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강제폐업 없었다면
코로나19 사태에서 제 역할 했을 것"
민간의료 중심 미국의 공공병원 비중 30%, 한국 공공의료기관 비중 5.7%
    2020년 02월 26일 03: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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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6일, 홍준표 당시 경남도지사가 공공병원인 ‘진주의료원 강제폐업’을 발표했다. 그로부터 꼭 7년 후인 26일 오늘, 코로나19 환자는 한 달여 만에 1천명을 넘어섰다. 정부는 공공병원을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했지만 확진자수 대비 공공병원 수는 턱 없이 부족하다. 감염병 확산 등 공중보건위기 대응의 해답은 결국, 공공의료 확충정책에 있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는 26일 성명을 내고 “예측할 수 없는 신종 감염병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자원과 인력을 총동원해 감염병 환자를 격리해 치료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공공병원의 중요성은 명확히 확인되고 있다”며 “만약 진주의료원이 강제폐업되지 않았더라면 늘어나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의심환자를 치료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주의료원 강제폐업은 공공의료 파괴의 흑역사”라며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우리나라 공공의료의 역사는 다시 쓰여야 한다.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대전환이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주의료원 강제폐업 뉴스 방송화면

홍준표 당시 경남도지사는 2013년 5월 31일 진주의료원 폐업을 신고했다. 경남도의회는 바로 그 다음달 11일에 진주의료원 해산조례를 처리했다. 보건의료·노동·시민사회에서 강하게 반대했지만 결국 2월 26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공병원이 강제폐업됐다. 이후 진주의료원 폐업 과정에서 직권남용과 문서 조작 등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린 진주의료원 강제폐업 진상조사위원회는 홍 지사를 비롯한 관련 공무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진주의료원이 폐업된 후 7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19가 대한민국 전역을 뒤덮자 정부는 공중보건위기 상황의 마지막 보루인 공공병원을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했다. 공공병원 전체 입원실을 통째로 비워 코로나19 확진자 등을 전담해 치료한다는 뜻이다.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는 것에 더해 일반환자 진료 공백 문제, 응급의료 마비 사태를 해결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그러나 국내 공공의료기관 비중은 5.7%에 불과하다. 민간의료 중심인 미국의 공공병원 비중이 30% 수준에 달하는 것은 우리나라 공공의료가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노조는 “코로나19 확진자를 격리해 치료할 수 있는 국가 지정 음압격리병상은 29개, 의료기관 198병상뿐이고, 민간 의료기관의 음압병상까지 포함해 우리나라 전체 음압병상 1027개를 감안하더라도 이미 1천명 수준을 넘어 폭증하고 있는 코로나19 확진환자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한국으로 이송된 우한 교민들을 수용할 전문 격리시설이 없어 우왕좌왕했던 아픈 사실은 우리나라 공공의료의 취약성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조는 “각종 신종 전염병에 대처할 수 있는 공공의료기관과 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전문 의료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70개 지역책임의료기관 지정·육성정책 최우선 추진 ▲진주권(진주시, 사천시, 남해군, 하동군, 산청군) 공공병원 신설 계획 추진 ▲침례병원 파산으로 인한 동부산권의 의료공백 사태 해결 ▲서부경남지역 공공병원 설립 ▲역학조사관 대폭 확충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국립공공의대 설립법 처리 등도 요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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