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제배치전환 협박에 노조간부 자살
        2006년 09월 01일 12:1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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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 노조간부가 회사의 강압적인 배치전환 협박에 못 이겨 1일 새벽 1시 경 5공장에서 전깃줄을 목에 감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주고 있다.

    31일 새벽 3시 경 현대차 울산공장 5공장에서 한 노조원은 전 노조간부 남 모(54) 조합원이 천장에 전깃줄에 목을 메 숨진 것을 발견하고, 노조와 경찰에 연락했다. 남 조합원은 곧바로 울산 씨티병원 영안실로 옮겨졌다.

    전 현대정공노조 부위원장과 한 현장조직 부의장까지 역임했던 남 조합원은 이날 가족과 회사에 보내는 유서 8장은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그는 유서에서 관리자 3명의 이름을 거명하며 "악덕 관리자 3인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 하나만 희생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이후 후배를 위하여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하여 감히 글을 적는다."고 밝혔다.

    "막내 4년제 대학 보내 애비의 고통 되물림 안되게 해주오"

    그는 유서에서 회사가 배치전환을 거부한 자신에게 저지른 잘못과 협박에 대해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어떠한 사측의 탄압도 동지들 힘을 합해 총진군 매진하자."고 썼다.

    이어 그는 가족에게도 편지를 남겼다. 그는 아내에게 "무슨 할 말이 있겠소. 미안할 뿐이오. 못 배워서 이루어진 일 우리 막둥이 꼭 4년제 대학 보내야하오. 그래야 애비의 고통 되물림은 아니될.게 아니겠소."라고 썼고 어머니와 아이들에게도 사랑한다는 글을 남겼다.

    남 조합원의 유서와 그와 가깝게 근무했던 노조원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그는 2000년 11월부터 5공장 의장 52부에서 불량차량을 고치는 작업을 해왔다. 2004년 투싼을 만드는 5공장이 공장 증설과 라인 현대화로 한 시간에 17대를 생산하다 32대로 늘어나게 됐고, 라인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더 필요해졌다.

    이에 따라 5공장 대의원회와 회사는 지원공정에 있는 조합원들을 라인으로 배치전환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는 나이가 많고 힘들어서 라인작업과 야간작업을 할 수 없다며 배치전환을 거부했다. 배치전환은 본인의 동의를 얻도록 한 단체협약이 있는데도 회사는 그에게 배치전환을 강요했고, 그는 몸에 신나를 뿌리며 저항했다.

    "협상 중에 다시 남 조합원에게 협박"

    결국 그는 계속 의장 52부에서 같은 일을 해왔고 회사는 이에 대해 남 조합원을 인정하고 월급을 지급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 8월 28일 공장 증설을 위해 남 조합원이 일하는 현장이 철거되는 일이 발생했고, 남 조합원의 배치전환에 대해서는 담당 대의원과 회사가 협의를 하고 있었다.

    남 조합원은 공사를 중단시킬 수는 없기 때문에 수출선적부로 가서 업무를 진행했다. 정민영 대의원은 "남 조합원은 원래 하던 일을 계속하는 게 최선이지만 그게 어렵다면 외곽의 주간근무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었고 회사와 협상중이었다."고 말했다.

    남 조합원은 28∼30일 수출선적부로 가서 정비반 작업을 하고 있었다. 정민영 대의원은 "의장 52부 관리자가 수출선적부로 가서 남 조합원에게 일을 주지 말라고 했고, 수출선적부 관리자는 여기서 일을 할 수 없다고 협박했을 것"이라며 "이에 그 분이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술을 마시고 관리자들에게 항의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같다."고 말했다.

    31일 오후 4시 30분부터 남 조합원과 함께 얘기를 나눴던 손 모 조합원은 "남 조합원이 공정을 없애는 것을 인정하고 일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달라고 했는데도 회사는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며 "다른 데라도 가서 일을 하겠다고 했는데 회사에서는 무조건 라인으로 들어오라고 하면서 계속 괴롭혀 결국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5공장 대의원회는 오전 11시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대책위원회를 꾸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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