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통권 환수 미국 장삿속, 남한 핵무장 카드로 대응"
        2006년 09월 04일 04: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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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작통권 환수는 미국의 해외주둔군 재배치계획(GPR)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이에 따른 대북 안보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남한도 독자적인 핵무기 개발 선언을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핵무기 카드를 활용해 미국이 한반도에서 발을 빼지 못하도록 압박하거나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실제 핵무장을 통해 독자적인 대북 억지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한미 양국간 입장 차이 및 갈등 관계를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토대 위에서 미국을 압박해 한미동맹을 사실상 ‘강제’해야 한다는 이 같은 방법론은 미국과의 갈등을 최소화함으로써 한미동맹을 유지해야 한다는 보수진영 주류의 작통권 환수 반대론과 목표는 같지만 수단은 정반대여서 주목된다.

    6공 정권에서 대북정책의 전권을 쥐다시피하며 남북기본합의서 채택과 남북비핵화 선언을 주도한 박철언 전 의원은 4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중동과 동북아시아라는 핵심 전략 지역을 동시에 통제하기 위해 신속기동군화를 추진하고 있는 미군에게는 붙박이 주둔군인 한미연합사는 ‘계륵’같은 존재라면서 "우리 정부나 대통령이 전시작전통제권을 우리가 가져와야 되겠다, 먼저 말을 꺼낸 것은 미국 입장에서 보면 울고 싶은 아이 뺨 때려준 격"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의원은 "오늘날의 미국은 우리가 붙잡는다고 계속 있을 나라가 아니다. 자기들이 주판알을 튕겨서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면 우리가 나가라고 그래도 좀 더 있을 그런 나라가 됐다"면서 "고도의 전략적 카드를 써서 이(해외주둔군 재배치) 논의를 유보하거나 말하자면 늦추거나 충분한 안전장치를 받거나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이 말하는 ‘고도의 전략적 카드’란 남한의 독자적인 핵무장이다. 한미연합사를 해체하면 독자적인 핵개발에 나서겠다고 미국을 압박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전 의원은 이어 "(한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미국이 그냥 다 빼 나가버리면 우리는 북한의 핵 위험 속에서 우리도 (핵을) 보유하는 문제를 당연히 검토해야 한다"면서 "1단계, 2단계로 나눠서 우리의 전략을 수행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핵무장 선언’이 단순히 협상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실제 핵무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열어놓는 것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앞서 박 전 의원은 지난 2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비핵화 선언 재고해야’라는 글에서 작통권 환수 문제에 대해 "철저하게 미국의 국익, 조금 심하게 말하면 그들의 장삿속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고 규정했다.

    그는 "지금 미국은 ‘1석 5조’의 꽃놀이패를 즐기고 있다.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고, 막대한 무기도 팔면서, 한반도 방위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중동문제에 보다 집중할 수 있을 뿐더러, 괜히 한국정치에 휘말릴 필요가 없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꽃놀이패’가 아닐 수 없다"면서 "미국과의 협상에 나서야 하는 우리나라 대통령과 정부만 계속 두들겨 팬다고 될 일이 아니다"고 보수진영 주류의 작통권 환수 반대 캠페인을 비판했다.

    박 전 의원은 "문제의 핵심은 북한의 핵무장에 대한 대비와 지속적인 전쟁억지력의 확보"라고 전제한 뒤, "이미 북한은 지난 2005년 2월 핵무기 보유를 선언함으로써 1991년 남북 간에 체결된 ‘남북한비핵화선언’을 무력화시켰다"면서 "북핵문제에 대해 아무런 해결도 못하고 신의 없이 발을 빼려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비핵화선언’을 포기하겠다"고 미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의원은 "이러한 고도의 전략적 카드는 정부·여당보다는 야당과 핵심보수원로 그리고 시민단체에서 앞장서 소리를 내야할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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