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준법감시위 주문 등 법원, 면죄부 주나?
    민주노총, 민중공동행동 등 '이재용 실형 선고' 촉구
        2020년 01월 17일 03:1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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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공판이 17일 열린 가운데,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이재용 부회장이 실형을 피할 수 있도록 사법부와 삼성이 담합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경유착 방지에 필요한 것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아니라 ‘이재용 실형 선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 민중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고등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기환송심을 담당한 정준영 판사는 사법정의 실현이라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이재용의 실형을 면해주기 위해 노골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이는 또 다른 사법농단 시도”라고 비판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8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이 부회장이 최순실 씨 측에 건넨 뇌물액 등이 항소심 판단보다 더 늘어나야 한다고 본 것이다.

    앞서 1심은 뇌물공여죄, 횡령죄, 해외재산도피죄, 범죄수익은닉죄, 국회 위증죄 등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5년을 내리고 이 부회장을 법정 구속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1년 만에 이 부회장을 석방시켰다.

    2심은 코어스포츠에 건넨 용역대금 36억 원과 최씨 측에 마필과 차량을 무상으로 이용하게 한 것만 뇌물로 인정했고, 삼성이 마필 소유권을 최씨 측에게 넘긴 것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마필 구매 대금 등은 뇌물로 볼 수 없다고 봤다. 반면 1심은 마필 구입 대금 등 총 72억9천여만원이 뇌물에 해당한다고 인정했었다.

    그러나 3차례 공판에서 사법부의 행보를 봤을 때, 이 부회장이 다시 구속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지난 공판에서 재판부는 “이건희는 51세에 신경영 선언을 했는데 51세의 이재용 총수의 선언이 무엇이냐”, “당당히 기업 총수로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해달라”, “정치권력의 뇌물 요구 차단에 대한 삼성그룹 차원의 해결책을 제시해달라” 등을 주문했다.

    재판부의 매우 이례적인 주문으로 삼성 측은 ‘준법감시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사법부가 이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삼성 측이 재판부의 노력에 화답한 셈이다.

    민주노총 등은 “이는 재판부가 노골적으로 실형을 면해 줄 작량감경의 명분을 줄 것을 주문한 것이고, 이재용은 그 명분을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경유착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재판부가 이 부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치권력의 뇌물요구’ 차단과 ‘상호 이익에 기반한 정경유착’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재판부가 이재용에게 실형을 선고해 감옥에 보내는 것”이라며 “그것이 일벌백계의 효과로 정경유착과 국정농단을 근절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재용과 삼성의 실적에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이재용이 구속되어 있던 시절 삼성은 오히려 사상 최대 실적을 거준 반면, 이재용이 석방돼 있던 시기 삼성의 실적은 곤두박질했다”며 “이재용에 대한 실형선고와 경영권 박탈은, 삼성을 ‘이재용 승계’라는 질곡으로부터 해방해 삼성이 그 위상에 맞게 제대로 운영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원은 ‘이재용 실형 선고에 따른 삼성의 경영 위기’라는 것이 결코 인정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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