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직 국방장관들 "노대통령 말려달라"
    김근태 "예의를 지키지 않아 유감스럽다"
        2006년 08월 23일 06:49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김의장께서 노무현 대통령을 말려달라" (김성은, 오자복 전 국방장관)
    "여러분이 대화의 예의를 지키지 않아 유감스럽다" (김근태 의장)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과 전직 국방장관들이 전시작통권 환수 문제를 둘러싸고 설전을 벌였다. 김 의장과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인 성우회 멤버들과의 23일 면담 자리에서다.

    성우회 멤버들은 "작통권 환수는 백해무익하다"며 "노 대통령을 말려달라"고 부탁했고, 김의장은 "당론과 장군님들 생각과는 분명히 다르다"면서 "여러분들이 대화의 예의를 지키지 않아 유감스럽다"고 불쾌한 낯을 감추지 않았다.

       
    ▲ 열린우리당 김근태의장이 23일 오후 영등포당사에서 전직 국방부장관 및 성우회 회원들을 만나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면담에서 성우회 멤버들은 작통권 환수 반대 논리를 폭포처럼 쏟아냈다.

    김상태 성우회장은 "지금 북이 핵을 제조하고 있고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이러한 미묘한 시기에 한미연합사를 해체하는 뜻과 같은 전시작통권 환수의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김성은 전 장관은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이렇게 국가안보를 유지하고 민주주의 번영과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은 한미동맹 때문"이라며 "노무현 대통령께서 전시작전권을 미군으로부터 회수해야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북이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을 무더기로 발사하고 있는데도, 작통권을 환수하려고 한다"면서 "미군 모두 나가고 우리 빨가벗고 있는데 어떻게 되겠는가"고 반문했다.

    그는 "김근태 의장을 찾아와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설득해달라고 왔다"면서 "대통령은 우리가 가서 만나려고 해도 만나주지 않는다. 그러니까 노무현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김의장께서 어떻게 하든지 말려주기 바란다"고 읍소했다.

    이상훈 전 장관은 "전시작통권 문제가 미국이 우리나라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 "지금 작통권 환수를 따지는 것은 백해무익하다"고 주장했다.

    오자복 전 장관은 "북한의 핵 공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미국의 핵우산에 들어가는 것"이라면서 "지난 60년 동안 우리는 평화 번영 했다. 이것은 모두 주한미군, 한미연합사의 도움이다. 당의장이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서 기필코 말려 달라."고 또 다시 김 의장과 노 대통령을 ‘분리’했다.

    박세직 재향군인회장은 "전시작통권 문제는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민에게 바르게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여야를 떠나 국민개도특별위원회를 만들어 국민의 이해를 위해 도와야 한다"는 이색적인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성우회 멤버들의 발언을 듣고 난 김 의장은 평소의 그답지 않은 직설적 어법으로 불쾌하다는 감정을 드러냈다.

    김 의장은 ‘노 대통령을 말려달라’는 성우회 멤버들의 발언이 많이 거슬렸던 듯, "여러 장관님과 장군님을 모신 것은 여러분의 고심을 존중한다는 것인데 대화의 예의를 지키지 않아 유감스럽다"고 말을 꺼냈다. "이쪽의 충정을 고려해서 말씀을 해주시길 바랬는데 아쉽다"고도 했다. 당초 면담 제안을 받고 "불필요하지 않겠나 생각했었다"면서 "(면담 결과가) 다소 유감스럽다"고 했다. 괜히 만났다는 듯한 뉘앙스였다.

    김 의장은 이어 "(작통권 환수는) 노태우 정권 때 대선공약이었고, 이 대선 공약이 김영삼 정권 때 평시작전권환수로 이어졌다. 그 때 여기 계시는 분들을 포함해서 대부분 환수로 규정을 했다. 그런데 지금 안 된다는 것은 조금 정치적인 입장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설득력이 높지 않다. 아쉽다."고 성우회 멤버들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김 의장은 "(여당의) 당론이 장군님들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 드린다"면서 이들의 요구를 일축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