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단독제재 효과 미미, 미일 공동 ‘재정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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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8월 30일 04:1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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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화면 캡쳐
 

28일 밤 MBC는 미국이 이르면 다음 주 대북한 경제제재 조치 강화를 밝힐 것이라고 보도하였다. 외교통상부는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강화의 시기와 내용 등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이 보도를 부인하였다.

현재 미국 정부 내에서 대북한 경제제재 조치의 내용과 시기를 둘러싼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기 어렵지만, 미국은 조만간 대북한 경제제재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00년 6월 19일 미국이 대북 경제제재 조치를 완화하였을 때,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 모라토리엄 유지를 조건을 걸었다. 따라서 어찌되었건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상황에서 과거 완화시켰던 경제제재를 강화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7월 5일부터 미국 내에서는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북한에 대한 추가적 경제제재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왔다.

미국 대북 경제제재의 주요 내용

경제제재란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대상 국가에 대하여 무역, 자본 및 서비스 거래 등을 비롯한 국제간 모든 경제활동을 금지시키는 조치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경제제재에는 무역, 기술 이전, 대외원조, 수출신용 및 보증, 외환 및 자본 거래, 경제적 접근 등에 대한 제약을 포괄하고 있다.

아울러 경제제재는 보통 전면적 혹은 부분적인 무역 금지(embargo), 금융거래의 금지, 대외원조의 정지, 항공 및 항운 교통의 제한, 우호·상업 및 항행에 관한 조약의 폐기를 포함하고 있다.

미국은 1949년 11월 대공산권수출통제체제(CoCOM)를 통한 대북 경제제재를 실시한 다음 해인 1950년 6월 28일 적성국교역법(Trading with the Enemy Act), 수출통제법(Export Control Act), 국방물품법(Defense Product Act)에 근거하여 북한에 대한 모든 교역, 경제거래, 물품운송을 금지시켰다.

60년대 이후 미국은 무역협정연장법, 국제무기거래규정, 대외원조법, 수출관리법, 수출관리규정(EAR), 국제비상경제권한법(International Economic Powers Act), 수출입은행법 등에 의거하여 미국기업은 물론 다른 서방국가들의 기업이 북한과 거래할 수 있는 품목을 더욱 제한하였다. 50년 이후 북한은 가장 엄격한 경제제재를 받는 전면적 수출봉쇄 국가군(Group Z)의 하나이다.

이러한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를 관장하는 기구는 다양하게 분산되어 있으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은 상무성의 수출통제국(Bureau of Export Administration: BXA)과 재무성의 외국자산규제청(Office of Foreign Assets Control: OFAC)이다.

수출통제국은 수출관리법에 따라 상업거래를 관장하며, 대북한 수출 통제를 담당하고 있으며, 외국자산규제청은 북한으로부터의 수입과 미국내 북한자산 동결 및 북한과의 금융거래를 관장하고 있다. 그밖에 국무성의 방위물자교역통제국은 북한의 군수물자 거래에 관한 통제를 담당하고 있으며, 국무성은 테러지원국 지정을 통해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유지시키고 있다.

1949년 이후 미국이 취해온 대북 경제제재는 ① 상업 및 금융거래의 실질적 금지(수출관리법, 적성국교역법) ② 미국 내 북한자산의 동결 (적성국교역법) ③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 및 원조제한(대외원조법, 수출입은행법) ④ 북한에 대한 최혜국대우 부정(무역협정연장법) ⑤ 북한과의 무기거래 및 군수산업 관련 수출입금지(국제무기거래규정, 군수통제품목)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1989년 미국은 부분적으로 대북 경제제재를 완화한 이후 1995년 1999년 두 차례에 걸쳐 대북 경제제재를 완화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이들 조치들 중에서 중요한 것들만 정리하면 아래 표와 같다.

1989 – 해외자산규제규정의 일부개정을 통해 체육, 학술, 문화 등 비상업 분야에서의 미국 여행사에 의한 개인 또는 단체 여행 주선을 허용 
– 일부 개정을 통해 식량, 의약품, 의료기재 등 인도적 물품의 대북한 수출 허용
1995 – 미국과 북한간에 전화통신 연결에 관련된 거래, 개인적 여행의 신용카드 사용 및 여타 여행 관련 거래를 허용
– 미국에서 시작되거나 종결되지 않는 거래를 결제하기 위해 미국 은행체계를 이용하도록 허용
– 미국 제철업속에서 내화물질로 사용되는 마그네사이트를 북한으로부터 수입하는 것을 허용

2000

– 해외자산규제령과 수출관리규정(EAR)을 개정하고 대북교통제한규정을 폐기
– 적성국교역법 및 수출관리법에 의한 일반적 제재를 완화
– 미·북간 금융, 무역, 투자, 교류를 위한 자산 이동 허용

그러나 북한에 대한 포괄적 수출 규제는 완화되었지만, 테러지원국 지정(Group E)은 철회되지 않았다. 그에 따라 ① 미국 군수물자 리스트에 포함된 품목과 기술의 대북수출 ② 미 상무성 통제품목 리스트에 포함된 이중용도 군사용 및 민간용 사용 품목 및 기술의 허가받지 않은 대북수출 ③ 대외원조법, 농산물무역개발법, 평화봉사단법, 수출입은행법에 의한 대북지원 ④ 국제금융기관의 북한에 대한 차관 공여 ⑤ 전리품의 이전 ⑥ 미국으로 수출되는 상품에 대한 관세 면제 ⑦ 미 재무성 관련 규정에 의해 허가받지 않은 미국 국민의 북한정부와의 금융거래 ⑧북한에서 얻어진 법인 및 개인소득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이 금지되어 있다. 또한 북한으로부터의 수입에 대한 제한(정상교역관계대우 부여의 거부, 일반특혜관세 부여 거부) 역시 여전하다. 다자적 지원에 대해서도 인도적 지원은 가능하지만, 일반적 경제지원에 대한 제재는 여전하다.

경제제재 원상회복의 효과

앞에서도 보았듯이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전면봉쇄 정책을 취해오다 1995년, 2000년 두 차례에 걸쳐 제재를 완화하였다. 하지만 테러지원국 지정에 따른 엄격한 제재는 여전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대북 경제제재를 강화한다면 기존에 완화하였던 조치들을 원상회복하거나 북한의 모든 대외거래를 전면 봉쇄하기 위한 조치(해상봉쇄를 포함한)들을 새롭게 추진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먼저 기존의 경제제재를 복원하는 것에 대해서, 그 효과는 회의적이다. 이는 “우리는 지난 수 십 년간 미국의 제재 속에서 살아왔고 미국과 아무러한 경제관계도 가지고 있는 것이 없으므로 미국이 제 아무리 금융패권을 휘둘러도 끄떡없게 되어있다.”는 외무성 대변인의 말(8/26. 조선중앙통신)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와 관련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효과를 분석한 엘리어트(Kimberly Ann Elliott) 등은 『Economic Sanctions Reconsidered』에서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서방국가들이 취한 경제제재 115건을 분석한 후 부분적으로라도 성공한 사례는 35%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경제제재의 핵심 목표를 달성하는데 경제제재가 부분적으로라도 기여한 경우는 23%로 더욱 낮아진다고 분석한다. 이들은 특히 미국의 성공 비율이 1970년대 이래 20%를 밑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제재가 전면적으로 성공하였다고 할 수 있는 사례는 시리아에 대한 제재뿐이며, 이라크 전쟁이나 일본의 태평양전쟁과 같은 전쟁을 야기한 사례도 존재한다.

엘리어트는 경제제재의 성공 요인으로 목표의 신중성, 대상국가의 경제적·정치적 불안정, 제재국가와 대상국가의 관계, 제재의 경제적 효과, 제재의 경제적 비용 등을 꼽고 있다. 이러한 논의를 대북 경제제재에 적용한다면 전반적으로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는 ‘핵 확산금지’와 ‘미사일 발사 금지’ 효과가 적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1999~2003년 북한과 주요국가간 무역 현황(단위: 백만 달러)

  1999 2000 2001 2002 2003
무역총량 1,480 1,973 2,270 2,260 2,391
중국 370 488 737 738 1,023
한국 333 425 403 642 724
일본 350 464 475 370 265
러시아       81 118
미국 11 3 1 25 8

 

 

 

 

 

 

자료: KOTRA, 『2003년도 북한의 대외무역동향』(서울: KOTRA, 2004.6)

미국은 경제제재를 통해서라도 북한의 ‘항복’을 끌어내려고 하지만, 중국과 한국은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도 있는 군사적 충돌을 더욱 우려하고 있으며, 북한의 불안정성이 안겨줄 비용(북한이탈주민 문제를 포함한)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한국이 가지고 있는 우려 사항과 비용에 대한 인식이 전혀 다른 것이다. 그러나 위의 표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중국과 한국의 전면적인 협력이 없는 제재는 매우 제한적인 효과만을 거둘 수 있다.

미국은 오랫동안 대북 제재를 하였기 때문에 북미간의 교역 규모는 매우 미미한 수준이므로 일방적인 제재수단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 경제가 매우 취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치적으로 불안정하다고 볼 수 없다.

과거 고난의 행군 시기에 약 300만 명에 달하는 북한 주민들이 기아 등으로 사망하였지만, 북한의 당․군 체제는 여전히 강력한 사회적 통제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인도적 지원과 관련하여 세계식량계획(WFP)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원이 이어지는 상황이므로 경제적 상황이 최악이라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일본이 가세할 경우의 효과

북한의 무역규모가 GDP 대비 10~15%라는 점에서 경제제재는 효과를 가질 수 있으나, 미국 단독의 제재는 그다지 효과가 없는 것이다. 미국 단독으로 북한에게 뭔가 특별한 제재를 가하는 것은 어렵다. 만약 일본까지 제재에 가세한다면 어떻게 될까?

미국·일본의 무역은 북한 전체 무역의 약 20%를 차지하며 대략 3억 달러 내외이다. 그러나 규모는 2002년 이후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북한 경제에 결정적인 타격을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미국과 일본의 대북 경제제재는 분명 북한의 재정 상황에 큰 타격을 줄 수는 있을 것이다.

2002~2003년 북한은 일본과의 무역에서 1억 달러에 가까운 흑자를 기록하였다. 이는 2003년 북한예산 25억 달러의 4%에 달하는 액수이다. 따라서 미국과 일본의 경제제재만으로도 북한은 상당한 외화부족에 직면할 수 있으며, 국내외적인 재정운용상의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이를 종합한다면 미국 단독 제재는 거의 아무런 효과를 낳지 못하며, 미일 공동의 대북 제재는 북한에 재정적인 타격을 다소 줄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북한의 외교·군사적인 전략 수정을 강요할 수 있을 정도의 것이 되지 못한다.

그렇다고 중국과 한국을 대북 제재에 동참시키는 것이 용이한 것도 아니다. UN의 북한 미사일 비난 결의안은 대북 제재를 결의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여 제재에 동참시키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여전히 평화로운 해결, 한반도의 비핵화를 강조하며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북한은 2004년 기준으로 세계 108개 국가와 수입 및 수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전면적인 경제봉쇄에 성공하려면, 외국 기업과 북한의 거래를 금지하도록 국제협력을 추진하거나, 아예 해상봉쇄를 통해 북한의 교역 자체를 물리적으로 막는 것을 추진할 수 있다.

레비 미 재무부 차관은 AP 통신과의 인터뷰(8/30)에서 미국의 금융제재가 북한을 재정적으로 거의 완전히 고립시키고 있으며, 베트남, 싱가포르, 중국, 홍콩, 몽골 등 아시아 각국의 협조에 나섰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스위스 은행이 북한 계좌 동결을 거부하였던 것처럼 미국의 금융제재가 국제금융체제 내에서 확고한 지지를 얻고 있는 것도 아니며, 합법적인 거래에 대한 제재를 하기에는 국제법적 근거도 희박하다.

또한 1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이른바 ‘궁정경제’ 자금이 미국의 금융제재로 심대한 타격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사실상 중국, 한국, 인도 등 북한의 주요 교역국과의 전면 협력 없이 북한을 옥죄는 것은 어려운 것이다.

국제적 협력과 병행하여 추진할 수 있는 해상봉쇄는 사실상 ‘전쟁’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과거 이라크 전쟁과 일본의 태평양 전쟁 야기가 교통 봉쇄와 연관되어 있음을 굳이 상기시킬 필요도 없다. 북한이 그동안 보여 왔던 태도를 비추어볼 때, 미국의 군사적 도발은 북한의 군사적 대응을 불러올 가능성이 매우 큰 것이다.

그 위험성을 고려하고 있는 주변국이 미국의 해상봉쇄를 찬동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UN의 북한 비난 결의안이 군사적 행동에 대한 결의를 포함시키지 않았음을 고려한다면 미국이 서둘러 해상봉쇄 문제를 이슈로 제기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강경과 강경의 악순환적 구조

미국의 경제제재가 가지고 있는 제한적 효과를 고려할 때, 미국은 경제제재를 통한 북한체제의 변환보다는 경제제재를 하나의 협상카드로 활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과거 클린턴 정부가 취했던 태도와 유사한 면을 가지고 있다. 1993~1994년 시기 클린턴 정부는 북한과의 협상 전략으로 점진적 제재 수준의 제고(escalation) 전략을 취한 바 있다. 당시 클린턴 행정부는 1단계 조치로 5억에서 1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무기 수출 통제, 2단계 조치로 모든 금융 거래의 금지(몇 억 달러에 달할 한국 및 일본으로부터의 대북 송금을 포함)를 계획하였다.

클린턴 정부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중국의 협력을 추구하였는데, 당시 미국은 중국에게 특정한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서 묵시적으로 제재에 동의해줄 것을 요구할 계획이었다.

부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제재 역시 큰 틀에서 보자면 협상카드를 비축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다른 한편 미국이 벌이고 있는 테러와의 장기전쟁(long war)과 북한 변환 외교(transformation diplomacy)와의 관련성도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은 그 자체로는 효과가 적지 않은 경제제재를 비롯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북한을 고립·압박하겠다는 것을 공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국의 대북 압박·포위 전략은 다시금 북한의 상응하는 외교·군사적 대응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조건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북한으로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카드를 들고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부쉬행정부가 저들의 정치적 생명이나 유지해보려고 금융제재확대를 통한 압력도수를 더욱 높이고 있는 조건에서 우리는 자기의 사상과 제도, 자주권과 존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대응조치들을 다 강구해 나갈 것이다.”라는 외무성 대변인의 말(8/26)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은 일단 온건한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북한은 내부적으로 ‘제2의 고난의 행군’을 선포하면서 대외적으로 공격적인 전략을 채택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6월의 철도시범운행 취소와 7월의 미사일 발사과정은 적어도 북한 지도부 내부의 논의가 합리적으로 진행·수렴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강경 대책은 주변국에 ‘비합리적’인 것으로 비춰질 수 있는 북한의 강경 대응을 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에 동참하지 않으며,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필요 물자의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일단 끊어진 남북대화를 잇기 위한 특사 교환이 첫걸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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