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 대통령 "'비전 2030'은 여당에 주는 선물"
        2006년 08월 24일 03: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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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0일 열린 장기재정계획 ‘비전 2030’의 당정청 설명회에서 "(‘비전 2030’은 내가) 당에 주는 선물"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이것(비전 2030)이 우리의 정체성이 될 수 있고 좌표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병두 열린우리당 홍보기획위원장은 24일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에 기고한 글에서 이 같은 사실을 소개하고, "(비전 2030은) 낙오자 없는 세계화, 지속가능한 세계화, 사회통합적 시장경제, 사회국가를 향한 전략의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복지국가에 관한 중장기계획은 (한나라당에 대한) 대항마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200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으로 확정된다면 성장, 개발이 한 쪽의 국가목표로 자리 잡을 것이다. 만약 박근혜 전 대표가 된다면 선진화를 기치로 내걸겠지만 상당히 보수적인 흐름으로 인상지어질 것이다. 각각의 한계와 장점이 있다."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비전 2030’이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포석의 성격을 갖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열린우리당은 그러나 노 대통령의 ‘선물’을 매몰차게 뿌리치는 모습을 보였다. 증세에 따른 정치적 부담 때문이다. 정부는 2006-2010년까지 4조원, 2011-2020년까지 300조원, 2021-2030년까지 1,300조원이 넘는 재정이 필요하다고 여당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설명회에서 여당측 인사들은 노 대통령이 구상하는 ‘복지국가’의 모델에 대한 이견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지난 21일 의총에서 "우리나라가 정말 스웨덴이나 스위스 같은 복지가 많은 모델로 가는 것이 좋은지 하는 논의도 있었다"고 전했다.

    강 정책위의장은 "우리 국민들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비교적 정부에 의존하기보다는 자기가 노력으로 잘 살고자 하는 좋은 국민성을 갖고 있어 지나치게 정부에 의존하는 복지국가를 본볼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도 했다"고 소개했다.

    또 "안보 상황으로 봐도 강대국 사이에 끼여 있어서 이런 환경때문이라도 느슨한 복지국가보다 열심히 일해서 강대한 경제국가를 만드는 성향이 있다고 본다"고 복지국가 모델에 반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강 정책위의장은 "복지사회를 이루기 위해 국민들이 어떠한 부담을 더해야 하는지 등을 논의하기 위한 토론 자료"로 ‘비전 2030’을 평가절하했다.

    여당의 이 같은 반발에 따라 당초 21일로 예정되어 있던 정부의 ‘비전 2030’ 발표 일정은 연기됐다. 여당은 발표 시점을 가급적 늦추고, 발표 주체도 프로젝트에 참여한 국책연구원으로 ‘급’을 낮추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노 대통령이 주려던 ‘선물’이 여당에는 ‘애물’이 되어버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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