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성착취 영상 제작·유포
조주빈 외 가입자들도 법정최고형 가능
배상훈 “아직 노출되지 않은 비밀방 등 찾는 게 우선”
    2020년 03월 26일 02:59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만들어 아동을 포함한 여성의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한 운영자 조주빈 씨는 물론 가입자들에 대해서도 법정 최고형인 무기징역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채팅방에 입장하기까지 영상물 공유, 성희롱 대화 참여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단순 관전자’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인 서지현 검사는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형법 114조 ‘범죄 단체 등 조직죄’에 따라 최소한의 요건이 구비될 경우 법정 최고형 성립이 당연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 보이스피싱, 불법도박사이트, 불법대부업체 등에 대해 범죄 단체 조직으로 보고 유죄를 선고한 사례가 다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텔레그램 성범죄 대화방을 개설, 운영한 사람과 적극 관여자는 범행 기간과 인원 및 조직, 지휘체계, 역할분담 등을 규명해 가담 정도에 따라 법정최고형을 구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가입자에 대해서 강력한 처벌도 지시했다. 가입자의 가담·교사·방조 행위를 했을 경우 공범으로 판단하고, 공범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불법 성 착취물을 소지했을 경우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가입자 전원을 처벌하기로 했다.

법조계와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 ‘가입자도 공범’이라는 견해는 공통적이다. ‘n번방’, ‘박사방’ 등의 특성상 가입자들을 ‘관전자’라고 분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이날 <레디앙>과 통화에서 “가입자들이 단순히 보기만 하는 게 가능하지 않은 구조다. 단순 가담자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짚었다.

채팅방 내에서 이뤄진 성폭력에 적극 가담한 가입자들에 대해서도 조 씨와 같은 법정최고형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서 검사는 “범죄 내용을 보면 소위 노예를 놓고 실시간 상영과 채팅을 하면서 참가자들이 여러 지시를 하고, (그런 지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채팅방에서) 쫓겨난다. 그렇다면 이것은 공동 제작”이라며 “범죄단체 조직죄라는 것은 그 목적한 범죄에 정해진 형량으로 같이 처벌받도록 돼있다. 범죄 단체이기 때문에 적극 가담자의 경우는 무기징역까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료방 입장을 위해 일정 금액을 지불한 것 역시 적극적인 가담행위로 분류될 수 있다. 사실상 성 착취 영상물 제작을 후원한 것이기 때문이다. 서 검사는 “유료방에서는 자기들 말로 후원금을 냈다고 한다. 저는 이것을 제작비 펀딩으로 본다. 당연히 제작의 공범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은 중요한 범죄 예방 방안이다. 텔레그램 ‘박사방’ 등 이미 드러난 채팅방 외에 아직 드러나지 않은 채팅방들에 대한 신속한 수사가 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요컨대 ‘박사 VIP방’이 그렇다. 텔레그램보다 보안성이 강화된 위커(Wickr)라는 메신저에 만든 채팅방으로, 박사가 만든 유료방 중 가장 고액이다. 박사방은 금액에 따라 성 착취 강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위커에 있는 VIP방은 텔레그램 채팅방보다 훨씬 더 잔혹한 범죄가 벌어지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텔레그램 방의) 26만 명은 이미 자료가 있기 때문에 나중에 해도 되는 문제”라며 “아직 노출되지 않은 비밀방 등을 찾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한 “수사기관이 텔레그램 박사방보다 상위에 있는 위커엔 접근도 못하고 있다”며 “위커라는 존재, 위장된 텔레그램 방 등 아직 드러나지 않은 방들을 찾아 뿌리 뽑지 않으면 재발 방지에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