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란 무력 충돌 본격화
    이란, 미군기지에 보복 미사일 발사
    트럼프 "지금까진 매우 좋다", 이란 작전명 '순교자'
        2020년 01월 08일 01: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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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혁명수비대가 8일(현지시간) 새벽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 등 미군이 주둔하는 이라크 군기지 여러 곳에 탄도미사일 수십 발을 발사했다. 이로써 미국과 이란의 군사충돌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란 국영TV는 이날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 암살에 대한 보복으로 미군 관련 시설에 대한 공격이 오전 1시 30분경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도 “이란이 12발 이상의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 미사일은 미군과 연합군이 주둔하고 있는 이라크의 알아사드와 아르빌 기지를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앞서 이란 의회 헌법수호위원회는 전날인 7일 긴급회의를 열어 미국의 솔레이마니 사령관 암살을 ‘테러 행위’로 규정했고, 의회는 미군 전체와 미국 국방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미국에 군사적 보복을 가하기 위한 법적 절차를 거친 것이다.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도 같은 날 미국에 보복하기 위한 시나리오 13개를 고려 중이라며 “13개 가운데 가장 약한 경우가 ‘미국인에게 잊지 못할 역사적인 악몽’이 될 것”이라고 공격을 예고한 바 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동에서 즉시 스스로 나가지 않으면 그들의 시체가 중동을 뒤덮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혁명수비대는 미국에 대한 보복 공격을 이행한 후 낸 성명에서 “미국이 이번 미사일 공격에 반격하면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미사일 공격 작전의 이름을 ‘샤히드(순교자) 솔레이마니’로 정했다. 이번 이란의 공격시각은 지난 3일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살해된 시각과 같다. “우리의 강력한 보복은 이번 한 번만이 아니라 계속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혁명수비대는 “미국이 이번 우리의 미사일 공격에 반격하면 미군 기지가 있는 제3국도 우리 미사일의 표적이 될 것”이라며 “미국의 우방도 우리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미국의 반격에 가담하면 그들의 영토가 우리의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만약 아랍에미리트(UAE)에 주둔하는 미군이 이란 영토를 공격하는 데 가담하면 UAE는 경제와 관광 산업에 작별을 고해야 할 것”이라며 “두바이가 우리의 표적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또한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면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하이파를 미사일로 공격하겠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지원하는 무장 정파다.

    이란이 보복에 나설 경우 즉각 반격할 것이라고 경고해온 미국 정부는 이란을 공격 주체로 지목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하는 긴급회의를 소집해 대응책 마련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오전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스테파니 그리샴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은 이라크에 있는 우리 시설이 공격받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브리핑을 받았고,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응에 대해선 “국가안보팀과 협의 중”이라고 했다.

    미 국방부의 조너선 호프먼 대변인은 “이라크 내 미군 주둔기지로 날아온 미사일은 이란 영토에서 발사된 것이 분명하다”며 “해당 지역의 미국 요원과 파트너, 동맹을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며, 맞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라크 내 미군 주둔기지가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과 관련해 “괜찮다”며 “사상자와 피해에 대한 평가 작업이 현재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는 매우 좋다(So far, so good)”, “우리는 전 세계 그 어느 곳보다 단연코 가장 강력하고 가장 좋은 장비를 갖춘 군을 보유하고 있다”며 “나는 내일 아침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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