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날 대권후보라 부르지 마세요, 연말까지만"
    2006년 09월 07일 05: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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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선에서 유력한 대권 주자로 꼽히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국민 정서 상 금년 연말까지는 ‘대권 후보’라는 말을 사용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 전 시장은 최근 대선공약으로 꼽히는 내륙운하 계획을 발표하고 잇달아 기자간담회와 각종 강연회 등을 통해 정치 현안에 대한 입장을 쏟아내는 등 대권주자로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어 진정성이 반감된다는 지적이다.

   
▲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7일 인터넷언론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7일 인터넷언론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에서 “서민 생활이 어렵고 젊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못 구해 가정의 위기, 나아가 사회적·국가적 위기로 가는 상황에 무슨 대권 후보 자격으로 발언하는 것은 정말 미안하다”며 “실물 경제를 한 전문가 입장에서 걱정이나 우려를 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전 시장은 “(대선이) 1년 반이나 남았는데 국민들 보기에 얼마나 한심하겠냐”면서 “금년 연말까지 대권후보라는 용어는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 때문인지 이 전 시장은 이날 대선과 연계된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노무현 대통령의 이 전 시장 영입설은 “말할 가치가 없다”며 “주간지에 나오더라”고 일축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 전 시장의 대통령, 국무총리 협약 주장에는 “정권 창출을 위해 협력해야 하지만 국민들에게는 나눠먹기 야합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계로 알려진 홍준표 의원의 공식적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지지에 대해서도 “나도 손학규를 지지한다”며 넘어갔다. 

중국의 동북공정 문제와 관련 이 전 시장은 “일본 역사 왜곡보다 더 위험한 것”이라며 “일본은 과거 역사를 단순하게 왜곡하지만 동북공정은 미래 영토문제와 관련 되어 있어 심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시장은 “차분하고 냉정하게 여러 역사적 기록물을 다 찾아서 대응하면 우리가 유리할 것”이라고 주장한 뒤, “중국의 기존 역사책들은 이미 고구려가 우리 땅이라고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이 전 시장은 “학문적 근거가 선진국에 많이 있다”며 “국제협력을 통해 학문적 공조를 하고 다각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물경제를 한 전문가’를 자처한 이 전 시장은 정작 주요 현안인 한미FTA 협상에 대해서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한미FTA 협상과 관련 “협상이 진행 중인데 거기서 나오는 이야기로 왈가왈부하면 일을 할 수가 없다”며 “한국 측 협상하는 사람들이 알아서 잘 할 테니 좀 더 지켜보자”고 말한 정도다. “정보가 정확하지 않은데 코멘트 한다는 것이 위험하다”는 논리다.

미국 측이 주장한 영문 협정문과 관련 이 전 시장은 “그런 자질구레한 내용 하나하나를 가지고 코멘트하려면 너무 많지 않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여당의원들이 이날 한미FTA 협상과 관련 정부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청구소송에 참가한 것에 대해 “헌재에서 판결나려면 몇 달 걸리고 협상도 다 끝나 비효율적”이라며 “당정 협의를 해야지 집권 여당이 그렇게 하면 국민들이 혼란스럽다”고 비난했을 뿐이다.

반면 이 전 시장은 그의 대선공약으로 꼽히는 내륙운하에 대한 설명에는 가장 긴 시간을 할애했다. 이 전 시장은 내륙운하가 “국가가 융성하는 하나의 큰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라며“10년째 (우리나라가) 1만 불 소득에 잠자고 있는데, 앞으로 3만불, 4만불로 가기 위해 국가, 한반도 전체가 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민소득 200불일 때 경부고속도로는 그 당시로서는 더 센세이션 했다”며 “하지만 10년 안에 완전히 산업국가가 되었고 그것 때문에 만 불 소득까지 왔다”고 피력했다.

물론 이 시장은 내륙운하가 대선 공약 차원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대선공약이면 딱 움켜쥐고 있지 왜 1996년에 발표 했겠냐”며 “일자리 제대로 만들고, 국운을 융성시키는 계기를 국가적, 민족적 차원에서 하자는데 정치논리로 반대하고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 전 시장의 오찬간담회에는 30명이 넘는 인터넷 언론 기자들이 참석했다. 평소 여타 정치인들의 오찬간담회에 10명 안팎의 기자들이 참석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대선 후보’가 아닌 ‘실물경제를 한 전문가’와 밥 먹는 자리에도 초 단위 마감에 쫓기는 인터넷 기자들이 과연 이처럼 모여들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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