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엄마의 죽음은 처음이니까』 외
        2020년 02월 01일 02: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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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의 죽음은 처음이니까> – 존엄하고 아름다운 이별에 관해 묻는 애도 일기

    권혁란 (지은이)/ 한겨레출판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의 전 편집장이자, 오랫동안 책을 만들고, 글을 써온 권혁란 작가는 무의미한 고통에 시달리다 느리게 죽어간 엄마의 날들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온몸은 보랏빛 반점으로 뒤덮이고 깡마른 뼈와 피부 사이의 한 점 경계 없는 몸으로, 제 발로, 제 손으로 용변조차 볼 수 없어 도우미의 손을 빌려야 했던 엄마의 모습을 진솔하게 써내려간다.

    저자는 ‘늙은 부모’를 모시는 ‘늙은 자식’들이 현실적으로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를 꼬집는다. 백세 시대·장수 시대는 과연 축복인지 재앙인지, 노인 인구가 점점 더 늘어나는 이 시대에 노인 부양의 책임이 오롯이 한 가족에게만 있는지 되묻는다.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의 도움을 받는 자식들에게 ‘부모를 버리고 패륜을 저지른 자식’이라며 손가락질하는 사회적 시선을 이제는 거두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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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원은 닫혀야 한다> – 기후위기와 불평등의 시대 너머

    이현정 (지은이)/ 진인진

    지난 10년간 저자가 연구하고 실천하는 가운데 작성한 7편의 글을 3가지 분류에 의해 재구성하여 배치하였다. 1부는 책의 주제인 ‘열려버린 순환 고리’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2부는 ‘도시와 노동’에 대한 논설편과 기고문을 새롭게 다듬어서 실었다. 3부는 잘못된 정치가 환경을 어떻게 망가트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4대강 사업’을 다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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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 얼라이브> – 남자를 살아내다

    토머스 페이지 맥비 (지은이),김승욱 (옮긴이)/ 북트리거

    스스로 남성이 된 자가 온몸으로 관통한 폭력, 용서, 그리고 사랑 이야기. 트랜스젠더 남성 토머스 페이지가 여성에서 남성으로, 페이지에서 토머스로 변화해 지금에 이르게 된 여정을 솔직하게 들려준다.

    기자이자 방송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맥비는 「럼퍼스」와 「퍼시픽스탠더드」에서 ‘내가 만들어 낸 남자’, ‘미국 남성’이라는 칼럼을 연재하며 끈질기게 남성성에 질문을 던져 왔다. 불경기 이후의 남성성, 직장의 젠더 문제, 미디어가 우리 몸을 대하는 시각 등에 대해 전 세계를 상대로 발언해 온 그는 <맨 얼라이브>에서 트랜스젠더 남성이라는 자신의 삶에 직접 렌즈를 들이댄다.

    맥비는 자신의 삶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두 남성의 이야기를 교차시키며 이야기를 이어 간다. 자신을 보호해야 했지만 학대한 아버지. 자신을 죽이려 했지만 살려 준 강도. 그들로 인해 맥비의 인생은 움츠러들고 꼼짝 못 하게 됐지만, 맥비는 그들을 괴물로 만들지 않으리라 결심한다. “무엇이 남자를 만드는가?”라는 맥비의 질문은 거대한 심리적·사회적 압력에도 불구하고, 온전히 깨어 있는 남성이 되기 위한 그의 의식적인 노력이다.

    이 책의 다섯 개의 장인 “꼼짝 마”(1장), “도주”(2장), “싸움”(3장), “통과의례”(4장), “살아 있는 남자”(5장)는 투명 인간과도 같았던 과거에 맞서 자신을 변화시키는 과정과 정확히 일치한다. 제27회 람다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트랜스젠더 회고록이라는 장르의 가능성을 넓힌 중요한 에세이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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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 소세키 (지은이),장현주 (옮긴이)/ 새움

    일본의 대문호, 나쓰메 소세키의 기념비적인 데뷔작. 고전을 읽을 땐 혹시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 마련이다. 하지만 일본의 대문호이자 국민 작가인 나쓰메 소세키의 이 작품은 단연코 그렇지 않다. 읽다 보면 허를 찌르는 유머에 놀라 킥킥대며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1905년에 출간되어 115년이 지난 소설이 이토록 유쾌하고 놀라울 수 있는가. 왜 그의 소설은 아직도 끊임없이 새로운 독자들을 만들어내며 대중에게 사랑받고 있는가. 국어사전에 필적할 만큼 두꺼운 분량에도 불구하고 완독에 도전하게 만들고 싶어지는가.

    일본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대문호이자 일본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는 ‘나쓰메 소세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나쓰메 소세키의 데뷔작으로 무명작가였던 소세키를 세상에 알리는 신호탄이 된 작품이다. 고양이를 1인칭 관찰자로 등장시켜 인간 군상을 예리하게 관찰했으니 당시 독자들에겐 얼마나 신선한 충격이었을까. 이 작품은 백 년이 훌쩍 지난 지금, 여전히 일본 문학 최고 작가의 최대 걸작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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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한시의 장르적 시각>

    박혜숙 (지은이)/ 소명출판

    서사한시와 악부시 장르를 통해 외부세계와 타자를 향한 한국한시의 관심을 학문적으로 규명하고 정리하였다. 종래 막연히 통용되어온 서사한시에 대한 최초의 학문적인 본격적 논의가 이루어졌으며, 한국악부시의 3대 작가로 김려, 정약용, 이학규를 꼽을 수 있는데 이 책에서는 김려와 이학규의 악부시를 다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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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율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 미래를 예측하는 환율전략

    임경 (지은이)/ 생각비행

    환율을 움직임을 파악하고 예측하기 위해서 환율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 나열보다 예측에 초점을 맞추는 형식을 취했다. 환율의 움직임을 최대한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하고도 도식적인 프레임을 제시한다. 단순화와 도식화는 다소 위험이 따르지만 환율을 쉽게 이해하게 한다. 환율을 둘러싼 전체 이야기는 전쟁에 빗대어 통화전쟁, 환율전쟁, 환율전투로 구분하여 서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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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야민 번역하기>

    김재준 (지은이)/ 소명출판

    경제학자이면서도 미술 강의와 저술, 화가로서 전시회 등을 하던 기인(奇人)적 성향의 저자가 철학, 언어, 예술, 문학, 사회과학, 정치, 역사 등으로 지평을 넓히고 수많은 외국어들을 한국어와 결합하여 한 권의 책을 썼는데 이는 르네상스맨으로서의 극한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무시하는 것은 물론, 북 디자인까지 파괴하면서 실험적으로 제작된 책이므로, 읽는 동안 낯선 외국어나 난해한 부분이 나오면 그냥 이미지로 생각하고 뛰어넘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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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속 세계사>

    심중수 (지은이),이현정 (그림)/ 봄볕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역사를 이끈 가장 중요하고 대표적인 ‘세계 상품’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역사의 발전과 함께한 다양한 상품들이 어떤 원료로 만들어지고 가공되며 교류되고 소비되었는지를 자세히 살펴보면서 오랜 시간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세계 상품들이 인류의 삶과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볼 수 있게 엮은 책이다.

    현재까지도 사람들의 일상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요 세계 상품의 유래나 거래 과정을 추적하다 보면 켜켜이 쌓여 있는 각 시대의 역사와 정치, 경제, 문화와 예술의 숨은 이야기까지도 아울러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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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네 곁에>

    이루리 (지은이),엠마누엘레 베르토시 (그림)/ 북극곰

    엄마는 언제나 네 곁에 있을 거야

    아기 곰 코다의 엄마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코다에게 “엄마는 언제나 네 곁에 있을 거야.”라는 말을 남기고서요. 코다는 아침에 혼자 일어나고, 목욕도 혼자 하고, 수영도 혼자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코다 곁에는 언제나 엄마의 영혼이 함께 있습니다. 다만 코다의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요. 이제 완전히 혼자라고 생각하는 코다! 코다는 어떻게 엄마가 언제나 자신과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까요? 과연 코다는 엄마의 영혼을 믿게 될까요?

    우리는 모두 영혼의 존재

    이제 더 이상 아기 곰 코다 곁에는 함께 눈밭에서 목욕을 즐기는 엄마가 없습니다. 까만 코를 가려 주며 꼭 안아 주는 엄마도 없습니다. 따뜻한 입김을 호 불어 주는 엄마도 없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언제나 코다 곁에 있습니다. 코다 곁에서 코다를 지켜 주고 있습니다.

    저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고 믿어요.
    돌아가신 할머니가 저를 지켜 주고 있다는 걸 느껴요.
    우리는 모두 영혼의 존재니까요.
    _이루리

    『언제나 네 곁에』는 우리가 사랑하는 존재들은, 그리고 우리를 사랑하는 존재들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한다는 놀라운 진실과 진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그 이름, 사랑을 노래하는 그림책 『언제나 네 곁에』입니다.

    이루리와 엠마누엘레 베르토시의 완벽한 협업이 빛난 그림책

    우리 작가 이루리와 이탈리아 작가 엠마누엘레 베르토시가 『까만 코다』, 『북극곰 코다, 호』에 이어 다시 만났습니다. 앞선 두 작품에서 이루리 작가는 북극곰 코다 캐릭터로 환경과 치유, 사랑과 지혜의 위대함을 담은 이야기를 썼습니다. 그리고 엠마누엘레 베르토시는 정교한 회화 기법과 동화적인 상상력으로 이야기와 캐릭터에 생명력을 부여하였습니다. 그 결과 이루리 작가와 엠마누엘레 베르토시는 서정적이며 아름다운 그림책을 탄생시켜 전 세계인들에게 열렬한 사랑과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루리 작가는 아기 곰 코다 세 번째 이야기에서 우리 삶을 더 깊이 있게 바라보며 존재와 사랑의 위대함을 담았습니다. 엠마누엘레 베르토시 작가는 특유의 상상력으로 분명히 존재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영혼을 완벽히 표현해냈습니다. 홀로 남은 아기 곰 코다의 슬픔, 절망, 외로움과 코다 곁에서 코다를 지켜 주는 엄마의 따스한 손길이 캐릭터의 표정과 행동, 컬러링의 변화에서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언제나 네 곁에』는 우리 곁에 늘 함께하는 영혼의 존재와 사랑을 시각과 청각과 마음으로 전해주는 그림책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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