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원 검찰수사 의뢰 인물까지 낙하산 탔다
    By tathata
        2006년 08월 30일 11:4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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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입은행 노조가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 사옥에 내건 현수막.
     

    내달 3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한국수출입은행장 후임에 양천식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낙하산 시비는 물론 정부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에 대한 국민적 여론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청와대 인사추천위원회가 지난 24일 수출입은행장의 인선과 관련, 양천식 금감위 부위원장을 1순위로 추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금융노조와 한국노총 등 노동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양 부위원장은 외환은행 매각 결정의 적격성 판정을 주도한 장본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인물이며, 감사원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피의자 5명 중 한 사람이다. 양 부위원장은 지난 2003년 9월 외환은행 매각결정의 최종 승인 절차인 제17차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으로 참석하여 매각 찬성표를 던졌다. 투기자본감시센터도 그를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한국노총과 금융노조는 지난 28일 성명을 내고 양 부위원장의 인선을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수출입은행장으로의 내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성명에서 “양천식 부위원장은 론스타 게이트 외환은행 불법매각 의혹 관련자로서 현재 검찰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전 국민적으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어떠한 해명도 하지 않았다”며 “범법의혹으로 검찰 조사 대상에 있는 피의자를 금융기관장에 낙하산 인사로 낙점하는 것은 해당 기관 전체 임직원의 사기를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국민정서에도 결코 부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금융노조도 같은 날 성명서를 내고 “외한은행 매각의 중심부에 있었던 인사가 국책금융기관의 최고 책임자에 오른다면, 이는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된 피의자 모두에게 면죄부를 주어 사면하는 것과 마찬가지 처사”라며 “투명성을 지향하는 금융산업의 발전에는 물론, 참여정부의 도덕성에도 치명적 해가 될 수밖에 없는 처사로서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문성이 부족한 인사를 해외투자 및 해외자원개발, 대외경제협력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국책금융기관인 수출입은행의 수장으로 앉히는 것 또한 낙하산 인사의 전형이라는 비판이다. 금융노조는 “내부에 더 전문성이 뛰어나고 경영능력도 갖춘 인물이 있는데 단지 정치적 입지가 약하다는 이유로 밀려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수출입은행과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12개 국책금융기관 노조가 참여하고 있는 ‘국책금융기관 낙하산 저지 공동투쟁본부’는 25일 오전 여의도 수출입은행 앞에서 집회를 갖고 양 부위원장의 내정을 규탄했다.

    외환은행지부도 양 부위원장의 내정을 강력하게 반대했다. 외환은행지부는 지난 25일 성명서를 내고 “국민경제에 막중한 영향을 미치는 수출입은행의 기관장에 최소한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바라는 국민의 희망은 다시 한번 배반당하고, 외환은행 매각 같은 역사상 다시없는 비극이 재연될 지도 모를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금융노조는 양천식 금감위 부위원장의 수출입은행장 내정을 계기로 불거진 정부의 부적절한 낙하산 시도를 규탄하고 외환은행 매각책임 규명 촉구를 위해 전 금융기관 노동자가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를 오는 30일 저녁 7시 여의도 일대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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