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운동의 새 현장조직
    ‘노동자가 여는 평등의 길’(평등의길) 출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금속노조, 지역본부 활동가들 참여
        2019년 12월 17일 04: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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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운수노조, 금속노조, 민주노총 지역본부 등에서 활동하는 노동운동가 300여 명이 새로운 현장조직을 출범했다.

    지난 12월 14일 민주노총 대전본부에 모인 100여 명은 “노동자가 여는 평등의 길”, 약칭 “평등의길” 창립총회와 출범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민주노조운동의 이념과 전략을 복원하고, 지역에 기반을 둔 운동을 실현할 것과 사회운동적 진보정당과 사회운동적 노동조합을 건설하여, 대안사회를 실현할 것에 뜻을 모았다.

    사진=평등의길

    “평등의길”은 지난 2018년 9월경 공공운수노조의 활동가와 금속노조의 활동가를 중심으로 현장조직 재편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여 지금까지 내부 토론과 지역조직 건설을 진행했다. “평등의길”은 출범식에서 채택한 규약을 통해 상층 중심의 중앙집권적인 조직형태를 지양하고 각 지역별 활동가 모임이 수평적으로 연대하는 전국조직을 건설할 것을 결정했다. 이를 위해 각 지역조직은 “부산 평등의길”, “인천 평등의길”과 같이 개별적인 명칭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평등의길”의 초대의장은 황우찬 현 금속노조 사무처장이 선출됐다. “평등의길”에는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등이 소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출범식에는 단병호,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김창근 전 금속노조 위원장, 양경규 전 공공연맹 위원장을 비롯하여 진보정당과 사회단체 인사가 참석하여 출범을 축하하고 연대의 의사를 밝혔다.

    아래는 창립선언문이다.

    세계는 흔들리고 있다.

    인간의 역사에서 가장 풍요로운 시대이며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도 불평등한 세상이라는 모순이 우리를 지배한다. 현실이 된 기후재앙을 막지 못하면 계급투쟁의 승리를 보기 전에 인류의 전멸을 먼저 보게 될 것이다. 신자유주의의 붕괴는 불안과 불안정, 민주주의의 후퇴를 남겼다.

    운동도 흔들리고 있다.

    세상의 불만을 운동의 동력으로 삼지 못한 채 세계 곳곳에서 낡은 전선에 매달려 있다. 이 땅의 사회운동은 집권당의 헤게모니에 스스로 갇혀 하루하루 길들어가고 있다. 아니면 대중으로부터 도망친 채 고립을 자초한다. 반성이 없는 운동은 어느새 관성만 남아 오래된 습관 같은 투쟁을 반복한다.

    전태일로부터 50년, 전노협으로부터 30년. 한국의 노동운동은 이제 이념과 전략을 다시 세우지 않으면 우리가 올라타려 했던 역사의 물줄기에 휩쓸릴 처지가 됐다. 물길을 바꾸자! 시류에 저항하자! 낭떠러지의 끝자락에 서더라도 우리는 세상의 불평등과 가진 자들의 지배에 무릎 꿇을 수 없다.

    자본주의는 지속가능하지 않으나 결코 스스로 퇴장하지 않는다. 변혁의 희망을 만들고 투쟁의 무기를 벼리는 것이 자본의 지배에 맞서는 노동운동의 임무다. 우리는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사회운동정당과 사회운동노동조합을 실현하고 야만의 시대를 끝장내야 한다.

    그 임무를 저버리지 않고, 우리가 품었던 노동해방의 첫 약속을 배신하지 않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우리 민주노조 활동가들은 반성과 용기, 고민과 결단의 마지막 결심으로 현장을 재편하고 미래를 선도할 새로운 활동가 조직의 결성을 선언한다.

    누군가의 시작은 87년 대투쟁이었다.

    누군가의 시작은 97년 총파업이었다.

    누군가의 시작은 촛불이었다.

    우리는 모두 다른 길을 통해 노동운동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이 길이 나아가는 방향은 같다. 모든 노동자가 하나가 되는 평등의 길이다.

    2019년 12월 14일, 지역과 업종을 넘어 모인 동지들이 서로의 얼굴에서 결의를 읽으며 모두 함께 “노동자가 여는 평등의 길”에 나선다. 변혁은 이제 다시 시작이다!

    노동자가 여는 평등의 길창립 회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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