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가 당을 수렁으로 빠뜨리고 있다"
    2006년 09월 05일 01:00 오후

Print Friendly

최근 당기위원장 사퇴, 노동 최고위원 선거 무산, 당사 이전 혼선 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민주노동당에서 현 최고위원이 당 대표를 공개적으로 전면 비판하고 나서 주목된다.

민주노동당 홍승하 최고위원은 5일 당 홈페이지에 올린 ‘문성현 대표 지도력 문제 있다’는 제목의 글에서 최근 일련의 사안들에 대해 “상식에도 미치지 못하는 당 운영”이라고 지적하고 “문성현 대표의 ‘통합’ 행보는 ‘봉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보고체계도 없고, 회의 때마다 당 3역 티격태격

   
▲ 홍승하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홍 최고위원은 먼저 현재 의원단대표를 맡고 있는 권영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쓴소리로 글을 열었다. 홍 최고위원은 “사상 초유의 지도부 총사퇴에 구원투수로 나타난 권영길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구성조차 온갖 ‘안배’에만 주력해 공백만 채웠을 뿐 어떤 비상한 대책도 세우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홍 최고위원은 자신이 속한 2기 최고위원회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홍 최고위원은 “지방선거 패배와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상식에도 미치지 못하는 당 운영에 대해 최고위원회 내부에서는 별 파장조차 일어나지 않고 있다”며 “최소한의 보고체계조차 가동이 되지 않고 있고 최고위원회의 때마다 당 3역의 불협화음을 목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최고위원은 중앙당 인사파동, 당기위원장 사퇴, 당사 이전 등에서 나타난 문 대표의 지도력 부재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특히 일련의 상황에 김선동 사무총장의 잘못된 집행을 거듭 지적하며 문 대표가 이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고 있는 데 대해서도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먼저 문 대표가 사과까지 한 중앙당 인사파동에 대해 홍 최고위원은 “인사파동의 정치적 책임은 대표에게 있으나 집행의 책임은 김선동 사무총장에 있다”며 “지방선거가 끝난 후 재인사를 하는 과정에서도 인사의 기본원칙이 지켜지지 않아 당대표의 사과는 그저 형식에 불과한 것이었다”고 비난했다.

용납할 수 없는 당사 이전 사태, 총장 잘못 인정 안 해

또한 정체성 논란으로 사퇴한 임동규 당기위원장 건과 관련 홍 최고위원은 “인사에 있어서 ABC도 거치지 않은 추천이 어떻게 이뤄질 수 있는 것인지, 추천 사항을 당대표는 보고는 받았는지 의문”이라며 사실 “대표는 본인이 이 문제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비공식적으로 제시할 때까지도 내용을 잘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당초 문 대표는 당기위에 성차별대책위 권한이 이관된 만큼 여성 당기위원장에 대한 의지가 확고했고 구체적으로 거론된 인사도 있었는데 상의 없이 임동규씨 한 명만 후보에 등록됐다고 주장했다.

홍 최고위원은 당사 이전에 대해서도 “최고위원들 거의 대부분이 가계약의 문제점을 이야기한 그날 바로 본계약을 추진하고, 56억짜리 건물에 40억 근저당이 잡힌 문제도 확인하지 않고 부동산소개비까지 지불한 상황이 상식적으로 용납될 수 있는 일이냐”며 “이전 보류를 결정하기까지 사무총장은 단 한마디 잘못을 인정하거나 사과하는 발언조차 하지 않았다”고 강도높게 성토했다.

홍 최고위원은 “대표로서 책임만 있고 보고체계도 없는 것이 현재 중앙당 리더십의 한계 중의 한 지점”이라며 “책임을 묻지 않는 대표의 봉합이 당을 점점 수렁으로 밀어 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당대표가 대표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데 당이 어디로 가겠는냐”며 “12표 중의 1표일 뿐인 대표의 지도력으로 당은 평균점수 유지하기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총선에서 실패하면 분당 포함 당 미래 불투명

한편, 홍 최고위원은 <레디앙>과 통화에서 "개인적인 판단으로 글을 쓰고 올린 것"이라고 전제하고 “당 제도개선위원장으로서 당 혁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문제점을 하나씩 짚어볼 생각”이라며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이 그 시작이라고 밝혔다. 그 바탕에는 “이대로는 내년 대선, 이후 총선이 어렵다 생각하고 그 때 정치적으로 실패한다면 분당 가능성을 포함해 당의 미래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깔려있다.

홍 최고위원은 “의지도 없고 능력도 없는 정파가 아니라 당 구조를 통해 제도적 한계와 사람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물론 책임져야 할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의원단에도 쓴소리를 할 생각”이라며 성역 없이 당 전반의 문제를 지적할 것임을 예고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