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사에게 한나라당은 성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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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8월 30일 09:0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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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난처하게 됐다. 좀더 직설적으로 언급하면 모양새가 좀 우습게 됐다.

    어제(29일) 한나라당이 정부에 전시작전통제권 논의 중단을 촉구하는 당 소속 의원들의 결의안을 발표하겠다며 가질 예정이었던 결의대회가 무산됐다. 내부 이견과 의원수 부족이 이유다. 오늘자(30일) 조선일보는 ‘이런’ 한나라당의 ‘혼란’을 1면에서 전한 뒤 사설에서 "제1야당 간판이 부끄럽다"고 성토했다.

    ‘보수·진보’ 양쪽으로부터 협공 받는 한나라당

       
      ▲ 8월30일자 조선일보 1면  
     

    30일 경향신문은 한나라당의 ‘오락가락’ 태도를 꼬집었다. 지난달 작통권 환수 논란이 불거진 후 한나라당의 반대논리가 ‘안보불안→한미동맹 약화→주권무관→자주 장사론’으로 바뀌더니 급기야 공성진 의원의 ‘색깔론’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면서 "그때마다 헷갈리는 반대논리로 생산적 논의보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 오늘자(30일) 사설에서 작통권 문제를 한미 정상회담 의제로 삼지 말 것을 요구하는 한나라당을 향해 ‘한심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미국은 냉정한 판단에 따라 작통권을 넘겨주려 하는데, 한나라당과 일부 보수세력은 불안감을 조성하고 사실을 왜곡하면서까지 미국에 매달릴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란다.

    정리하면 작통권 문제를 놓고 한나라당이 보수와 진보진영 양쪽으로부터 모두 비판을 받는 처지에 놓였다. 아이러니다. ‘바다이야기’로 빚어진 사행성 오락게임 파문이라는 ‘좋은 여건’에다가 작통권 환수라는 보수결집용 표 다지기 ‘호재’가 연거푸 이어졌음에도 한나라당이 전혀 활용을 못하고 있다. 지도력 부재라는 질타가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KBS와 MBC의 ‘침묵’을 어떻게 봐야 할까

       
      ▲ 8월29일 SBS <8뉴스>  
     

    한나라당의 처지와 입장도 아이러니지만, 29일 메인뉴스에서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KBS와 MBC의 태도. 수긍하기가 어렵다. 공식 의원총회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물’을 먹었을 가능성은 낮다. 이 말은 ‘가치판단’ 과정을 거쳐 리포트가 나오지 않았다는 쪽이 더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그걸 경우 더 이해가 안 간다. 작통권 환수 문제를 두고 그동안 한나라당과 보수 진영이 끊임없이 반대를 해온 점을 감안하면 의원총회에서 나타난 한나라당의 ‘우왕좌왕’ 하는 듯한 모습은 리포트를 처리하는 것이 맞다. 서두에서 조간들의 세 가지 다른 시선을 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야당'(조선일보)이라고 힐난을 하든, ‘오락가락 하고 있다'(경향)며 비판을 하든, ‘한심하다'(한겨레)는 평가를 내리든, 제1야당의 혼란상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었다. 그동안 두 방송사가 작통권 논란에 있어 미국의 의도와 속내를 비교적 정확히 분석하고 끄집어내려는 노력이 있었기에 하는 말이다.

    오히려 지금까지 전통권 환수 문제에서 안보불안과 경제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쪽에 비중을 뒀던 SBS가 < 8뉴스>에서 이 문제를 언급했다. "전시작전통제권 논란과 같은 현안을 둘러싸고 극심한 이견이 노출되면서 지도부의 조정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게 리포트의 핵심이다.

    미국보다 더 신경 쓰이는 게 한나라당인가. KBS와 MBC의 ‘침묵’을 두고 문득 떠오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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