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민주노동당 '보수정당'과 뭐가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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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8월 23일 04: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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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에게 민주노동당은 어떤 의미로 다가가고 있을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울산도 그만큼 변했다. 그 속에 진보운동을 이끌어왔던 세력은 또 얼마나 변했을까. 진보진영의 ‘총화’라 할 수 있는 민주노동당은 그 변화 속에 탄생했고, 울산은 그 훨씬 이전 시기부터 진보정치에 대한 희망을 싹틔워왔다.

울산은 민주노동당이 진보운동 50년만의 ‘원내진출’이란 감동에 휩싸여있을 때도 이미 구청 두 곳을 접수(?)한 상태였고, 전국에서 창원과 울산 북구 2곳에 불과한 지역구 국회의원 중 한곳으로 ‘민주노동당 텃밭’이었다.

민주노동당이 탄생하기 전부터 진보운동의 ‘진앙’으로 여겨지던 울산은 민주노동당이 원내진출 1년 반이 채 넘기도 전인 2005년 9월말 조승수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사실상 ‘강탈’ 당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손으로 뽑은 지역의원의 직위 ‘강탈’에도 불구하고 울산지역내 노동자들의 ‘분노’는 조직되지 못했다.

바로 이어진 10.26재보궐선거에서 패했으며, 올 5.31 지방선거에서는 노동자 도시의 심장부인 동구와 북구에서도 구청장 선거에 패하고 말았다. 지난 10여년 동안 누려왔던 민주노동당의 ‘텃밭’은 97년 노동자 대량해고를 감행했던 한나라당에게 빼앗기고 만 것이다.

울산의 패배는 민주노동당에게 ‘치명적인 위기’의 상징으로 부각되었다. 그러나 선거패배 이후 지금까지도 민주노동당은 그 패인에 대해 공개적으로 진단하고 분석하고 그에 대한 대응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패배도 습관처럼 받아들이거나 어물쩍 넘어가게 되고 어떻게 되겠지 하는 도박심리와 안이함이 자리하게 되는 것인데, 지금 민주노동당이 바로 그런 것은 아닐까.

어떠한 충격에도 꿈쩍하지 않는 당에 대해 야멸찬 비판을 들이대는 일도 별다른 의미를 느낄 수 없는 허탈감이 자리하는 것은 또다른 ‘위기’의 징표가 아닐까 싶다. 오늘은 그 허탈감을 벗어나 울산지역의 비판여론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민주노동당, 예견된 패배

울산의 패배는 예견된 것이었다. 당 지도부의 전원사퇴를 불러왔던 ‘울산 패배’는 당내 ‘위기논쟁’을 불러일으켰지만 올해초 당직선거를 치르면서 사실상 방치상태에 놓여졌다. 혁신을 부르짖던 당 지도부도 울산의 활동가들도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에 대해 공유되지 못한 채 지방선거를 맞이했고, 또 패배했다.

   
▲지난해 10.26 재선거에서 울산 북구에 출마한 민주노동당 정갑득 후보
 

‘울산의 패배’가 몇 달만에 해결될 사안은 아니겠으나 문제는 ‘울산의 패배’가 향후 당 전체에 미칠 영향과 파급력이 어디까지 미칠지 아무도 진단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더 큰 ‘위기’를 불러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이기는 싸움이 아니라 얼만큼 지지 않는가가 관건이다.” 울산시장 선본은 아주 냉정하고 현실적인 목표를 내세웠다. 목표는 당 지지율 30%. 시장 선거를 통해 당 지지율이 26%를 넘었으니 그나마 목표치에 근접한 셈이다. 또한 2002년 지방선거 당시의 지지율 28%에 근접했다는 것으로도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이같은 지지율은 ‘정당비례선거’ ‘지방선거 선거구획정’ 등의 변화를 고려하면 사실상 패배로 규정되고 있다.

"민주노동당이 보수정당과 무엇이 다르냐?"

10.26재보궐선거와 울산 북구청장 선거 패배의 원인은 공통점이 존재하고 있다. 10.26 재보궐선거시 당에서 결정한 국회의원 후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강하여 “선거에 패배하는 것도 문제지만, 선거에 이겨도 문제”라는 당내 여론이 팽배하였다. 소위 공직선거에 나서는 ‘후보자의 자격문제’가 유권자들에겐 소리없는 평가잣대가 되고 있었다.

다양한 정치인을 배출했던 울산은 이제 “무조건 민주노동당 지지”라는 등식을 걷어치울 태세를 보였다. 수많은 지방의원과 3차에 걸친 구청장을 겪어봤던 노동자에게는 ‘민주노동당 후보’에 대한 눈높이가 달라져 있었던 것.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2004년 총선 이후 오히려 정파간 극심한 대결양상 속에 공직자를 자기정파 사람을 뽑겠다는 정치적 야욕만이 작용했을뿐, 지역노동자와 주민들이 민주노동당의 공직후보에 거는 기대감에 답하지 못한 결과였다.

“2002년 동·북구에 당선된 지방의원 가운데 5명 정도가 탈당하여 한나라당 또는 정몽준 편으로 귀화했다.” “이번에 출마한 강석구(북구청장 후보, 한나라당)과 정천석(동구청장 후보, 무소속으로 정몽구 지지)은 모두 민주노동당 당원이었다는 거 아십니까?”

울산에서는 별로 새롭지 않은 이야기인듯 무심코 던진 이 말에 충격과 함께 할 말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 지방선거에 나선 이들은 보수정당 또는 재벌편에 서있으면서도 자신들이 노동자 출신으로 노동자들을 위해 일할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것이 먹히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민주노동당 당원이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노동자들은 별로 없어 보였다.

민주노동당을 배신하고 보수정당에 몸을 실은 이들과 맞붙어 싸운 민주노동당 구청장 후보는 모두 패배하였다. 어쩌면 온전하게 보수세력과 맞서 싸웠다면 오히려 걱정이 덜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을 배신한 후보에게 구청장 자리를 빼앗긴 사실을 어찌 평가해야 하는가?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보수성만을 탓하기에는 민주노동당의 위상과 영향력은 참으로 ‘위기’ 그 자체임을 실감하게 하는 결과였다.

선진노동자나 활동가들은 노골적인 비판이 쏟아졌다. “민주노동당이 보수정당과 무엇이 다르냐”고 항의성 질문을 던졌다. 민주노동당이 이름에 걸맞는 ‘진보정당 활동’을 벌이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비판이 실려있는 말이다.

어찌 보면 정치신인 답지 않게 보수정당 뺨치는 ‘권력지향형’ 정치활동가나 ‘비민주적 조직운영’ 행태 등이 아무런 반성이나 혁신 없이 여전히 행해지면서 지역노동자와 주민들의 ‘진보정치’에 대한 열망과 기대감은 절망으로 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울산의 선진활동가들은 당내 정치활동가 또는 정당인을 ‘정치꾼’이라 불렀다. ‘정치꾼’이란 소위 폼만 잡고 다니면서 ‘권위주의’를 풍기며 실제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실제적인 정치활동은 하지 않는 정치인을 가리키는 것은 아닌가. 능력은 안되면서 노동자 앞에서 ‘권위’적이며 ‘계급이 높은 분’ 흉내를 낸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보수정치인과 진보정당의 정치인이 뭐가 다르냐고 따져 묻는 노동자에게 항변조차 할 수 없었다.

민주노동당이야말로 심판 받아야 한다

울산에서 민주노동당은 ‘여당’의 지위를 누려왔다. 동구와 북구는 거의 민주노동당 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동자도 당도 스스로를 ‘여당’이라 표현한다. 그러나 10년 가까이 집권한 ‘여당’으로서의 민주노동당은 ‘지방권력 심판론’의 대상이 되었다.

   
▲지난 5.31 지방선거에 출마한 울산지역 민주노동당 후보들
 

울산지역 선진활동가들과 노동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노동자들의 억센 한마디 한마디에는 당에 대한 단순한 비판을 넘어 절망과 분노를 감지하게 했다. 노동자들은 평상시에 아무런 활동도 보여주지 않다가 선거시기만 되면 나타나서 “노동자는 무조건 민주노동당을 찍으라!”는 당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냈다.

“노동자라는 이유로 민주노동당을 ‘당연히’ 찍어야 하냐”며 항의를 받는다고 노조간부들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민주노동당이야말로 심판을 받아야 하는데…” 노동자는 흐지부지 말끝을 흐렸다.

그렇다고 한나라당을 찍겠다는 것은 아니다. 민주노동당이 잘했으면 현장 노동자들이 그렇게 말하겠냐며 실망감을 표했다. 민주노동당에 대한 기대감 만큼이나 실망감이 커지고 있는 현실이기에 아예 선거를 포기하겠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었다.

노동자=민주노동당 등식 사라져

유권자이자 민주노동당의 주인이어야 할 노동자들은 당에 대한 실망과 기대가 교차하면서 참고 기다려온 10여년간의 침묵을 깨고 “할 말은 하겠다”는 분위기로 반전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민주노동당이 정신차리도록 해야 한다”며 선진 노동자들은 목청을 높였다. 유권자로서의 노동자를 의식하거나 노동자를 위한 일상적인 정치활동이 부재한 것에 대한 질타였다.

노동자 밀집지역은 타지역에 비해 월등히 유리한 조건에서 선거를 치르고 있다. 울산, 거제, 창원 등이 대표적인 지역이다. 특히 울산은 현자 등 강력한 노동운동의 핵심세력이 버티고 있어 어떤 지역보다 유리한 조건에 있으며, 기초의원과 구청장, 국회의원 등 진보정치인을 배출한 곳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어떻게 되겠지”, “노동자가 아무리 그래도 민주노동당을 배신하겠는가”라는 정서가 깔려있었다.

그러나 10.26 재보궐 선거와 지방선거의 패배로 ‘노동자의 표 = 민주노동당표’라는 등식은 허물어지고 있다. 노동자의 밀집지역에서 민주노동당은 자신의 핵심지지층인 노동자들로부터 배척당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는 현실은 곧 당의 위기를 표현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렇다고 비판적인 여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배신한 몇몇 의원을 제외하면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노동자 출신이지만 실력과 능력면에서 보수정당보다 밀리지 않으며 또는 부정부패행위 등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민주노동당 의원에 대한 지역의 평가는 역설적이게도 우호적이다.

지역주민 바람과 정반대로 달리는 민주노동당

가장 평가를 받는 지점은 ‘청렴과 성실’이다. 울산에서 배출된 공직자들이 보수정당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여론은 지난 재보궐선거와 이번 지방선거에서 ‘공직 후보의 자격시비’가 불거지면서 지역내 ‘긍정적인 평가’를 뒤집어놓았다. 유권자들의 바람을 또다시 저버린 셈이다. 민주노동당의 결정은 노동자와 지역주민들의 바람과 정반대 방향으로 치달으면서 기본적인 신뢰성과 긍정성마저 제 발로 차버린 꼴이 되었다.

울산시장 후보선출에 민주노총 조합원 전체 투표에 붙여진 이유도 민주노동당내 ‘공직후보자 선출’에 대한 신뢰성 문제와 지역의 ‘부정성’에 기인했다고 할 수 있다.

그나마 긍정적인 여론의 대부분은 몇몇 의원 개개인에 국한되어 있다. ‘긍정적인 평가’에 ‘민주노동당’은 빠져있다. 소위 당의 이름으로 지역정치, 지방정치, 또는 노동자와 주민자치 등을 강화하기 위한 정치활동이 부재했다는 점이 당을 비판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또한 ‘공직 후보선출’에 대한 불신과 ‘정파간 권력 나눠먹기식’ 행태 등으로 인해 지역 노동자와 주민들의 여론이 반영되지 않는 구조에 대한 비판여론이 더욱 크다.

노동자가 민주노동당 봉이냐

소위 의원에 대한 평가 따로, 당에 대한 평가 따로인 셈이다. 기초의원, 시의원, 기초단체장, 국회의원 등 모든 공직자를 배출했지만 노동자와 주민들을 위해서 한 게 뭐가 있냐고 항변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에 대해 ‘권력을 줘도 써먹지 못하는 정치적 무능력’을 질타하고 있는 것이다.

최소한 진보정당이라면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있는 문제, 비정규직 문제나 고용불안, 지역내 보수정치권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 ‘당의 이름으로’ 비판하고 대응하고 대중적 여론조성을 위해 투쟁했어야 한다. 그러나 그동안 당은 노동자를 ‘표’로만 생각할 뿐, 또는 정파간의 ‘정치적 출세’를 위해 노동자 대중을 동원했을뿐, 진정한 진보정치활동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한마디로 ‘베짱이’였다. 보수정치권은 그 틈새를 이용해서 노동자와 지역주민들의 마음을 돌려놓는데 총력을 기울였고 상대적으로 민주노동당과 비교할 때 유권자들을 두려워할 줄 하는 ‘정치’를 해온 셈이다. 울산에서 한나라당은 타지역과 달리 ‘깨끗하다,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점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울산은 소중한 ‘권력’을 이렇게 내놓고 말았다. 소위 울산을 ‘수권’하는 데 실패하였다. 울산의 실패는 민주노동당이 진정으로 ‘수권능력’이 있는가를 의심케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대안세력이 될 수 없다’는 지역 심판이라는 점에서 그야말로 ‘위기’ 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실천의 부재, 주민과의 ‘소통의 부재’를 불러와

울산만이 아니라 민주노동당 지역조직의 대부분이 일상적인 정치활동의 부재가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었다. 그 원인으로는 상근인력의 한계, 과중한 업무, 사무처리와 당원관리 등 관리업무의 과다 등 당내 재정과 인력, 활동역사의 한계 등이 지적되기도 한다.

울산 역시 이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앓기는 마찬가지다. 당원의 대부분은 현장 노동자이고 지역정치활동을 할만한 당원의 부재도 문재로 꼽힌다. 또한 대공장 노조의 영향력이 민주노동당의 지역정치활동을 압도하는 정치적 영향력의 한계도 지역정치활동을 하는데 어려운 조건이긴 하다.

대공장 노조의 협조와 참여, 동의 없이는 사업을 벌이지 못하는 한계도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관계를 역전시키기 위한 당의 노력이 부재한 것은 역시 당의 책임이다. 울산지역 활동가의 책임만이 아니라 당 전체의 책임인 것이다.

가장 큰 문제중 하나는 대공장 노조에 대한 지나친 의존성과 그로 인한 안이함이 뿌리 깊다는 점이다. 오랜 노동운동의 역사 속에서 굳어진 대공장 노조의 파워와 영향력의 집중화 현상은 당내 정치활동가들의 입지를 좁히는 결과로 이어졌으며 대공장 노조 이외에 중소영세사업장의 비정규직 문제나 일반 지역주민의 생활상의 문제 등을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로 치부하는 풍토를 키워왔다.

또한 대공장 노조만 바라보는 탓에 주민과 지역적 정치쟁점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주민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는 결과를 낳았다. 대공장 노동자의 영향력은 높으나 상대적으로 지역주민들로부터는 외면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는 것이다. 지역주민들에게는 ‘권위적인 정치’를 한다는 비판을 받는 풍토 또한 자연스럽게 정착되어 왔다고 평가된다.

따라서 점차 당과 주민들은 멀어져가고 기본적인 ‘소통구조’도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일상적인 정치활동은 지방의회 의정활동하는 의원에게 맡겨졌고, 대중투쟁은 대공장 노조가 벌이는 상황에서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영향력은 점차 줄어들고 있었던 셈이다.

민주노동당 지방의원 권위도 땅바닥에 추락

선진활동가로부터 형성되고 있는 지역여론은 민주노동당은 의원들에 대한 유권자로서의 노동자와 주민들이 ‘노동자 대표성’을 부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했다. 탈당한 의원에 대한 당의 대응이 전무한 상태였다. 배를 갈아탄 의원이나 당원에 대한 어떠한 제재도 없는 것이 지금 민주노동당이다. 따라서 의원의 권위도 땅바닥으로 추락한 상태였다.

당원의 권위는 땅바닥에 떨어진 상태이고, 당원이 결정한 공직자에 대한 신뢰도 역시 바닥을 드러낸 셈이다. 그래도 ‘기초의원’만큼은 민주노동당을 찍었다. 그러나 구청장과 시장은 한나라당을 찍은 셈이다. 그 속에는 민주노동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여론이 반영된 결과라 할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정치초년생으로서의 프리미엄을 이제 누릴 수 있는 단계가 아니었다. 이제는 정치적 실력과 유권자를 의식하고 노력하는 정치세력으로 거듭나지 않는다면 보수정당과의 치열한 정치투쟁에서 결코 승리하기 어려운 현실을 맞이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울산의 정치활동가들은 “전국이 평준화되는 분위기”라며 애써 위로의 말을 했지만, 울산은 결코 전국의 어떤 지역과 ‘동등한’ 조건의 ‘평균화’ 수준으로 평가될 수 없는 지점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일이다. 울산의 유권자이자 당의 핵심 지지세력인 노동자와 지역주민들은 타지역과 비교할 수 없는 진보정치활동의 역사와 노하우, 정치적 성과와 인물 등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통해 후보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은 이제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고 있으며, 새로운 실천활동의 프로그램과 정치활동의 마인드 변화 등 진정한 의미의 ‘진보정치활동의 상’을 찾아나서지 않는다면 결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위기’에 처해있다. 그것은 보수정치권이나 보수세력의 실력 때문이 아니라 진보진영의 ‘수권능력 부재’로 인한 ‘고립과 자멸’의 가능성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은 울산을 통해서 진정한 의미의 진보정치운동을 새로운 재구성하는 ‘판갈이’에 나서야 한다. 그 시작은 지역정치, 주민과의 소통, 진보정책의 구체적 실현방안 마련, 정치쟁점에 대한 연대구축, 보수세력을 제외한 모든 세력을 결집해야 할 정치적 네트워크의 구축 등에 대한 해답을 내놓아야 할 때이다. 더 늦기전에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바꿔놓을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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