서 이미 주한미군의 감축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QDR2001은 “서유럽과 동북아시아에 집중되어 있는 현재의 해외 군사태세는 새로운 전략 환경 속에서 적절하지 않다”(QDR, p.25.)고 지적하면서 "서유럽과 동북아시아를 넘어서서, 기지 및 주둔지를 추가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세계 주요지역에서 미군의 유연성을 배가할 수 있는 기지시스템을 개발할 것”(QDR, p.26.)을 밝힌 바 있다.

즉, 주한미군을 미군의 유연성 배가를 저해하는 과잉배치로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주한미군의 ‘감축’은 미군과 미군기지의 유연성 확보를 위한 마스터플랜에 따른 것일 뿐이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은 2008년까지 1만2천500명의 미군을 단계적으로 감축, 주한미군을 2만5천명 선에서 유지키로 합의했었다.

최근 야당 일부 의원이 주장하는 주한미군 추가감축이 생긴다면, 그 역시 미군의 전세계적인 재편과 그에 맞물리는 동맹재편의 큰 틀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로 인해 주한미군 추가 감축이 초래된다는 주장은 동맹재편 과정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일 뿐이다.

병렬형 체제에서도 동맹의 ‘군사적 일체화’는 가능하다

   
▲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재향군인회 등 200여개 보수단체 회원 5만명이 2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대한민국을 위한 비상구국기도회 및 국민대회를 열고 전시 작전통제권 단독행사 유보 및 사학법 재개정을 촉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또한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면 한미 군사협력 관계가 훼손되어 안보 공백이 초래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나 한미연합사의 해체가 한미 공동 방위체제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한국군이 작전통제권을 단독행사하게 된다면 한미연합사령부가 해체되어, 양국이 독자사령부를 창설하게 된다.

그러나 한미 양국은 이미 그와 같은 상황을 대비해 공동 방위체계 구성을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 지난 9월7일 청와대 외교안보정책실과 국방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면 한국군의 육, 해, 공군 등 각 군 사령부에 ‘작전 협조반’이 파견돼 지원하게 된다. 또한 양국의 원활한 군사협력을 위해 가칭 ‘군사 협조본부’를 둔다.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와 군사위원회(MC)와 같은 전략 대화도 지속된다.

애초부터 한미연합사의 해체가 곧, 한미 군사협력관계의 끝인 것처럼 소란을 떠는 것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주장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오히려, 우리 정부가 밝힌 구상에 따른다면 ‘병렬형 협조체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군사적 일체화가 급속도로 진행 중인 주일미군과 자위대의 협조 형태에 훨씬 가깝다.

미일 양국은 작년 10월말과 올해 5월 ‘동맹의 군사적 일체화’를 위한 합의를 발표하면서 주일 미 공군 사령부가 있는 요코다 기지에 항공자위대 항공총대사령부를 이전하고, 미일 공동통합운용조정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육상자위대의 중앙즉응집단 사령부가 배치될 자마기지에는 미 육군 1군단사령부를 개편해 新사령부(UEX, 광역사령부)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상과 같은 미일 양국의 주일미군 재편 합의는 유사시 주일미군과 일본 자위대의 역할분담을 명확히 하고, 동시에 양국의 육해공 사령부간 연계를 강화해 양국 ‘군대’의 공동 작전능력을 배가하기 위한 조치이다. 결국, 한미연합사를 해체하고 수평적인 병렬형체제로 바뀌더라도, 각 군 사령부에 ‘작전 협조반’을 두고 ‘군사협조본부’를 설치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구상은 ‘군사적 일체화’를 추진하고 있는 ‘미일 모델’에 닮아 있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는 동맹의 약화가 아니라, 오히려 한미동맹의 ‘군사적 일체화’와 한반도 안과 밖으로 자유롭게 드나드는 미군으로 인해 미국이 세계 곳곳에서 벌이는 분쟁과 전쟁에 한국이 깊숙이 연루될 위험에 대해 걱정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누가 ‘안보 공백’을 초래하고 있나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증원 전력의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반대하는 이들은 작전통제권을 한국군이 단독으로 행사하게 되면, 미군의 전시증원을 보장받을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이 또한 논리비약에 불과하다. 그렇게 따지자면, 현재도 미군의 전시증원을 ‘자동적으로’ 보장하는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이북에서 한반도 유사시 ‘인계철선’(trip wire)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졌던 주한미군 2사단마저, 주한미군 재편에 따라 평택으로 이전하게 된다.

‘한미상호방위조약’도 양국이 영토에 대한 무력침공을 받은 경우 “각국의 헌법 절차에 따라 공동 위협에 대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르더라도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증원은 미국의 헌법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이다.

다른 한편, 우리는 한미 상호방위조약도 없던 한국전쟁 당시 30만 명의 미군이 참전했던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즉,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참전 여부는 작전통제권을 한국군이 행사하느냐, 미군이 행사하느냐 혹은 한미연합사가 존재하는가의 여부가 아니라, 미국의 ‘정치적,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결과라는 점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둘러싼 한미간의 협의를 두고 한미 군사협력의 붕괴, 한미동맹 약화라고 소란을 피우고 있는 이들은, 자신들 스스로 한미간 군사협력의 붕괴와 한미동맹에 흠집을 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냉정히 성찰해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미국의 세계경영 전략 변화에 따라 주한미군만이 아니라 주일미군과 주독미군까지 크게 변화하고 있는 세계적 흐름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사회적 공론의 장을 왜곡시키고 있는 이들이 안보 공백을 초래하는 주범은 아닌가라는 점이다.

현재 한미간에 진행되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협의는 자주를 ‘브랜드화’ 하고자 하는 노무현 정부와 부시행정부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측면을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환수를 반대하는 이들은 자주를 정부의 ‘브랜드’로 만들고자 하는 노무현 정부의 이해관계에만 눈을 돌리다보니 미국의 이해관계에도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그들 ‘본연의 모습’이 아니다.

주한미군 주둔 ‘비용부담 경감’을 얘기해야

물론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방식대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가 추진된다면, 대규모의 국방예산 증액이 불가피하다. 또한 국방예산 증가분의 상당 부분은 한국군의 정보능력 향상과 첨단화를 위한 무기와 장비 도입에 쓰일 것이다. 새로운 무기와 장비는 대부분 미국산 무기와 장비가 될 것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역할을 변경시키고, 값비싼 무기도 판매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은 주한미군의 주둔비용에 대한 한국 측의 분담금 증액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주둔 비용에 대한 ‘대등한 부담’을 요구한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서신도 미국의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동맹관계에 있는 양국 사이의 ‘동맹 유지비용’ 문제는 긴밀한 협의를 통해 조정해 갈 필요가 있다. 그러나 미국 측이 부당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한국이 주한미군에 기지를 제공하고, 막대한 주둔 비용을 부담해 온 이유는 ‘주한미군이 북한의 남침을 막고 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미 주한미군은 ‘대북 억지’를 위해 한반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 방위는 한국군이 담당하게 된다. 그렇다면, 한국군이 한국의 방위를 담당하게 됨으로써 소요될 비용은 ‘동맹 유지비용’의 한국 측 부담에서 상쇄되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오히려 추가 부담을 요구하고 있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반대하는 이들은, 작전통제권의 ‘환수’를 반대하기에 앞서 미국의 그와 같은 비상식적 요구를 지적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작전통제권 환수를 반대하는 이들은, 주한미군 관련 협상에서 주한미군의 ‘변화’에 대해 히스테리와 같은 반응을 보여 온 것이 오히려 대미 협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아왔다는 것도 명심해 둘 필요가 있다. 자신들의 언행이 (그들이 그토록 강조하는) ‘국익’에 얼마나 심대한 악영향을 끼칠 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초점은 주한미군의 변화와 한반도 평화

한 국가가 자국의 군 작전통제권을 온전히 행사하지 못하고 있으며, 군 작전통제권이 전시와 평시로 나뉘어져 있는 것 자체가 정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것은 한국전쟁이라는 비정상적인 비상 상황에서 탄생한 ‘비정상성’이다. 따라서 군 작전통제권의 ‘환수’는 비정상성의 ‘정상화’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작전통제권 환수를 둘러싼 논란의 와중에서 반대를 하는 이들이 반대를 위한 논리를 찾다보니 이른바 ‘진보진영’의 논리와 닮아가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다. 특히, 국방비 증액에 대한 우려와 미국의 독자적인 대북선제공격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그것이 반대를 위한 반대에 지나지 않다보니, 본질을 제대로 짚지 못하고 있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도, 기지의 재편도, 주한미군의 감축도, 결국은 미국의 세계전략의 변화에 따른 결과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정쟁의 진흙탕에서 뒹굴 때가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전국민적 지혜를 모아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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