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 '노사상생'은 "시대의 사기극"
    By tathata
        2006년 09월 01일 05:4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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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언론을 통해 ‘12년 무분규 파업’ 기록을 세운다며 칭찬을 받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사내하청 노동자가 선전전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하고, 비정규직 노동자가 산업재해를 당해도 은폐하기에 급급하고 있는 등 노동자에 대한 탄압이 극심한 것으로 밝혀졌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에는 150여개 사내하청업체 소속의 1만5천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중사내하청지회는 현재 20여명의 조합원이 ‘공식적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지회는 조합원의 명단과 규모를 밝히기를 꺼리고 있다.

    조합원의 명단이 공개되면 해고되거나, ‘블랙리스트’로 돌아 조선업종의 다른 업체로의 취업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지난 2년 간 노조활동을 이유로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는 70여명에 이른다.

    "경비대와 하청업체 관리자 동원 노동자 미행, 감시"

    지난 2004년에 해고된 조성웅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장은 “언론사에 노조 규모라도 알려지게 되면 회사는 정보력을 동원해 조합원 색출작업을 실시한다”며 “회사는 경비대와 하청업체 관리자들을 동원해 미행, 감시하여 일일이 노동자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블랙리스트를 작성한다”고 말했다. 일례로, 민주노총이나 울산본부가 주최하는 투쟁결의대회에 한번이라도 참여하면, 사진을 찍어 하청업체에 돌리고 이후부터는 취업이 안 되도록 조치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현중사내하청지회는 노조가 있어도 떳떳하게 노조활동을 펼칠 수 없다. 하지만 지회는 지난 7월 초에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 우성, 성림, 대곡기업, 경원기업의 4개업체를 상대로 임금단체교섭을 제의했다. 사내하청업체들은 “교섭을 하려면 먼저 조합원 명단을 내놓으라”고 요구했고, 지회는 노조에게 ‘칼’이 되어 돌아오는 이 제안을 거부할 수밖에 없었다.

    지회가 임단협을 요구한 배경에는 지난 7월 1일부터 1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실시된 주5일제와 관련 ‘노동조건 저하 없는 주5일제 실시’ 등을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이와 함께 지회는 ▲작업복, 안전화, 보안경, 우의, 장화 등 정규직과 동일 지급 ▲연말 성과금, 휴가비 및 명절 귀향비 동일 지급 ▲시급기준 17.4% 인상 ▲일당제 1일 8시간 기준(포괄임금제 폐지) ▲유급 휴일, 휴가의 직영과 동일 적용 ▲업체 폐업, 정리 시 근속연수 단협 승계, 블랙리스트 금지 ▲산재은폐 시 처벌 강화(업체 폐쇄) 등을 요구했다.

    "노동강도 너무 심해 뼈주사까지 맞으면서 일해"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1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의 노동자 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조 지회장은 “작업복이 제때에 지급되지 않아 떨어진 부위는 청테이프를 붙여서 사용하고, 목장갑은 자비를 털어 사야한다”며 “산재를 당해 몸이 으스러지게 아파도 죽을 힘을 다해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재 요양신청을 내면 해고를 당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는 “정규직, 비정규직을 불문하고 현중에서 근골격계 환자가 아닌 사람이 없다”며 “노동강도가 워낙 심해 일부 노동자들은 뼈주사까지 맞아 가며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양노총과 민주노동당, 노동건강연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산업재해가 GS건설에 이어 가장 많이 일어난 사업장(4건)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조 지회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는 불구가 돼도 알려지지 않고, 죽어서야 겨우 정규직 노조 유인물에 실린다”며 “피를 말리는 노동으로 육체는 거덜 나고 있는데도 짐승처럼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현중사내하청지회 간부들 중에 유일하게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주)성민 소속의 이승열 사무장이 지난 21일 해고됐다. 사유는 불법 유인물 배포와 회사 명예훼손 등이다. 이 사무장이 펼친 플랭카드에 적힌 내용은 “교섭에 나서라. 쪼들려서 못살겠다. 임금인상 하라”는 내용이었다.

    이날 회사는 징계위원회를 개최한 지 30분 만에 이 사무장의 해고를 결정했으며, 다음날 현대중공업과 업체 관리자들은 경비대를 동원해 스타렉스에 이 사무장을 태워 밖으로 그를 끌어냈다. 사전 해고예고 제도를 업체와 현중은 어긴 것이다.

    임단협을 요구한 하청업체인 우성의 조합원들도 협박을 당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조합원들이 선전물을 뿌리자 사측은 ‘업체 폐업’을 들먹였으며, 지난 18일 우성의 한 조합원은 울산 동구 삼산동까지 끌려가는 수모를 겪었다. 울산본부에 의하면, 업체측은 가족들에게 “노조에 탈퇴하지 않으면 가족들까지 가만 두지 않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선전활동하면 업체 두 동강이 나"

    실제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지난 1일 공개한 우성의 한 임원과 조합원의 대화녹취록에 의하면, 우성은 지회의 홍보물 배포와 같은 일상적인 노사 활동마저도 ‘업체 폐업’을 거론하며 협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아무개 조합원이 "노조에서 유인물 배포하는데 불법은 아니잖습니까?"라고 묻자, 이 아무개 유성 생산부 장은 "알고는 있는데, 현실에 맞게끔 얘기를 해….왜? 업체하나 두 동강 난 다음에 이원화시키고 삼원화 시켜, 방법 있나? "라고 답했다. 그는 또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사장이 무슨 힘이 있냐고 솔직히 얘기해 봐라. 힘 있냐고? 힘 있어. 없어? 무조건 내몬다도 해서 되는 건 아니라고."고 말해 원청업체인 현대중공업이 은연중에 하청업체의 노조활동을 막도록 개입하고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조 지회장은 현대중공업이 ‘노사상생’으로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는 최근 보도에 대해 ‘시대의 사기극’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하청 노동자들이 골병이 들어 죽어 나가고, 아픈데도 아프다고 하지 못하며, 노조 활동을 하면 블랙리스트로 취업도 못하는데 노사상생이라는 말은 사기”라고 말했다.

    하부영 민주노총 울산본부장도 “현대중공업이 상생적인 노사관계로 발표되고 있지만, 정규직 노동자에게만 이익을 배분하고 사내하청 노동자에게는 노조탄압을 가혹하게 하고 있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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