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왜 지난 5월 경총에 가입했을까
By tathata
    2006년 09월 04일 12: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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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과 사용자단체가 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를 5년간 유예하는 데 합의한 가운데, 애초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를 강하게 요구하던 경총이 태도를 뒤집은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총은 그동안 “(노동자) 폭동이 일어나도 감수하고 가야 할 문제”, “전임자 임금은 절대 안 된다. 회의 중에 (욕설과 같은) 실수가 나오더라도 이해하라”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이동응 경총 상무는 지난 3월 <레디앙>과의 인터뷰에서 복수노조 허용으로 “한국노총, 민주노총 가입 사업장 별로 ‘강성노조의 출현 혹은 강화’를 놓고 회원사 일부에서는 속으로 전전긍긍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는 극히 일부의 의견일 뿐 복수노조 설립 자체에는 큰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경총은 올해 임단협 가이드라인으로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를 단체협약으로 체결할 것을 제시하는 등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에 전력을 쏟으며 올해만은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태세를 보여왔다.

"교섭구조 복잡해져 노무관리 힘들어"

그러나, 지난 2일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이같은 경총의 입장은 돌변했다. 류기정 경총 기획홍보본부장은 “(복수노조 허용,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의) 원칙대로 가는 것이 좋겠지만, 복수노조가 되면 교섭구조가 복잡해지고 노노갈등의 확대로 노무관리도 힘들어진다”며 교섭비용의 증가를 이유로 들었다.

경총은 또 전임자 임금과 관련해서도, 노사관계 로드맵이 사업장 규모에 따라 단계별로 유예기간을 두는 것을 예로 들며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류 본부장은 “정부는 300인이하 사업장에 2년간 유예기간을 두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다른 대규모 사업장에도 반발이 있을 것이고 2년 후에는 또다시 논란이 불거질 것”이라며 “5년 유예를 통해 상황을 보고 준비기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요컨대, 경총의 ‘공식적인’ 멘트는 복수노조 허용에 따른 교섭비용 증가,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로 인한 혼란으로 ‘5년 유예’를 결정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총의 발언은 그동안 경총이 견지해온 입장에 비춰봤을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

경총은 지난 1일 오후 전경련,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5단체와 함께 2일로 예정된 노사정대표자회의를 앞두고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노사관계 로드맵을 둘러싸고 사용자단체들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들이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어용노조 관리 대기업 회원사 입김 강하게 작용한 듯

특히 지난 5월경에 삼성전자가 경총에 가입하고, 포스코, GS칼텍스, LG전자 등 이미 국내의 재벌기업들이 경총에 가입한 현실에서  이들 대기업들이 복수노조 유예를 이 자리에서 강하게 제기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총의 회장단 회사에는 현대중공업이, 이사 회사에는 GS칼텍스, LG전자, KT, FNC코오롱, 삼성전자, 삼성중공업, 포스코 등이 있다.

‘어용노조’, ‘유령노조’를 관리하고 있거나, 복수노조 금지로 민주파 조합원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사업장이 있는 이들 대기업들로서는 복수노조가 허용되어 민주노조가 들어설 경우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따라서 중소기업 사업장에게는 부담을 지울 수밖에 없다 하더라도  일단 복수노조는 피해야 한다는 대기업의 위기의식이 팽배했다는 관측이다.

물론 경총은 “소수 기업의 이해가 전체 경총의 입장으로 관철되지 않는다”며 부인하고 있지만, 대기업의 입김이 경총의 입장 변화에 강하게 작용했으리라는 분석이다.

한국노총의 한 관계자도 “수만명의 노동자를 두고도 스무명 남짓 만이 가입한 포스코 사업장(포스코)의 문제도 있는 등 경총도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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