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일이…눈에 띄는 노사합의
    2006년 08월 29일 04:1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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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소속 회사에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고, 여성노동자에 대한 임금차별을 없애고, 혹서기 휴게시간을 늘려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올 단체교섭에서 눈에 띄는 합의를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금속노조 대한이연지회(지회장 엄연섭)은 지난 7월 27일 단체교섭에서 식당노동자 4명과 경비 1명 등 5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기로 합의했다. 경비노동자와 식당노동자 2명은 2007년 1월 1일부터, 나머지는 7월 1일부터 정규직이 된다.

기본급 30만원 오르고 상여금 650%도 똑같이

   
▲금속노조 대한이연지회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사진=금속노조)
 

외주업체 소속인 식당노동자들은 금속노조가 중앙교섭에서 합의한 금속산업 최저임금(월 765,060원)을 받고 있다가 지난 해 노동조합의 요구로 임금이 90만원 가량으로 인상됐었다. 내년부터는 정규직으로 전환됨에 따라 기본급만 2∼30만원 정도 오르고, 한 푼도 없었던 상여금도 정규직과 똑같이 650%를 받게 됐다.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가는 자녀 교육비와 의료비 등 간접임금까지 포함하면 지금보다 2배 가량 임금이 인상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언제 짤릴 지 모르는 고용불안이 사라졌다는 게 가장 큰 성과다.

회사는 2억 이상의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며 마지막까지 노조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지회는 지난 7월 24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노조에 가입시키면서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강력히 촉구했고, 7월 12일 이후 매일 부분 파업을 벌여 27일 이같은 합의에 이르게 됐다.

이로써 대한이연 공장에는 정년이 지나 정규직 전환이 불가능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제외하면 비정규직의 거의 없게 됐다. 지회 양선배 노동안전부장은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올 교섭에서 마지막까지 핵심 쟁점으로 남았었다"며 "아주머니들이 너무 좋아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성 임금차별 금지로 10만원 이상 임금인상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지부장 정근원)은 고용안정, 휴게시간 연장, 양성평등에 합의해 모범을 보여줬다. 지부는 7월 27일 대한이연, 씨멘스브이디오한라, 캄코 등 3개 회사가 참여하고 있는 지역 사용자들과의 집단교섭에서 ▲판매부진 및 해외공장으로 유휴인력 발생시 일방적 구조조정 금지 ▲혹서기(8.1∼9.10) 휴게시간 10분 연장 ▲성별차이로 인한 임금격차 해소 등에 합의했다.

여성에 대한 임금차별을 금지한 합의에 따라 대한이연 36명, 씨멘스브이디오한라 10명, 캄코 4명 등 총 50명의 여성 노동자들이 9월 1일부터 약 10만원 이상의 임금이 오르게 됐다. 대전충북지부 조남덕 사무국장은 "자본이 갈라놓은 우리 노동자들 사이의 차별을 우리 스스로 해소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27일 씨멘스브이디오한라에서 열린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와 사용자들 사이의 집단교섭에서 고용안정, 양성평등, 휴게시간 연장 등에 합의했다.(사진=금속노조)
 

휴게시간 연장으로 산업재해 예방까지

휴게시간을 10분 연장한 것도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 노동자들은 오전 8시 출근해서 오전에 10분, 오후에 10분 휴식시간을 갖는다. 특히 불볕더위가 계속되는 8월에는 오후 작업시간이 피곤하고 힘들 수밖에 없다. 휴식시간 10분은 담배 한 대 피고, 화장실 갔다오면 ‘땡’인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번 합의에 따라 대한이연, 캄코, 브이디오 등 1천여명의 조합원들은 현재 오후에 20분의 휴게시간을 갖고 있다. 휴게시간이 늘어나자 조합원들은 잠시 눈을 붙이기도 하고, 운동을 하기도 하면서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있다. 이 외에도 올해 단체교섭에서 휴게시간 연장에 합의한 사업장은 경남의 대림자동차, 충남의 대한칼소닉, 동희 등 여러 사업장이다.

박세민 노동안전국장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과 노동유연화 속에서 현장의 노동강도가 계속 강화되고 자발적인 잔업특근이 증대되면서 전체적인 노동자의 삶과 건강이 피폐화되는 현실에 비추어볼 때 이런 합의는 노동강도 완화와 인간다운 노동을 쟁취하는 길로 나아가기 위한 시발점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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