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득 위원장 "괴롭다"…"조위원장이 괴롭겠지"
    By tathata
        2006년 09월 04일 05: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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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전임자를 강제로 축소하면서 기업단위 복수노조 허용을 전면화하는 것은 노조운동의 괴멸로 이어지고, 노사간 엄청난 분쟁과 혼란을 초래하는 퇴행적 결과만 낳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노사정에게 이번 합의를 수용해줄 것을 강력하게 주문했다.

    이용득 위원장은 4일 한국노총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5년 유예’ 결정을 내린 데 대한 배경을 설명하며 자신의 심경을 털어놨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사진=한국노총 홈페이지)
     

    그는 “요즘 심정은 정말 갑갑하다 못해 괴롭다”는 말로 운을 떼고, “최근 노총과 재계가 현행법을 5년간 유예키로 합의한 것에 대해 일부는 야합이니 편의주의니 하고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 여당 또한 “여론을 의식해서 노사합의안 수용을 주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그러나 이번 합의가 “그저 서로의 상황이 어려우니 일단 유예하자고 쉽게 합의한 것이 아니라, 현행법 기조대로 실시했을 때 발생할 부분에 대해 엄청난 고민을 함께 했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수십여년 동안 기업별 체제를 강제하고 산별체제를 법으로 금지해온 한국의 노동현실을 지적하며, “근본적으로 유럽과 다른 전통과 체제에서 유럽과 똑같이 하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임자 임금지급을 금지했을 경우 노조가 반발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설사 전임자의 임금지급이 금지 되더라도 노조는 임금인상 등 다른 형태로 해결책을 찾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애초의 법 시행 목적이 그대로 실현될 수 없다고 그는 주장했다. 정부가 조합원 수 규모별로 전임자 임금 지급을 차등 제한하는 것도, 산업현장의 다양성과 노동자의 근무형태가 다른 점을 간과한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비판했다.

    복수노조를 허용하는 것 또한 반드시 노조에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현재 노조 조직률이 10% 수준이고 양노총 조합원수가 거의 비슷한 상태”에서 “경쟁구도가 일선 사업장에서까지 격하되면 노동운동이 얻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이 복수노조 허용에 따른 부담이 크지만, “단기적으로 6~7년간은 혼란이 예상되기 때문에 중소기업에서도 불안감을 갖고 있어 대부분이 복수노조 허용을 반대한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정부는 명분에만 집착하는 자세에서 탈피할 것을, 사용자들도 자기 것만 챙기려 하고 서로 미루는 자세를 버릴 것을, 노조는 현실을 인정하고 함께 해결하려는 노력을 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특히 노조가 “조직적 이해관계로 명분만 내세워 반대하려는 자세는 구태의연하다”며 “속셈을 드러내지 않고 남이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미온적 태도는 맞지 않으며, 태도를 솔직히 하고 인정하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고 말해 민주노총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이 위원장의 글을 읽은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조준호 위원장이 괴롭지 이 위원장이 왜 괴롭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들. 조명래 금속연맹 정책실장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20년 민주노조운동의 숙원사업인 복수노조 허용을 또다시 유예시켜 괴로운 것 아니냐"며 꼬집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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