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문중원 기수 부인,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해
    “문재인 정부, 적폐 공공기관 한국마사회 비호하며 문제해결 외면”
        2020년 03월 04일 06:3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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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마사회와 문재인 정부는 반드시 유가족에서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할 것이고, 당장 죽음의 경주를 멈추어야 합니다. 저는 끝까지 싸울 것이고, 마사회와 맞설 것입니다. 제 한 맺힌 단식을 통해 남편의 억울한 죽음을 절대 이대로 그냥 넘어가지 않겠습니다.” (고 문중원 기수의 부인 오은주 씨 발언 중)

    한국마사회의 비리를 폭로하고 세상을 등진 지 97일 째, 문중원 기수의 부인 오은주 씨가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공기업 마사회 적폐 문제 해결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비정규직 노동자 6명도 동조 단식을 시작했다.

    오은주 씨는 4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 시민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적폐 공공기관인 한국마사회를 비호하며 문제해결에 전혀 나서지 않는 정부를 강력히 규탄하며, 저는 제 한과 분통 터지는 마음을 담아 단식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오 씨는 “작년 11월 29일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지금까지 상복을 벗지 못하고 있다. 남편이 눈물과 고통으로 써 내려간 3장의 유서 내용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라며 “마사회는 제 남편이 죽은 근본적인 원인을 흩트려 놓는 태도로 유가족을 조롱하고, 정부는 유가족의 호소를 짓밟듯 공권력을 앞세워 추모공간을 무자비한 폭력철거로 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족이 97일 동안 요구했던 것은 유서에 정확히 명시되었던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며 “마사회는 하루빨리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죽음의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공공운수노조

    시민대책위는 마사회가 진상규명 등 문중원 기수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는 이면엔 정부의 비호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고인이 남긴 유서 석 장에 담긴 한국마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부조리는 정부의 비호 속에 사라져가고 있다”며 “무엇이 정부의 역할을 막고 있는지 밝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공운수노조도 성명을 내고 “정부의 관리책임이 있는 공기업 마사회의 적폐와 비리를 고발한 한 명의 노동자, 그리고 그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라는 가족까지 모두 죽일 셈이 아니라면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며 “족의 단식 투쟁이라는 비극적 상황을 종식하기 위해 정부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비정규 동조단식 “문중원 열사 죽음, 비정규 노동자 모두의 일”

    오은주 씨의 무기한 단식농성에 비정규직 노동자 등 6명도 동조단식에 돌입했다. 고광용 공공운수노조 부산경남경마공원지부 지부장과 학교 비정규직인 이태의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 김수억 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 김주환 대리운전노조 위원장, 김소연 비정규노동자의 집 ‘꿀잠’ 운영위원장,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활동가 등이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은 “억울하게 남편을 떠나보낸 것도 모자라 곡기마저 끊어야 하는 유족의 그 절박한 심정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무기한 단식에 들어가고자 한다”며 “100일이 되기 전에 문중원 열사의 장례를 치루고 두 아이와 유가족의 눈물을 멈출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공동투쟁은 “공공기관마저 죽음의 일터가 되고 차별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11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바라는 일하다 죽지 않고, 차별 없는 세상은 헛된 꿈일 수밖에 없다”며 “문중원 열사의 투쟁이 비정규직 노동자 우리 모두의 일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연대의 배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유족들은 차마 눈감지 못한 시신을 길 위에 모시고 하루하루를 피눈물로 보내고 있지만, 공공기관 마사회와 청와대는 묵묵부답”이라며 “급이야 장례식장인 분향소 농성천막을 폭력으로 철거했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 비정규직 제로시대는 완전히 파산했다”고 규정했다.

    이들은 “더 이상 일하다 죽지 않게 차별받지 않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 100일이 되기 전에 장례를 치룰 수 있도록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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