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럼스펠드 서신', 방송사간 미묘한 온도차
    By
        2006년 08월 28일 09:29 오전

    Print Friendly, PDF & Email

    27일 방송3사 메인뉴스는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부 장관이 오는 2009년 한국군에게 전시 작전통제권을 이양하겠다고 공식 통보한 것을 주요기사로 다뤘다. 하지만 온도차가 조금 미묘하다.

    우선 KBS. KBS는 이날 <뉴스9>에서 관련 리포트를 2꼭지로 처리했는데, 머리기사로 럼스펠드의 서신 내용을 소개한 다음 이어진 리포트 ‘심층취재-재천명 배경은’에서 서신을 보낸 배경을 짚었다.

    KBS "방위비 협상에서 우리를 압박하기 위한 포석"

       
      ▲ 8월27일 KBS <뉴스9>  
     

    KBS는 "작전권과 방위비, 모두 양국간 협의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미 국방장관이 이런 서신을 보낸 배경이 관심거리"라면서 "방위비 협상에서 우리측을 압박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그런 해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KBS는 "미 국방장관의 서신 내용에 대해 우리 정부 관계자들은 기존의 미국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이라면서도 "다음달 한미정상회담과 10월 한미연례안보협의회를 앞둔 시점에 미 국방장관이 직접 이를 다시 천명하고 나선 배경이 무엇이냐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KBS는 이어 "2009년으로 시기를 적시한데는 이양 자체에 대한 한국내 논란을 불식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면서 "전시 작전권 이양 시점보다는 방위비 분담 문제 등 다른 현안에 대한 입장 표명에 더 무게가 실린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MBC "분담금 협상을 작통권 조기환수와 연계"

       
      ▲ 8월27일 MBC <뉴스데스크>  
     

    MBC도 이날 KBS처럼 2꼭지로 관련 소식을 전했다. MBC는 두 번째 리포트 <협상 위한 포석>에서 "이렇게 방위비 협상을 코앞에 두고서 럼즈펠드 장관이 전시작통권 문제를 공식화했다는 점, 아무래도 예사롭지가 않다"면서 "결국 작전통제권과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연계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MBC는 "정부 당국자는 미 국방장관의 서신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있어 왔기 때문에 이번 편지 내용이 일종의 최후통첩성 통보는 아니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면서 "다만 서한이 전달된 시기가 지난 14일 부시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전군 야전지휘관회의 직후라는 점 그리고 다음 달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과 10월 한미 연례안보회의를 두 달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MBC는 "이미 우리측에 제시한 작전통제권 환수일정을 다시금 장관의 서한 형식을 빌려 명문화한 것도 미국측의 입장을 분명히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특히 이달 초까지 세 차례나 협상을 벌이고도 양측이 평행선을 긋고 있는 분담금 협상을 작전통제권 조기환수와 연계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보도했다.

    SBS "미국의 불편한 심기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8월27일 SBS <8뉴스>  
     

    SBS는 이날 <8뉴스>에서 모두 5꼭지로 관련 리포트를 구성했다. 방송3사 가운데 가장 많은 양을 할애했는데 뉘앙스가 KBS와 MBC와는 조금 다르다.

    SBS는 <8뉴스> ‘전시작전통제권 이것이 쟁점’에서 한미 양국의 입장차이와 "럼즈펠드 서한은 작통권을 내세워 한미동맹에 대한 한국의 명확한 입장과 분담금 협상에서의 양보를 요구하는 압박 카드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미국의 의도를 전하면서도 앵커멘트를 통해 "미국의 전격적인 입장 통보는 최근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의 역할을 둘러싼, 한국내의 계속되는 논란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SBS는 ‘정상회담 포석’에서 "럼즈펠드 장관이 한 달 가까이 더 남은 실무 논의를 제치고 직접 편지를 보낸 데에서 조기에 미국의 최종 입장을 못박아 논란을 끝내자는 뜻이 읽혀진다"면서 "특히 이번 편지가 부시 대통령이 참석해서 작통권 문제를 거론한 전군 야전지휘관 회의 직후 이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보내졌다는 게 관심거리"라고 보도했다.

       
      ▲ 8월27일 SBS <8뉴스>  
     

    SBS는 "작통권 이양 문제를 한국과의 주한미군 분담금 협상에서 지렛대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면서도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동맹체계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명확히 할 것을 요구하는 성격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분석했다.

    SBS는 리포트 말미에 "무엇보다 전시 작통권에 대한 실무 논의의 한 중간에 장관이 이런 편지를 보낸 것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참을성이 많이 줄었다는 한 외교 당국자의 말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SBS는 럼스펠드 서신을 둘러싼 정치권의 반응을 방송3사 가운데 유일하게 내보내기도 했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