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총리에 거는 조중동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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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9월 04일 09:2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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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의 첫 번째 월요일이다. 한 낮의 기온도 섭씨 30도를 넘지 않는 곳이 많아졌다. 어느새 계절은 선선한 가을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의 불쾌지수를 높였던 정치 사회적인 현안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8월 한달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바다이야기’ 파문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회는 9월 정기국회를 시작했고 김신일 교육부총리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정기국회도 ‘민생국회’가 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4일자 주요 조간신문들은 다양한 현안을 1면 머리기사로 전했다. 경향신문은 김포공항이 내려앉는다는 소식을 전했고 동아일보는 북한이 남한의 중견기업과 개성골프장 관련 이중계약 논란을 빚고 있다는 내용을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세계일보는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로스쿨 법안에 대해 주목했다. 조선일보와 국민일보는 집값 문제를 다른 각도로 접근했다. 중앙일보는 김신일 교육부총리 내정자의 교육철학에 대해 주목했고 한국일보는 성남 금싸라기 땅의 용도 변경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다음은 주요 일간지의 4일자 1면 머리기사 

    경향신문 <김포공항 내려앉는다>
    국민일보 <서민들 집값 잡기 전면전 나섰다>
    동아일보 <북, 개성골프장 남 기업과 이중계약>
    서울신문 <"서울 미세먼지 주범 차 아닌 중 오염물질">
    세계일보 <로스쿨 도입 ‘없던 일’ 되나>
    조선일보 <‘내집 꿈’ 더 멀어졌다>
    중앙일보 <"평준화가 고교 획일화 조장 수월성·평등성 모두 죽었다">
    한 겨 레 <FTA 핵심쟁점부터 불균형>
    한국일보 <2만평 용도 변경 특혜의혹>

    보수언론, 교육부총리는 모처럼 우리사람?

    김신일 교육부총리 내정자를 향한 보수언론의 시선이 흥미롭다. 참여정부의 국무위원 내정자가 지명될 경우 ‘코드인사’ 논란에 불을 지폈지만 이번은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중앙일보는 ‘코드인사’가 아니라고 못을 박기도 했다.

    오히려 기대 섞인 ‘희망가’를 부르고 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보수언론들이 기대하는 것은 참여정부 교육정책의 변화이다. 김신일 내정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한 뒤 보수언론의 ‘희망가’에 화답할 수 있을까. 조중동은 김신일 내정자의 교육철학에 주목하며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4일자 3면 <김신일 부총리 내정자, 노 정부와 다른 ‘교육철학’>이라는 기사를 통해 "김신일 교육부총리 내정자가 자립형사립고, 사립학교와 대학자율성 강화, 우수학생을 위한 교육 등 주요 이슈에 대해 현 정권의 교육 정책과 다른 ‘교육철학’을 올 2월 자신의 저서에서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며 "교육계에서는 그가 과연 자신의 교육철학을 정책으로 현실화시킬 수 있을지를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조선일보 4일자 3면.  
     

    중앙일보 "3불정책 바뀔지가 관심사"

    중앙일보는 김신일 내정자에 대한 뉴스를 보다 비중 있게 실었다. 중앙일보는 <"평준화가 고교 획일화 조장 수월성·평등성 모두 죽었다">는 1면 머리기사를 통해 "김 후보자의 주장은 평등주의 교육틀을 고수하는 청와대·교육부 방침과는 상당부분 다르다"며 "그가 교육부총리에 지명될 경우 현 정부의 논란 많은 3불정책(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등 금지)이 바뀔지가 관심사"라고 설명했다.

       
      ▲ 중앙일보 9월4일자 1면  
     

    3불정책은 참여정부 교육정책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다. 김신일 내정자가 교육부총리로 임명된다고 해도 참여정부 정책의 근간에 손을 댈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보수언론은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김 내정자는 노무현 대통령과 ‘다른 코드’를 지닌 인물이라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김신일 후보자, 소신을 정책에 담아야>라는 사설에서 "김 후보자의 교육관을 보면 코드인사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진다. 그는 자립형사립고 확대, 교육시장 개방, 대학의 학생선발 다양화, 초·중등 교육행정 시·도 이관, 초·중·고교 주요 교과별 학력고사 시행 등을 강조한다"며 "김 후보자는 평소 소신을 정책에 담아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게 본인이 말한 대로 ‘국민의 걱정을 덜고 희망을 찾아주는 길’이다"라고 주장했다.

    동아일보 "김신일 소신 현 교육정책 바꿀까"

    동아일보도 김신일 ‘희망가’ 부르기에 동참했다. 동아일보는 12면 <"사교육 성행, 교육부 잘못된 정책 탓">이라는 기사에서 "김 내정자의 소신 가운데 상당수는 현 교육부의 방침과 다르다. 그의 소신이 현 교육정책을 어느 정도 바꿀 수 있을지, 아니면 현 정권의 방침에 밀려 좌절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수언론이 기대하는 구체적인 변화는 무엇일까. 중앙일보가 적시한 것처럼 교육 ‘3불정책’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은 보수진영은 물론 진보진영으로부터도 비판을 받고 있다.

    대통령선거 당시의 공약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교육불평등 문제에 대한 진보진영의 우려는 심각한 수준이다. 정부가 자립형사립고 정책의 전면 확대에 나서고 있지는 않지만 사실상 방향을 같이 하고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 동아일보 4일자 칼럼.  
     

    동아일보 "김 내정자 다른 길 걸어야"…한국일보 "논란 많은 문제 장기과제로"

    교육불평등은 부의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다시 사회적 불평등을 일으키는 현실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보수언론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 ‘귀족학교’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자립형사립고 확대를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이날 35면 <오늘과 내일>이라는 제목의 심규선 편집부국장 칼럼을 통해 "김 내정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줄기세포’가 ‘코드 부총리’로 분화하는 일이다. 참여정부 들어 ‘코드부총리’가 여러 명 있었지만 누구도 "성공했다"는 평가는 받지 못했다"며 "김 내정자는 그들과 다른 길을 가야 한다. 그래야 성패를 떠나 ‘달랐던 부총리’라는 말이라도 들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일보는 <새 교육부총리 내정자에 거는 기대>라는 사설에서 "김 내정자가 교육학자, 정부 교육관련 위원회 위원, 교육운동단체 대표 등 다양한 활동을 한 경험을 살려 통합과 조정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기를 기대한다"며 "다만 지금까지 국민적 합의가 어느 정도 확보된 사안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논란이 많은 문제들에 대해서는 차기 내지는 장기 과제로 넘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국회는 로스쿨 방치할 것인가

    세계일보와 한겨레는 4일자 지면을 통해 국회에서 계류중인 로스쿨 법안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세계일보는 <1면 로스쿨 도입 ‘없던 일’ 되나>라는 1면 머리기사를 통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멀어지면서 도입 자체가 백지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는 "’2009년 3월 로스쿨 개원’을 공공연히 밝혀온 교육인적자원부만 믿고 시설과 인력에 투자해온 대학들은 그 동안 쏟아 부은 재정 부담에 대해 보상을 받을 길이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입학을 준비해온 수험생들도 큰 혼란을 겪게 됐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로스쿨법안이 국회에서 낮잠을 자게 된 배경에 대해 꼬집었다. 한겨레는 3면 <로스쿨법, 한나라서 사학법 연계 ‘발목’ "올해안 통과해야 2009년 도입 가능">이라는 기사에서 "로스쿨 법안은 정부 사법개혁추진위원회가 지난해 10월 국회 교육위원회에 법안을 제출한 뒤 아직까지 이 위원회에 계류 중이며 사실상 심사가 중단된 상태다. 한나라당이 사립학교법과 사법개혁 법안 등 다른 법안들을 연계시켜 일괄 타결한다는 태동이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 국민일보 4일자 1면.  
     

    집값 문제에 대한 조간신문의 다른 접근

    조선일보와 국민일보는 4일자 1면을 통해 집값 문제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그러나 두 신문이 주목한 지점은 달랐다. 조선일보는 <‘내집 꿈’ 더 멀어졌다>는 1면 머리기사에서 "서민·중산층의 내집 마련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전국의 주택보급률은 105%를 넘었지만 아직도 무 주택자가 전체의 40%인 631만 가구에 달한다"며 "소득은 늘어난 게 없지만 집값은 계속 뛰고 있는 탓이다. 금리가 오르고 각종규제로 주택공급이 줄어드는 것도 집 장만을 가로막는 요인"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어렵게 하는 원인에 대해 각종 규제와 주택공급 부족을 들었다. 건설업계의 기대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민일보는 아파트 거품빼기에 나서고 있는 시민들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국민일보 <서민들 집값 잡기 전면전 나섰다>라는 1면 머리기사에서 "평범한 시민들이 꺼지지 않는 아파트값의 거품을 빼기 위한 100만인 서명 및 불매 운동에 발벗고 나섰다"며 "2002년 4월 카페 문을 연 이 모임은 등기부등본에 실거래가 명시, 분양원가 공개 등을 주장하는 온라인 시위를 벌여왔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 "북 개성 골프장 남 기업과 이중계약"

    동아일보는 <북, 개성골프장 남 기업과 이중계약>이라는 1면 머리기사를 통해 "북한이 남한의 중견 부동산개발업체와 개성지역에 대규모 리조트 개발사업을 하기 위해 장기 토지사용계약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하지만 해당 지역은 이미 현대그룹이 2000년 북한과의 계약을 통해 토지 사용권을 확보한 2000만 평의 일부 여서 이중계약 논란 등 파문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 "성남 1공단 부지 특혜 의혹"

    한국일보는 <2만평 용도 변경 특혜 의혹>라는 1면 머리기사를 통해 "계열사 자금 횡령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권덕만(43)씨가 대표로 있는(주)새로운 성남이 2004년 경기 성남 1공단 부지 2만평을 매입하고 이 땅이 후에 용도변경되는 과정에서 정관계 로비와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며 "이 땅의 개발 차익만 2000억원 이상이 예상되는 데다 정관계 연루설 여권 실세 배후설까지 나오고 있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 한국일보 4일자 1면.  
     

    경향신문 "김포공항 내려앉는다"

    경향신문은 <김포공항 내려앉는다>는 1면 머리기사에서 "승객이 타고 내리는 동안 항공기가 서 있는 김포공항 계류장 지하지역에 심한 지반침하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일부 계류장 포장면에 균열까지 발생했음에도 2년이 넘도록 제대로 복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문제의 장소는 김포공항 내 서울지하철 9호선과 인천국제공항철도가 지하로 지나는 구간으로, 한국공항공사가 항공기와 승객 안전을 도외시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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