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시설 거주
환자와 장애인 대책 시급
장애.인권단체, 대남병원 집단감염 계기 국가인권위 긴급 구제요청
    2020년 02월 27일 09:2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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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 폐쇄병동과 장애인 거주 시설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과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장애·인권단체들은 시설 거주 환자와 장애인을 지역사회로 복귀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치료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 구제요청을 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등은 26일 오후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건당국의 청도 대남병원 코호트 격리 조치는 100여명의 확진자는 서로 뒤엉켜 죽음을 피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며 “폐쇄병동의 환경이 집단감염의 최초 발생지였다면 코호트 격리 조치는 이들의 탈출구를 봉쇄하는 재난”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보건 당국은 집단격리·치료에서 벗어나 폐쇄병동 환자와 시설 거주 장애인도 다른 확진환자와 똑같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신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박경석님 페이스북

염형국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인권위는 청도 대남병원 폐쇄병동 입원자와 칠곡밀알사랑의집 장애인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치료 환경을 제공하고, 전국 정신병원 및 장애인 거주시설이 코로나 19의 온상이 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한다는 결정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염 변호사는 대남병원에서 벌어진 집단감염과 이후 이뤄진 코호트 격리 조치 등은 정신장애인에 대한 명백한 차별이라고 밝혔다. “시설에서도 방1개에 1명 격리를 원칙, 불가능하면 2명으로 하되 그 사이에 커튼이라도 쳐서 최소한의 방어라도 해야 한다”며 “6인 1실을 사용하는 정신병동을 유지한 채 코호트 격리를 시행하는 것은 경증을 중증으로 만든다. 이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명백한 차별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시설 이용자의 특성을 고려할 때 자가격리가 불가능하다며 코호트 격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청도대남병원 폐쇄병동 확진자는 103명, 칠곡 밀알사랑의 집 확진자는 22명이다. 특히 코로나19 사망자 12명 중 7명이 청도대남병원 폐쇄병동 입원자로, 폐쇄병동에서의 첫 사망자는 20년 간 폐쇄병동에서만 생활했다.

청도대남병원 두 번째 사망자는 11일 발열 증상을 보였으나, 병원 측은 19일 2명의 입원자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의료 검사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한다. 증상을 보인 환자가 8일 동안 방치되면서 다른 입원자들도 무방비 상태로 바이러스에 노출되면서 집단감염됐다.

이번 사태는 폐쇄병동의 장기 입원환자들이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신병동이 아니라 정신장애인 수용소였던 셈이다. 이 단체들은 “청도 대남병원에서의 집단감염 사태를 계기로 철저히 고립된 폐쇄병동에서의 시간이 과연 환자들에게 치료의 시간이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폐쇄병동과 장애인 거주 시설의 코로나19 집단감염 참사를 계기로 수용소나 다름없는 폐쇄병동과 장애인 시설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폐쇄병동의 정신장애인들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생활하며 적절한 의료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었다면 집단사망이라는 대참사는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폐쇄병동과 거주 수용시설에서의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단지 확인되지 않은 우연한 유입경로로 인해 벌어진 비극 정도로만 다뤄지지 않기를 바란다”며 “더 이상 시설에 장애인을 무차별 집단 수용시킬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구성원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집단감염과 집단사망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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