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생각 종교적 낙관같다" vs "인신공격 말라"
    2006년 08월 26일 12: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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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노무현 대통령과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한미FTA와 비정규직 문제를 놓고 벌인 논쟁을 청와대와 송영길 열린우리당 의원, 심상정 의원의 브리핑을 참고해 대담 형식으로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편집자 주>

노무현 대통령(이하 노) – 대선 때 나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안 좋아 하는 일을 하게 돼 진땀을 빼고 있다. 오늘은 토론 자리가 아니라 대통령의 진의를 밝히는 자리로 생각해 달라. 오늘은 토론의 자리보다 대통령의 진의 밝히는 자리로 생각해 달라.

노대통령, "오늘은 토론자리가 아니라 내 생각 밝히는 자리"

심상정 의원, 기업들이 예전에는 해고가 어려워 정규직 채용을 기피했다는데 요즘에는 차별대우가 편해서 정규직을 안 쓰고 비정규직을 쓴다고 한다더라. 임금 문제 등 차별 해소 먼저 하는 게 좋지 않겠나. 차별 해소를 해서 한 3년 뒤에 기업 비정규직 쓸 근거 없어진다고 하면 비정규직 문제의 상당한 해법이 되는 게 아니냐.

심상정(이하 심) – 먼저 비정규직 문제를 언급해줘서 고맙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비정규법안은 사용자가 채용 의지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이 아닌가. 정부는 차별 해소라도 해보자는 취지인데 문제는 차별 해소의 효과가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있느냐 하는 거다.

민주노동당은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정책이라면 다소 원칙에서 멀다 하더라도 원칙을 실현하는 과정으로서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의 연구용역에서도 나타났듯이 그 효과가 의문스럽다. 이런 실정에 대해 대통령께서 정확히 보고받는 게 필요하다 본다.

– 괜히 노동 문제 꺼내서 본전 안나오는 장사를 한 것 같다. 심상정 의원이 토론을 잘 하는 것 같다. 정부에서는 노동위원회가 노동자 편에 서기 때문에 노동위원회를 강화하고 근로감독관을 대폭 충원하는 방안에 대해 노력하고 있다. 당초 근로감독관 700명을 충원하려 했으나, 행자부에서 잘려서 400여명이 된 걸로 알고 있다.

   
▲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25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노무현 대통령과 한미FTA 특위 위원들의 만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 상황이 급박하다. 850만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는 정말 생존의 문제다. 민주노동당이 원내 진출도 했는데 극단적 투쟁은 삼가야 한다는 지적을 많이 하는데, 이 사람들은 다 먹고 살기 위해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다. 50~60대 나이 든 노동자들이 포스코 본사를 점거할 때는 목숨을 건 것이다. 실질적으로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노동문제, 한미FTA 문제 보면서 또 한번 갖게 되는 생각이 대통령이 찬성 논리만 아니라 절반의 반대 의견과 노동자, 농민 의견에 대해 정보를 균형 있게 접하고 있는지 많은 사람이 의구심을 갖고 있고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반대하는 절반의 국민도 국민이다.

"일주일 시간 주면 FTA 반박자료 정리해드리겠다"

– 나도 그런 이야기 많이 듣고 있다. 그래서 현장의 정보를 바로 접할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노동운동한 사람들, 386, 요즘에는 정치인들을 만나고 있는데 현장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인적 구성은 돼 있다고 본다.

– 오늘 대통령께서 가장 잘 돼 있다고 주신 한미FTA 홍보 자료는 찬성논리로만 구성된 자료다. 일주일 시간을 주시면 똑같은 주제에 대해 반대하고 우려하는 사람들의 반대논리로 구성된 반박자료를 정리해드리겠다.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

– 정리해서 보내 달라.

– ‘바다이야기’ 같은 사행성 도박 산업이 국지적 해일이라면 한미FTA는 한반도 전체를 삼키는 쓰나미가 될 거라는 우려가 높다.

– FTA는 전 세계적인 대세이다. 한미FTA를 추진한 첫 생각은 세계시장에서 ‘왕따’가 되서는 안된다는 거다. FTA에서 동아시아는 후발주자고 한국은 뒤처지고 있다. 미국에게 왕따 당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생각해봤다. 뒤에 따라가서 문을 열어주면 괜찮은데 안 열어주면 큰 일 아닌가.

일본이 미국과 먼저 FTA 하면 우리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나. 일본이 미국하고 중국이 미국하고 먼저 FTA를 체결하면, 불안하고 대충 따져 봐도 우리가 낙오된다. 한미FTA를 체결하면 얼마가 남을지 모르지만 뒤처지면 곤란하다.

"미국 압력 없었다"…"한미 FTA의 국익 근거 제시 못하고 있다"

미국의 압력으로 하냐는데 미국의 압력은 없었다. 미국도 미국의 생각이 있고 또 주장이 있을 수 있다. 미국이 말한다고 해서 그것을 다 압력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 정치 안보적으로도 강대국인 프랑스의 드골이라도 미국 눈치 안 볼 수 없고 중국은 중원의 중심인데도 중국 지도자도 미국에 대해 노골적으로 NO 못한다.

미국이 한미FTA를 선택한 것이지만, 나는 우리가 끌어들인 것으로 설명하고 싶다. 처음엔 미국이 FTA에 적극적이지 않아 걱정이었다. 김현종 본부장이 미국 끌어안을 테니 한번 해보자 이야기 한 적도 있다. 최선을 다해 협상하겠다.

– 한미FTA가 이른바 ‘국익’이라면서도 정부는 그 타당성에 대해 신뢰할 만한 근거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세계화 과정에 참여 여부 문제를 숫자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아니다. 쌀 한 말 메고 시골에서 서울로 유학 갈 때 새로운 세상에 많은 기회가 있다는 논리 말고 그 이상 무엇을 말 할 수 있겠나. 큰 틀에서 봐야지 전자계산기 두드릴 일이 아니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물려드는 것도 다 큰 흐름으로 그런 거다. 계산된 것도 보지만 수치는 별로 믿지 않는다.

– 대통령이 한미FTA에 대해 긍정적 확신과 소신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많은 사람들이 그 확신의 근거를 공유 못해 고통 받고 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다. 국민들은 졸속 추진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대통령의 소신 공유 못해 고통받는 국민들 많다"

– 예상되는 국내 피해에 대해서 최선을 다해서 대비하겠다. 농업분야와 관련해서는 농촌 노인들이 지금 60세인데 10년 뒤면 70세가 된다. FTA가 없더라도 농촌에 대한 복지대책은 세울 수밖에 없다. 물론 119조안에 포함돼 있는 것이다. 공업 분야는 일단 국회가 1차적으로 잘 대비해 줬으면 좋겠다. 특히 중소기업과 관련해 기술개발 부분에 대해서 정부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또 정부가 방심하지 않고 협상과정에서 함정에 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비준을 안 할 값에 국회에서 협상 과정을 챙겨 달라. 어떤 전제 조건 없이 토론할 수 있어야 된다. 공청회를 엎어버리고 하는 일들이 많았는데 진지하게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 밀어붙이지 않고 정상적 절차 통해 추진하겠다.

– 밀어붙이지 않는다면 임기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거냐.

– 법에 따라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내에 이 조건으로 안된다는 공론이 있지 않는 한 이대로 밀고 간다.

– 절반의 반대 의견 무시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반대 의견 묵살한다는 뜻이냐.

– 다 설득해서 갈 수 없지 않냐. 슈퍼마켓과 재래시장이 어렵지만 지금 이 시대에 지키자는 것도 무리 아닌가. 지금까지 우리가 많은 개방을 했고 어쩔 수 없이 열었지만, 이 모든 것을 우리 한국 사람들은 다 이겨냈다. 실패한 적이 없다. 한국인의 손은 신의 손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인들은 이론적으로 안되는 것을 뛰어넘을 수 있는 특수한 능력을 갖고 있다.

"종교적 낙관처럼 보인다" vs "인신공격성 발언 하지 마라"

– 대통령 말씀은 종교적 낙관처럼 보인다. 

– 인신공격성 발언을 안 해 줬으면 좋겠다.

– 인신공격성 발언이 아니고 대통령 말씀 내용이 그렇다. 과거 성공은 관세 영역이고 FTA는 비관세 영역이다. 한미FTA로 사회경제적 제도를 바꾸자는 건데 미국은 바뀔 것이 없지 않나. 우리 사회의 거대한 변화가 예상되는데 전혀 준비되지 않고 있다.

전자계산기를 두들겨 숫자를 내놓으라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거대한 제도 변화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응할 체계적 준비가 전무하다는 게 한미FTA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핵심이다.

한미FTA가 나라의 미래의 성패를 좌우할 주요 정책 결정이기 때문에 국민 투표를 통해 사회적 갈등과 대립을 해소하고 내부적 개혁의 동인도 만들어나갈 수 있다. 예전에 대통령도 정치적으로 중요한 문제 국민들로부터 검증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지 않았느냐.

– 국민들 뜻은 국회 비준에서 대변될 것이다. 국민투표가 반드시 긍정적인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유효한 방안이 아닐 수 있다. 이제 그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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