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에코사이드』 외
        2020년 01월 12일 09:5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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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코사이드> – 생태학살자, 몬산토와 글리포세이트에 맞선 세계 시민들의 법정투쟁 르포르타주

    마리 모니크 로뱅 (지은이),목수정 (옮긴이)/ 시대의창

    지구에서 매해 80만t 뿌려지는 제초제를 구성하는 화학물질 ‘글리포세이트’를 중점적으로 다룬 책이다. 세계 최대 제초제 회사 몬산토가 ‘라운드업’이라는 이름으로 특허권을 소유했던 이 물질은, 땅‧물‧공기‧일상 용품, 무엇보다도 수많은 음식물에 퍼져 동식물과 인간에게 피해를 야기했다.

    시판 후 40년 만인 2015년 WHO 국제암연구센터에서 ‘발암 물질’로 가까스로 지정됐지만 여전히 판매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지속적으로 여러 과학적인 문제가 제기되었으나, ‘기득권 동맹’에 의해 묵살되었다. 그러나 저자는 더 이상 이러한 상황이 반복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제 상황은 우리와 미래 세대의 생존을 위협하는 “에코사이드”, 즉 생태학살로 발전했으며, 이를 저지하려는 세계 시민들의 행동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 과정을 촘촘히 기록함으로써 “생태학살이라는 평화에 반하는 범죄”(프란치스코 교황)를 중단시키기 위한 우리 모두의 변화와 실천을 촉구한다. 한국어판에는 저자가 직접 촬영한 14장의 사진, 프랑스어판 출간 이후 이야기에 대한 후기가 추가 수록됐고, non-GMO 자율표시제 등 관련 활동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경기도의 이재명 지사가 추천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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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크스주의와 한국의 인문학>

    전병준 (엮은이)/ 후마니타스

    마르크스의 탄생 200주년이 지나는 시점에 돌아보는 마르크스주의의 가능성과 의의란 과연 어떤 것일까. 그의 사상과 이념에 보낸 조종(弔鐘)마저 이미 오래전에 사라져 이제는 자취 하나 남지 않은 듯 보이는 상황에서 한국의 인문학 전공자들이 글을 모아 한 권의 책을 낸다는 것에 무슨 굉장한 의미가 있지는 않겠다. 그러나 그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이나 무작정한 비판을 버리고 적절한 거리를 설정하게 되면 비로소 마르크스주의가 우리에게 말을 건네기 시작한다. 경계도 없고 한계도 없는 자본의 무자비한 이동과 지배를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이때 자본주의의 바깥을 생각하게 해주는 유일한 가능성이 마르크스의 관점을 통해, 마르크스의 관점과 함께 새로운 내일을 사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철학과 정치학과 경제학과 한국 문학이라는 각각의 영역에서 제기하는 이 책의 물음과 답변이 만족스럽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떠한 순간에도 불가능의 가능성을 믿으며 조금씩 나아가는 이들의 발걸음에서 새로운 내일의 가능성이 펼쳐지기 마련이니, 이 책이 그러한 내일을 불러오는 하나의 움직임이 될 것이다. 조그마한 몸짓이 큰 변화를 불러오는 것처럼 이 책은 변혁과 봉기와 혁명에 관심 있고, 그러한 것들에 대한 희망을 저버리지 않는 이들의 동지가 되고 용기가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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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도 멈출 수 없다> – 여성의 삶이 달라져야 세상이 바뀐다

    멜린다 게이츠 (지은이),강혜정 (옮긴이)/ 부키

    세계 부자 순위 1위의 ‘아내’에서 세계 최대 자선단체의 ‘공동의장’으로 변신한 멜린다 게이츠의 첫 번째 에세이다. 1993년 빌 게이츠와 약혼 여행으로 떠난 아프리카에서 그녀는 비통한 빈곤의 현장을 마주 한다. 그 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퇴사한 후 가정주부로 살고 있던 1997년, 신문에서 아프리카의 빈곤과 질병 문제를 다룬 기사를 읽은 그녀는 ‘어째서 세계의 빈곤은 사라지지 않는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전 세계의 과학자들과 행동가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2000년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한 멜린다의 행보는 명예를 위해 재단을 세우고 책상 앞에서 자선을 실천했던 기존 부자들과 완전히 다르다. 그녀는 남편 빌 게이츠와 함께 350억 달러(41조 7천억 원)을 기부하고 ‘진짜’ 빈곤과 질병 원인을 찾아 전 세계의 ‘현장’을 누빈다. 해당국이 제공하는 통계 숫자는 신뢰하지 않고 자신의 경험과 재단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즉각적이고 확실한 해결책을 찾아낸다. 이 책은 그렇게 찾아낸 세계 빈곤 퇴치의 핵심인 가족계획, 무급노동, 조혼, 여자아이 교육, 직장 내 성 평등 문제 등 9가지 문제에 대해 그녀가 20년간 들인 노력이 들어 있다. 선의와 희망으로 세상을 돕는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현장에서의 경험으로, 지금까지 계산되지 않았던 수치와 데이터로 실제로 세계를 바꾸는 담대한 여정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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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동계 강의 – 상>

    남회근 (지은이),최일범 (옮긴이)/ 부키

    ≪참동계 강의≫에는 세 가지 들어 있다. 중국 동한 시대를 살았던 위백양 진인이 지은 ≪참동계≫ 원문과, 청나라 때 도가 전진교 용문파의 주운양 도인이 지은 주해서인 ≪참동계천유≫, 1983년 대만 시방서원에서 80회의 강의로 두 원문을 풀이한 저자 남회근의 강술이 서로 어우러져 있다.

    단경의 비조로 알려진 ≪참동계≫에는 역경의 변화 원리, 노장 철학, 단도(丹道)의 수련 방법이라는 세 가지 이치가 합쳐 있다. 여기에서 단도가 지향하는 바는 명확하다. 마음을 공의 경지로 이끌어 몸을 수련하라. 그러면 깨달음과 환골탈태의 경지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역경의 원리도 간결하다. 음이 극에 이르면 양이 생겨나는 법. 역경의 괘상으로 자연의 질서를 비유해 몸의 이치를 설명하는 것이다. 노장 사상은 일관된다. 허(虛)와 무(無)의 가치를 체득하라. 몸과 정신의 성장은 그럴 때 극에 이른다. 이 세 가지 원리를 깨달아 몸으로 증험할 수 있다면 곧 생명의 진리를 파악할 수 있고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장악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참동계≫에서 말하는 수도 공부의 핵심이다.

    수도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또 읽는다면 공부의 진정한 스승이 될 것이다. 불가와 도가의 이론과 실제에 하나로 관통할 것이다. ≪참동계≫가 천고의 비전임을 긍정하게 될 것이다. 종교에 관계없이 증득하고자 하는 수행자는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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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소 쫌 아는 10대> – 세상의 가장 작은 것이 만들 가장 큰 세상

    장홍제 (지은이),방상호 (그림)/ 풀빛

    화학의 가장 기본이 되는 ‘원소’를 다룬 책이다. 보통의 원소에 대한 책이 주기율표에 담긴 118개 원소를 개별적으로 다루며 그에 대한 단편적 지식을 전하는 데 그치고 있다면, 이 책은 원소의 과학적 정의는 물론 주기율표에 담긴 뜻과 그것을 읽는 법을 전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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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단하지 않는 힘> – 나한테 너그럽고 남에게 엄격한 사람을 위한 심리학

    대니얼 스탤더 (지은이),정지인 (옮긴이)/ 동녘

    수없이 후회해도 다시 빠지고 마는 편견과 착각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기본귀인오류의 모든 것. 어떤 행동에는 사회구조부터 개인의 기질까지 수많은 원인이 작동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흔히 사람이 이상해서 그런 행동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앞뒤 상황을 살피지 않고 성격이나 기질 탓으로 돌리는 것을 ‘기본귀인오류’라고 부른다. 너무 광범위하고 핵심적인 오류라서 ‘기본’이라는 단어가 붙었다.

    사람들 사이의 갈등 문제를 연구해온 사회심리학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개인적 에피소드부터 널리 알려진 사회적·정치적 사례, 유명한 심리학 연구들의 팩트체크까지 아우르며 기본귀인오류를 집중 해부한다. 나아가 기본귀인오류로만 답하기 어려운 ‘내로남불’ 현상, 개인의 책임, 편향의 장점 등 현실 속 애매한 문제들도 피해가지 않으며 타인을 이해하는 일의 어려움과 판단을 유예하는 힘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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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짓기와 거주하기> – 도시를 위한 윤리

    리차드 세넷 (지은이),김병화 (옮긴이),임동근 (해제)/ 김영사

    노동과 도시화 연구의 세계적 석학 리처드 세넷의 도시 독법. 이 책에서 그는 고대 아테네에서 21세기 상하이까지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도시에 대해 사유하고 제안한다. 파리, 바르셀로나, 뉴욕이 어떻게 지금의 형태를 갖게 되었는가를 돌아보면서 제인 제이콥스, 루이스 멈포드를 비롯하여 하이데거, 발터 벤야민, 한나 아렌트 등 주요 사상가들의 생각을 살펴보는가 하면, 남미 콜롬비아 메데인의 뒷골목에서 뉴욕의 구글 사옥, 한국의 송도에 이르는 상징적 장소를 돌아다니며 물리적인 도시가 사람들의 일상 경험을 얼마나 풍부하게 하고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킬 수 있는지, 혹은 그 반대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건설되는 물리적 도시인 ‘빌ville’과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정신적 도시 ‘시테cite’의 관계가 끊임없이 변주되어 있는 이 책에서, 세넷은 넓고 깊은 지식과 섬세한 통찰력을 발휘하여 닫힌 도시, 즉 건축적 분리와 사회적 불평등이 서로를 강화해주는 도시가 어떻게,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살펴보고, 그 대안으로 열린 도시를 제안한다. 열린 도시에서 사람들은 서로의 차이를 드러내고 받아들이며 복잡성을 다루는 기술을 습득할 수 있고, 기후위기 같은 단기적이면서도 장기적인 위협과 불확실성에 맞서서도 더 잘 회복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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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민주시민교육을 만나다!> – 어떻게 제대로 된 민주시민교육을 할 것인가?

    김성천,김형태,서지연,윤상준,임재일 (지은이)/ 맘에드림

    우리 헌법에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는 조항이 있다. 이것은 교육이 특정 정당을 위해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 교사의 정치적 표현의 금지하거나 수업에서 사회적 이슈를 배제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해석은 교사들로부터 시민으로서 기본권을 박탈한다.

    이 책은 이처럼 교사들도 경험하지 못하고, 알 수도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학생들에게 민주 시민의 역량을 가르칠 수 있는지를 묻는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민감한 현안을 다루지 못함으로써 재미없고 지루한 시간으로 전락한 교과 수업의 현실을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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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테의 집>

    최창원 (지은이)/ 가쎄

    최창원 장편소설.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 기억증강, 가상인격 등 첨단기술 소재 속에 피어난 애증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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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항에 사는 소년>

    강리오 (지은이)/ 소원나무

    부모에게서 학대를 당하는 세 명의 청소년을 비추고 있다. 복합적 학대에 시달리는 영유, 심리적 학대를 겪는 현재, 신체적 학대에서 벗어나려 가출한 배달 형. 이 셋은 우연한 계기로 만나 서로의 상처에 공감하면서 묵묵하게 서로를 보듬는다. ‘아동 학대’라는 무거운 주제를 섬세한 감정 표현과 묵직한 서사로 풀어내면서 청소년이 어른의 소유가 아닌 온전한 삶의 주체임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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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적 동의> – 지금 강조해야 할 것

    밀레나 포포바 (지은이),함현주 (옮긴이)/ 마티

    성폭력 사건의 핵심에는 늘 ‘동의 여부’가 있다. 이 책은 ‘동의 없음’을 성폭력의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를 제시한다. 그리고 ‘동의’ 개념이 어떻게 권력형 성폭력, 데이트 강간, 리벤지 포르노를 꿰뚫는지 보여준다. 성적 동의에 관한 이론과 쟁점을 폭넓게 다룬 입문서다.

    미디어에서 성적 동의를 등한시하고 무시하는 현실을 살핀 책이다. 기성 매체인 TV 드라마와 영화를 넘어 ‘하위문화’로 취급되던 로맨스 소설(126쪽)과 팬픽(159쪽)까지 영역을 넓혀 보는 것은 유의미한 시도이다.

    대중 매체에서 성과 섹슈얼리티를 다루는 방식은 여전히 남성 중심적이고 ‘동의’에 무관심한 편이지만 몇몇 의미 있는 시도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앞서 언급한 「겨울왕국」이 한 예다. 「데드풀」과 「데드풀 2」는 ‘동의 철회’ 장면을 영화의 코믹한 톤을 해치지 않으면서 진지하게 그려냈다.(135쪽) 이 책은 우리는 그냥 지나쳤던 장면들을 새롭게 보게 되는 눈을 가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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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인 복지에서 삶의 향유로> – 이범헌의 문화향유권과 문화예술정책 이야기

    이범헌 (지은이)/ 밈

    헌법에 보장된 문화를 향유할 권리를 살려내는 길이 향유자와 창작자 모두가 상생하는 길이며, 예술인 복지의 토대를 마련하여 우리 국민의 문화예술 향유로 나아가는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예술정책들을 제안한다. 즉, 국민들의 행복한 삶으로의, 기본 권리인 ‘문화향유권’보장이라는 차원에서 예술인 복지부터 향유하는 삶으로까지, ‘문화예술 지원정책’을 담았다. 특히 저자의 문화예술 현장의 다양한 경험과 연구에서 나온 문화예술 지원정책은 독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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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도서관저널> 2020.1.2

    (주)학교도서관저널 (지은이)/ (주)학교도서관저널

    특집1 책·독서에 관한 책 100

    042 인간과 책의 공존에 힘쓰는 사람들 김순필
    044 만지고 뜯어보고 맛보는 책?! 김지올
    046 책은 또 다른 책으로 이어지고 강은슬
    048 살아가는 데는 늘 책이 있다 김혜원
    050 책을 읽었더니! 김혜진
    054 책을 읽는 책 신은영, 우윤희, 이양미, 장재향
    058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책덕후의 길 서영빈
    060 책을 사랑하게 만드는 책 민호기
    062 왜 책을 읽어야 할까? 김미현
    064 읽기, 엄숙함을 버리고 깃털처럼 가볍게! 김언동
    066 책을 왜 읽어야 하냐고 묻는 민규에게 서강선
    068 책 속에서 발견한 이색 독서법 이보람
    070 더 맛있는 독서를 위한 최윤정
    072 판타지 공간에서 안내하는 책 읽기의 힘! 고정원
    074 만화가 꿈꾸는 책들의 세상 왕지윤
    076 사람들은 언제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을까? 남미자
    078 그것을 알려 주마!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정은주
    080 그들의 독서를 탐하라! 최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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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룡은 긁지 않아>

    르웬 팜 (지은이),이순영 (옮긴이),모 윌렘스 (기획)/ 북극곰

    모 윌렘스의 코끼리와 꿀꿀이는 책을 좋아해 시리즈 다섯 번째 이야기. 미국의 유명 어린이 TV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의 작가이자 칼데콧 상 수상 작가인 모 윌렘스와 수많은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린 베스트셀러 작가 르웬 팜이 함께 만들었다.

    공룡 친구들이 가려워한다. 하지만 공룡에게는 아주 중요한 규칙이 있다. 바로 ‘공룡은 긁지 않는다’는 것이다. 커다란 바위에 그렇게 써 있었다. 그럼 공룡은 가려울 때 어떻게 할까? 책을 펼치는 순간, 너무너무 가려워서 자꾸자꾸 긁고 싶은 공룡 이야기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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