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의 에너지 풍력발전, 제주도서 역풍 맞아
    By tathata
        2006년 09월 10일 10: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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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이 만들어내는 에너지, 풍력발전단지가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제주도 중산간에 위치한 남제주군 성산읍 난산리. 계획대로 진행되었다면 올 6월부터 2.1메가와트 급 풍력발전기 7기가 돌아가고 있었을 것이다.

    바람의 힘으로만 약 7천 5백여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시설이다. 그러나 지금 크레인은 5개월째 멈춰, 풍력발전단지 시공 공사도 또 갈등을 풀 대화도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왜 풍력 발전단지를 반대하나

    4월부터 반대측인 청초밭영농조합법인이 농기구로 공사 활동을 가로막자 사업자측인 유니슨(주)이 공사방해금지가처분소송을 시작했다. 8월 말, 유니슨이 승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사방해를 계속한 반대대책위 대표가 구속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반대측도 공사중지가처분신청, 발전사업허가취소청구소송 등 본격적인 법적 다툼에 들어갔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유기농영농조합을 함께 운영하는 농민들이다. 농민들은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은 것과 풍력발전단지에서 발생할 소음, 위압감, 저주파로 인한 피해를 주장하고 있다. 회전하는 풍력발전기 날개와 풍력발전기에서 생산된 전기를 보내기 위해 들어선 전신주도 천혜의 경관을 해친다고 한다. 지난 6일 환경단체인 한국녹색회는 유니슨 서울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풍력발전단지 입지재선정을 촉구했다.

       
      ▲ 난산 풍력발전단지 공사가 주민들의 반발로 중단되어 있다. (사진=이유진)
     

    제주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풍력발전을 둘러싼 갈등이 풍력발전 자체에 대한 회의론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처럼 에너지 해외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기후변화나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태양, 바람, 바이오매스와 같은 재생가능 에너지 비율을 반드시 높여가야 한다. 당연히 국내에서 재생가능에너지를 직접 생산하는 시설을 늘여야 하고, 그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에너지 자립을 위해 반드시 겪어야 하는 과정이다.

    우리는 석유나 석탄을 해외에서 수입하면서 돈만 지불했지 석유나 석탄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고스란히 생산국에 전가해왔다. 심지어 이라크는 석유로 인해 전쟁이라는 값 비싼 대가를 치르지 않았던가.

       
      ▲ 제주도 행원풍력발전단지.(사진=녹색연합)
     

    에너지를 마음껏 사용하면서 당연히 치러야 할 대가를 지금껏 남의 앞마당에서 해결해왔던 것을 이젠 우리 앞마당에서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풍력단지와 같이 우리가 지금껏 생산해보지 못한 에너지를 얻는데 있어 이런 갈등은 충분히 생길 수 있다. 문제는 어떻게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가에 있다.

    난산풍력발전단지 건설반대와 관련한 쟁점은 주민수용성이다. 사업주가 발전소 건설 허가를 얻기 위해서는 타워가 들어서는 기초면적(16.3m × 16.3m)과 날개에 대한 지상권에 해당하는 면적, 1기당 약 2천 평만 확보하면 법적인 문제는 없다.

    발전소 해당 부지 밖의 토지주와 사전에 협의해야 할 법적의무가 없는 것이다. 바로 이 부분이 주민수용성의 중요성을 간과한 갈등의 씨앗이다.

    풍력발전소가 핵발전소나 화력발전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안전하고 환경친화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발생하는 소음과 위압감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 불편할 수도 있다.

    따라서 사전에 충분히 주민들에게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고 설득과정을 통해 동의를 얻어내야 한다. 결국 법적인 미비가 사업자로 인해 이 부분을 간과하게 만들었다. 풍력발전기 타워 자체에 대한 면적만 확보하면 풍력발전단지를 허가해주는 것은 풍력발전의 영향을 받게 되는 주민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정편의적인 발상이다.

    지난 5일, 시민단체인 ‘에너지전환’은 “한국의 풍력발전단지 건설,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풍력발전단지 건설 반대 주민들과 개발사업자 사이의 갈등이 풍력발전 확산에 장애로 등장하고 있는 시점에 준비된 적절한 공론의 공간이었다.

    법적 하자 없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다

    산자부 신재생에너지팀의 김영삼 과장은 풍력발전단지 건설에 대한 권고안을 담은 메뉴얼을 정부가 제작 중이라 밝혔다. 그러나 매뉴얼만으로는 부족하다. 풍력발전이 주거지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할 수 있는 규정이 필요하다.

    객관적으로 검증한 규정과 조사 자료가 있어야지만 주민들이 이해할 수 있고, 신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난산리는 발전시설 용량이 10만kW 미만(난산풍력발전 1만4천7백kW)으로 환경영향 평가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또 관리계획지역의 경우 사업면적이 1만일 경우 사전환경성검토를 하게 되어있어, 사업부지가 6,418인 난산 풍력발전은 사전환경성검토 대상에서도 제외되었다. 김영삼 과장은 앞으로 풍력과 같은 재생가능에너지의 확대를 위해서는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기준을 더 낮출 것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지만 이것은 오리려 더 ‘독’ 될 수도 있는 정책이다.

    풍력발전 건설이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한 절차와 규정은 보완되고, 폭넓게 준수할 수 있어야 한다. 제주도의 경우 사업주 입장에서는 5개월째 공사 중단보다는 환경영향평가를 받는 것이 오히려 더 쉬운 길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날 토론회에서 산자부와 제주도 관계자의 입장은 신재생에너지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아무런 법적 하자가 없는 난산풍력발전단지는 계속 추진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렇게 해서는 갈등을 풀 수 없다. 정부에서 풍력발전 확대의 의미와 중요성을 잘 드러내는 정책을 세우고 이 정책의 홍보와 실행을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시민들의 풍력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만드는 토대가 될 수 있다.

       
     ▲ ‘한국의 풍력발전단지 건설,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열린 정책토론회.(사진=에너지비전)
     

    제주도 난산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단지 사업자와 반대주민만의 대립관계로 봐서는 안된다. 정부와 지역정부의 역할이 빠져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11년까지 제주 전체 전력의 10%를 재생가능에너지로 충당할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고, 풍력발전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된다.

    계획의 달성여부는 현재 벌어진 난산리의 갈등을 얼마나 잘 중재하는가에 달려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의 김동주 간사는 “풍력발전단지의 건설로 인해 예상되는 주민영향과 환경영향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확한 조사가 필수적이며, 풍력발전단지 건설 과정에 주민들의 동의와 참여, 그리고 설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정부가 제도를 만들면 사업자측은 주민들의 입장에서 세심하게 배려할 필요가 있고, 주민들도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풍력발전기로 인한 경관문제는 보는 이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다르고, 풍력발전기의 환경파괴에 대한 피해가 유기농 농사에 풍력발전기가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면 그곳은 정말 청청에너지와 청청농산물이 함께 공존하는 멋진 공간이 될 수도 있다. ‘한국녹색회’도 유기농만큼이나 핵발전에서 벗어나기 위한 작은 노력들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알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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