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과거사법 개정안
20대 국회서도 폐기되나
연대회의 "진실규명과 명예회복, 입법기관인 국회의 책무이자 도리"
    2020년 02월 21일 03: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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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기본법’(과거사법) 개정안을 20대 국회 안에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21일 오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전쟁 유족과 아무 이유도 모르고 어린 나이에 국가에 의해 납치당해 가혹한 폭력에 시달려온 피해자와 유족이 하나 둘씩 세상을 떠나고 있다”며 “과거사법 개정을 통해 이들에게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입법 기관인 국회의 책무이자 도리”라고 강조했다.

과거사법 개정안은 지난해 10월 당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합의로 9년 만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미래통합당(전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면서 발이 묶여 있는 상태다. 앞서 19대 국회에서도 13개의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한 법안이 제출됐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된 바 있다.

연대회의는 “20대 국회에서도 개정안이 또 다시 폐기된다면 피해자들의 무력감과 자괴감만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과거사 문제의 유족과 피해자들은 노숙농성과 단식농성을 감행하며 과거사법 개정안 처리를 요구해왔다.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들은 2017년 11월부터 800여 일을 국회 앞에서 노숙 농성을 벌이고 있고, 피해생존자 최승우 씨는 지난해 11월 국회 앞에서 24일간 고공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여야 합의로 2005년 제정된 과거사법에 따라 출범한 ‘진실·화해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위)는 2010년까지 활동했다. 1년간 신청을 받고 이후 3년간 조사를 벌여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 등 1만여 건의 진정사건을 다뤘다. 연대회의에 따르면,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 사건의 피해자는 10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국방경비법, 특수범죄처벌에관한특별법, 국가보안법, 반공법 등 반인권적 법률에 의한 피해자들의 규모는 파악조차 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진실위 활동은 법이 보장하는 조사 기간 2년에서 더 연장하지 못한 채 중단됐다. 과거사재단 설립 등 피해자의 명예회복을 위한 후속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고, 한국전쟁기 학살된 민간인 유해 발굴 작업도 민간에서 공동조사단을 꾸려 진행하는 등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노력은 없었다.

연대회의는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 자행된 간첩조작사건, 납북어부사건, 의문사 사건, 형제복지원 사건 등 각종 인권침해 사건들의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을 외면한 채 어떻게 민주주의의 성숙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기, 우리는 과거의 진실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으면 폭력과 야만의 역사가 반복된다는 교훈을 뼈저리게 경험했다”며 “용산과 강정, 밀양, 쌍용차, 세월호 그리고 백남기 농민에 이르기까지 국가폭력은 때로는 노골적으로 때로는 방식만 바뀌어 교묘하고 은밀하게 지속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미 많은 유족들이 세상을 떠났고, 생존해 있는 고령의 유족들이 세상을 떠난 후에는 용서와 화해의 기회마저 영영 사라질 수 있다. 20대 국회가 과거사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만 하는 이유”라며 “국회는 진실규명과 피해자에 대한 명예회복의 과제를 더 이상 후순위로 미루어서는 안 된다. 과거사법 개정의 마지막 기회인 2월 임시국회에서 20대 국회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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