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소비 수업』 『혼종성 비판』 외
        2020년 02월 23일 12:4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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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 수업> – 우리는 왜 소비하고, 어떻게 소비하며 무엇을 소비하는가?

    윤태영 (지은이)/ 문예출판사

    연세대학교에서 〈현대 소비사회의 이해〉 강의를 맡아온 윤태영 교수의 저서로, 소비라는 프리즘을 통해 현대 사회의 열한 가지 풍광을 살펴보는 책이다. 유행, 공간, 장소, 문화, 광고, 육체, 사치, 젠더, 패션, 취향 등 저자가 선별한 열한 가지 키워드는 현대인의 일상은 물론, 가장 은밀한 곳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소비의 의미를 찾는데 중요한 길잡이로서 작용한다.

    또 《소비 수업》은 소비가 점차 중요하게 부각되는 과정을 분석하기 위해 19세기 프랑스 파리의 봉 마르셰 백화점 성공 과정 등 역사적인 측면도 살펴보고, 점차 커지는 소비의 의미를 분석하기 위해 좀바르트, 짐멜, 벤야민, 보드리야르와 부르디외 등 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중요하게 인용한다. 저자의 이러한 노력은 독자들이 소비의 이면에서 작동하는 체제의 운영 메커니즘을 엿볼 수 있게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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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종성 비판> – 우리 시대 이동하지 못하는 사람들 초고령 노인·자폐증 환자·무젤만·비혼종

    하임 하잔 (지은이),이진형 (옮긴이)/ 앨피

    모빌리티인문학 총서 10권. 현대 서구문화에 대한 신선한 비판을 제공하는 저자의 독창적인 통찰이 돋보이는 책이다. 현대문화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문화적 경계의 침범과 혼란을 긍정적으로, 일상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 세계에서 낯선 사람이나 이민자는 환영받는 존재로 의미화된다.

    그러나 이 하이브리드(혼종)에는 대가가 있다. 바로 (비)혼종에 대한 무시와 거부 혹은 침묵이다. 우리가, 혹은 서구문화가 비혼종으로 인식하고 거부하거나 무시 또는 관리 가능한 것으로 간주하는 비혼종 존재들에 대한 사회학적/인류학적 고찰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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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력 쫌 아는 10대> – 올 댓 중력: 아인슈타인의 중력과 그 너머의 세상

    오정근 (지은이),방상호 (그림)/ 풀빛

    풀빛의 청소년 교양 과학 시리즈 <과학 쫌 아는 십대>의 일곱 번째 책. 앞서 출간된《빅뱅 쫌 아는 10대》와 《원소 쫌 아는 10대》를 통해 지금까지 우리는 우주의 탄생 원리와 별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알아 왔다. 다음으로는 그렇게 생성된 물질을 끌어당겨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같은 별을 만들고 일상을 가능하게 해 주는 중력에 대해 알아볼 차례이다.

    혹자는 태어날 때부터 함께해 이제는 한 몸이 된 것 같은 중력을 굳이 배워야 할 이유가 뭐냐는 의문을 던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력을 연구해 온 아인슈타인과 학자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중력에 대한 지식을 다져 가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불가능이 현실로 바뀌는 사례들을 확인하면서, 무엇을 하든 어차피 안 될 거라는 패배감 대신 하면 될 수도 있다는 자신감이 무럭무럭 솟아오르는 것을 느낄 것이다.

    200페이지 남짓한 이 책에는 과거의 중력과 현대의 중력이 모두 담겨 있다. 사과나무로 대변되는 뉴턴의 중력부터 일반상대성이론을 통해 그물망으로 설명되는 아인슈타인의 중력, 그리고 과학자들 사이에서 ‘이번 생애에는 불가능할 것 같다’는 농담 아닌 농담을 듣던 중력파의 측정까지.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중력에 대한 세세한 설명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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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으로 예술 읽기> – 인간을 닮은 예술, 철학을 담은 예술을 찾아서

    강대석 (지은이)/ 시대의창

    까다로운 철학을 쉽게 풀어내, 철학의 쓸모를 알리고 전파하는 데 힘쓰는 강대석 교수가 철학으로 예술을 읽는 방법을 소개한다. 이 책은 우리의 삶이 담긴 예술을 철학으로 어떻게 이해하는지를 알려주는 예술철학 여행 에세이다.

    책에는 미학을 가르치는 철학 교수와 대학생 네 명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여행하는 과정이 펼쳐진다. 이들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철학과 예술은 무엇인지, 시대별 예술은 어떠한지를 정리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한 이들은 도시 곳곳에 세워진 예술 작품들과 만나, 인간의 삶이 어떻게 예술 작품으로 구현되었는지를 목격한다. 돌아오는 횡단열차에서는 유물론과 사실주의 예술을 비롯해 여러 예술 사조에 관해 토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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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계몽기 신문 텍스트의 연행성 연구> – 연행 텍스트와 근대계몽기 신문 공간의 지각구조

    양세라 (지은이)/ 소명출판

    연세근대한국학총서 138권. 연희를 매개로 근대적 공간인 신문에서 생산된 텍스트에 반영된 경험 감각과 언어, 구조에 대해 살펴보았다. 얼핏 근대계몽기 신문 텍스트에는 연희와 연희 현장이 단순히 당대 현실이나 개량되어야 할 풍속이나 현실로 재현된 듯 보인다.

    그러나 저자는 당시 신문이 독자들에게 익숙한 연희 공간(희대·무대·연희장·연극장)을 반복적으로 신문 텍스트에 재현한 현상을 통해 연희와 연희 현장을 당대 공적 소통 형식에 대한 경험과 감각 형식을 기술하는 매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았다. 동시에 이 시기 신문 텍스트에서 극적인 장소가 신문종람소나 연설회장 등의 공적이고 사회적인 소통의 현장과 동일시되어 재현되는 현상에 주목하였다.

    저자는 신문의 연행텍스트의 유형을 기술하면서 그 형태에 내재된 사회적 실천을 특징짓는 공간의 코드로 구성된 연행성에 대한 개념을 구조적으로 기술하려고 고심했다. 이를 통해 당시 사회와 현실의 고유한 신체와 지각방식이 반영된 공간이라는 점에서 근대계몽기 신문의 연행성을 텍스트를 구성하고 생산하는 구체적인 매개형식과 감각이라는 점에서 헤아려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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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운동의 문학적 재인식>

    문학과사상연구회 (지은이)/ 소명출판

    3·1운동을 통해 우리의 어떤 것들이 바뀌었는지를 문학사를 통해 다양하게 접근하고 해석하였다.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한국문학 연구자들이 운동의 성과를 한국 근대문학사의 관점에서 연구한 결과물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3·1운동의 영향으로 창간된 잡지부터 시와 소설, 해방 직후에 재조명된 민족운동으로서 3·1운동 등에 이르기까지 어떤 영향을 미쳤는는가를 다각도로 살펴본다. 특히 권말에 실린 체코의 한국학 연구자 즈덴카 크뢰슬로바(Zdenka Kloslova, 1935~)의 글은 3·1운동이 체코에서 당시 어떻게 보도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글이어서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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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질 때마다 이기는 법을 배웠다> – 퇴진 요정 김민식 피디의 웃음 터지는 싸움 노하우

    김민식 (지은이)/ 푸른숲

    강연장에서, 블로그 방명록에서, SNS 다이렉트 메시지로 사람들은 김민식 피디에게 물었다. ‘직장 내 어려움과 괴로움. 역시 퇴사가 답일까요?’, ‘버티기 힘들 때는 어떻게 하나요?’, ‘피디님은 그 많은 괴로움을 어떻게 견디셨나요?’ 그가 제안한 답은 하나다. 끝까지, 집요하게, 그럼에도 재미있게 싸우자.

    이 책은 김민식 피디가 직장에서 받은 온갖 괴롭힘과 주변의 냉소, 이사진을 상대로 한 철옹성 같은 싸움을 버텨낸 7년의 투쟁을 담았다. 그 어떤 어려움 앞에서 도망가거나 주눅 들지 않고 당당히 맞선 김민식 피디와 동료들의 웃음 터지는 싸움을 마치 한 편의 시트콤처럼 보여준다. 질 게 뻔한 싸움 앞에서도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 분명 배우는 점이 있음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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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기의 언론과 문학> – 증보판

    정진석 (지은이)/ 소명출판

    한국 언론사 연구에 독보적 업적을 쌓은 저자 정진석(한국외대 명예교수) 교수의 일제 식민지 치하의 태평양전쟁, 민족사의 대 변환점이었던 8.15해방, 6.25전쟁 기간의 언론과 문학을 실증적으로 탐구하는 책이다. 이 책은 자진하여 북으로 올라간 공산주의자들이 어떤 운명에 처했는지, 전쟁의 와중에 언론과 문학은 어떤 역할을 했으며 동시에 어떠한 시련을 겪었는지를 사건 중심으로 풀어가며 심층적으로 규명하고 재구성했다. 2012년에 펴낸 초판을 대폭적으로 수정하고 한 부(월북-납북 문화인과 언론의 기능)를 새로 써 넣어 완전히 새로운 책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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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물의 다양성> – 풍요로운 지구를 만드는

    위베르 리브스,넬리 부티노 (지은이),다니엘 카자나브 (그림),문박엘리 (옮긴이)/ 생각비행

    우리가 매일 바라보는 아름다운 자연은 생물의 다양성이 빚어내는 결과이다. 수중과 지상, 도처에 있는 식물, 동물을 포함해 모든 생명체가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상호작용하고 있기에 풍요로운 생태계가 유지된다.

    인류가 고도의 기술 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도 생물의 다양성 덕분이었다. 20~30억 년 전 최초의 청색 미세 박테리아가 철을 산화시키는 산소를 바다에 풀어놓지 않았더라면, 오늘날 우리에게는 쇠와 강철을 만드는 데 필요한 산화철 광석이 없었을 것이다. 수백만 년 전에 석회질 조개껍질의 미세조류가 죽어서 쌓인 퇴적층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우리는 시멘트와 콘크리트를 활용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각종 건설 현장에서 작동하는 다양한 기계 장치들도 석탄, 석유,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에너지를 직간접적인 동력원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처럼 인류는 생물의 다양성을 기반으로 축적된 다양한 자원을 활용하며 살아가고 있다. 집 앞을 흐르는 시냇물, 각종 나무로 울창한 고원, 드넓게 펼쳐진 들판, 광활한 바다, 이 모든 자연이 생명의 다양성이 춤추는 현장이요, 우리 삶의 터전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고문으로 활동하였으며 프랑스물리학회상과 아인슈타인상을 수상하기도 한, 프랑스에서 가장 사랑받는 천체물리학자인 위베르 리브스는 하늘의 별들로 향하던 시선을 잠시 거두고 우리가 사는 별인 지구의 미래를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는 생물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여행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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