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다룬 '루스체인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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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9월 09일 01:3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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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전율케 했던 9·11테러 5주기가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부시행정부의 테러 자작극 음모설로 시끄럽다. 지난 5월20일 구글에 게시된 일명 다큐멘터리 동영상 <루스체인지(Loose change)>는 9·11테러가 부시의 자작극이라는 주장을 구체적인 증거들과 함께 제시하고 있다.

   
  ▲ 구글에 노출된 <루스 체인지>의 한 장면  
 

동영상은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져 내린 것은 비행기와의 충돌이 아닌 혼란을 틈탄 고의적 폭파였다는 증거를 비롯해 백악관을 향하다 필라델피아에 추락한 납치 비행기가 사실은 납치되지도 않았고 추락한 비행기는 해당 기종이 아니라는 증거, 펜타곤을 들이받은 것은 비행기가 아닌 로켓미사일이라는 증거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어느 괴짜가 요상한 동영상을 만들어 인터넷에 게시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이 동영상에 대해 미 행정부가 공식 대응에 나선 것이다. 지난 2일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28일 미국 국무부 정보오용대책팀이 <루스체인지>에 대한 반론 보고서를 공개했고 이어 30일에는 1년 전 항공기 충돌 화재로 세계무역센터(WTC)가 붕괴했다는 결론을 내놓은 미국표준기술연구원(NIST)이 7쪽 분량의 보고서를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기사에서 보고서는 "만약 건물 내부에 설치된 폭탄으로 붕괴가 일어났다면 중력 때문에 아래로부터 붕괴돼야 하지만 실제로는 위에서부터 건물이 무너졌다"며 "연구원들은 비행기의 폭발로 1000도 이상 온도가 치솟으면서 층과 기둥이 약해져 붕괴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런 적극 해명에도 불구하고 9·11테러로 빛을 봤던 부시행정부 인사들은 고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민주당은 이르면 이번 주부터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럼스펠드 장관은 9·11테러 이후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사실상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또한 부시가 선거에 나설 때마다 전 국가적인 안보불안을 화두로 내세우는 전략으로 승리를 이끌었던 ‘전략가’ 칼 로브 백악관 부실장은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내부에서 가까이 해선 안될 기피 대상이 됐다.

이런 와중에 7일 한국에서는 9·11테러와 관련한 영화 <플라이트93>이 개봉했고 10월에는 영화 <월드트레이드센터>가 개봉을 앞두고 있어 주목을 끈다.

각 영화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플라이트93>은 폴 그린그라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올 4월 미국에서 개봉해 3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 ‘테러 블록버스터’다.

폴 그린그라스 감독은 1972년 아일랜드 북부에서 비폭력 행진을 고집했던 영국군이 과잉진압을 시도해 주민들에게 실탄을 난사한 사건인 ‘피의 일요일’ 사건을 다큐멘터리 영화화 한 <블러디선데이>로 2002년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금곰상을 수상해 이름을 떨치기 시작해  <본슈프리머시> 등으로 첩보 스릴러 영화 전문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또 다른 영화 <월드트레이드센터>는 무대를 9·11테러의 한 복판으로 옮긴다. 필라델피아에서 미수로 그친 테러와는 달리 수많은 희생자를 냈고 고맙게도 미디어에서 수 차례 영상을 반복한 바람에 우리 기억 속에 강렬하게 남아있는 테러의 현장이다.

<월드트레이드센터>는 <플래툰>, <닉슨>, <7월4일생> 등의 영화에서 베트남전에 대한 진지한 성찰로 이미 우리에게도 친숙한 감독 올리버스톤이 연출을 맡아 제 2의 <루스체인지>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들 두 감독은 영화에 어떤 정치적 관점도 넣지 않았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영화 <플라이트93>은 항공기 탑승객과 승무원의 시각에서, 영화 <월드트레이드센터>는 구조대원의 시각에서 묵묵히 현장을 재연한다. 이는 이들 영화가 역시 5년이란 시간이 미국인들에게 마음의 상처가 아물기에는 짧은 시간이었음을 증명하는 듯 하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생생한 실화였기 때문일까. 지난 4월 말 미국에서 공개된 <플라이트93>은 제작비의 2배인 3000만 달러 이상의 흥행수익을 올렸고 미국에서 8월 초 개봉한 <월드트레이드센터>는 흥행순위 1위를 기록중이다.

하지만 보는 휴머니즘적 포장으로 보는 이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류의 두 영화가 미국인 아닌 국가에서도 9·11테러가 부시 행정부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하는 인터넷 동영상 <루스체인지>와 같은 폭발적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사뭇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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