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해병전우회 등 동원 유령 집회신고"
    By tathata
        2006년 08월 28일 10:24 오전

    Print Friendly, PDF & Email

    ILO 아태지역총회가 열리는 부산에서는 ‘국제행사’를 핑계로 곳곳에서 노동자들의 집회가 금지되고 있다. ILO 아태총회 행사에 맞추어 예정된 발전노조 집회를 비롯, 부산지역에서 5년째 계속해오고 있는 차별철폐대행진 등 많은 노동자 및 장애인의 집회가 아태 총회가 열리는 벡스코 인근에서 열 수 없게 되었다.

    경찰은 이미 이번 ILO 아태총회의 경계를 지난 APEC 정상회의 수준으로 하겠다는 강경한 방침아래, 해병대 전우회, 재향군인회, 대한민국 HID 부산설악동지회, 해운대청년연합회 등 관변단체를 통해 사전 집회신고를 내도록 하여, 여타의 집회 신고를 내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부산지역에서는 그동안 불안정 노동의 현실에 처해 있던 비정규 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이주노동자, 장애노동자, 여성노동자 등이 불안정 노동을 강요하는 모든 차별과 빈곤에 반대하는 걷기 대행진을 진행해왔다.

    이 행사는 올해로 5회째 진행된 행사다. 올해는 ILO 행사와 맞추어, 비정규-특수고용-이주노동등에 대한 ILO 권고가 이행되지 않음을 규탄하고 시민들에게 이를 알리기 위해 해운대 벡스코 인근으로 행진코스를 잡았으나, 경찰은 관변단체의 ‘유령집회’를 근거로 이를 불허한다고 통보하였다.

       
    ▲ 경찰은 ILO 아태총회 행사기간 동안 벡스코 앞에서의 집회를 불허하고 이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조차 방해했다.

    불허통보에 대해 민주노총 부산본부 및 이주노동, 장애인 단체 등으로 구성된 ‘차별철폐대행진 조직위원회’는 지난 24일 벡스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ILO행사의 취지와 목적은 노동권의 개선을 위한 것이며  당연히 ILO 행사 개최지는 다양한 나라의 노동집회와 행사가 함께 하는데 유독 우리나라만, 행사를 빌미로 집회를 가로막는다는 것은 국제적으로도 망신"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기자회견 장소에 벡스코 직원들이 몰려나와 ‘사유지’ 운운하며 기자회견을 방해했다. 벡스코 광장은 공원으로 꾸며져 일상적으로 시민들이 휴식하며, 연인들이 벤치에 앉아있고, 아이들이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곳이다. 이곳을 사유지 운운하며, 기자회견조차 못하도록 가로막는 것은 이번 ILO 행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민주노총 부산본부가 지난 24일 관변단체를 동원해 ILO 아태총회 기간동안 노동,  장애인단체 등의 집회를 불허한 것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ILO아태지역총회의 성공개최를 위한 조처"이며 "경제성장의 기대감을 가진 시민들의 요구"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ILO 총회의 목적을 밝힌 필라델피아 선언의 첫줄은 “노동은 상품이 아니다. 표현과 결사의 자유는 부단한 진보에 필수적 요건이다…”로 시작한다.

    이 행사의 목적은 노동은 상품이 아님을 선언하고, 경제성장의 미명하에 착취당하는 노동자의 인권을 말하는 행사라는 것이다. ILO 아태총회의 성공개최를 위해 ILO의 정신과 목적을 사실상 파괴하고 있는 경찰의 과잉조치에 대해 부산 지역의 노동시민사회단체가 강하게 비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