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이야기' 게이트일까, 도박산업 비리일까
    By
        2006년 08월 23일 09:42 오전

    Print Friendly

    23일에도 여전히 ‘바다이야기’ 보도가 1면을 비롯해 전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상품권, 오락기, 영등위, 문화부, 한나라당 특위, 여권 실세 등 비슷비슷한 보도들이 모든 신문의 여러 면에 걸쳐 쏟아지다 보니 헛갈릴 지경이다. 지금까지 상황을 간단히 정리하면, 문화부가 사행산업 규제를 완화했고,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오락기를 부실하게 심사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여기에 오락기 제조업자들이 탈세와 함께 영등위 관계자에게 로비를 했고, 상품권 업자들은 그들대로 조폭과 연계했고, 동시에 정치권을 비롯해 전방위적으로 로비를 했다는 사실이 끼어든다.

    일부 신문들은 이를 ‘도박 게이트’로 규정해 정치권과의 연관성, 특히 노무현 정부와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반면 일부 신문들은 복마전과 같은 도박 산업의 이면에 초점을 맞춰 보도한다. ‘돈이면 뭐든 한다’는 복마전과 같은 도박 산업에서 정치권도 예외일 수 없다는 맥락이다. 23일자 신문 1면 제목들이다.

    -경향신문 <"정치권에 거액 건넸다">
    -국민일보 <"노지원씨 이사사퇴 거부해 ‘지코’서 상당한 금액 줬다">
    -동아일보 <문화부, 법률자문 무시한채 위탁>
    -서울신문 <"상품권 보증보험에도 로비">
    -세계일보 <상품권 업체 조폭 돈 유입 의혹>
    -조선일보 <현 정권 실세 김정길 체육회장 동생 부산에 성인오락실 소유>
    -중앙일보 <"여권 실세도 공공연히 청탁했다">
    -한겨레 <오락기 제조업체 탈세 연 5000억대>
    -한국일보 <상품권 업체들 탈세 의혹>

    조선 "현 정권 실세 동생 성인오락실 소유"

    조선일보는 1면 머리기사 <현 정권 실세 김정길 체육회장 동생 부산에 성인오락실 소유>에서 김정길 대한체육회장 동생이 부산의 성인오락실의 실질적인 운영주체라고 보도하면서 사행성 오락게임사업과 현 정권과의 연루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조선일보는 <‘바지사장’ 내세워 운영…"실력자가 뒤 봐준다" 소문>(3면), <여 인사 관련설이 현실로…제2, 제3 ‘숨은 전주’ 없나>(4면) 등에서도 현 정부와 오락기 업자의 유착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조선일보의 1면 머리기사는 동아일보 등이 <"장관 출신 여 실세의 동생 부산서 오락실 불법운영">(6면)이라는 1단기사에서 실명을 인용하지 않은 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보도한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조선일보는 사설 <온 나라를 도박장 만들고도 제 죄 모르는 정권>에서 "국민은 도박공화국이 돼버린 나라를 걱정하는데 대통령의 관심은 오로지 내 조카는 관련이 있느냐 없느냐, 이것이 ‘게이트’냐 아니냐에만 쏠려 있는 것 같다…이 정부는 삶에 지친 고단한 서민들에게 일자리와 노동의 보람과 저축의 뿌듯함 대신 도박이란 마약을 대줬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문화부, 법률자문 무시한 채 위탁>(1면), <‘막강권한’ 법적 근거없이 산하단체 넘겨>(3면) <지정권 가진 게임개발원장이 ‘IT노사모’>(6면) "문화부가 법률자문을 무시한 채 산하 단체인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 경품용 상품권 지정 권한을 넘겨준 것"에 주목했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의 우종식 원장이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던 정보기술 관련 이사들의 모임인 ‘현정포럼’ 출신이기 때문이다.

    동아일보는 사설 <바다이야기 ‘책임 핑퐁’에 어른거리는 배후>에서 "영등위 심의를 둘러싸고 관련자들이 각기 다른 말을 하고 있지만 영등위 심의의 내막을 철저히 수사하면 바다이야기 뒤에 어른거리는 권력형 비리의 검은 그림자를 붙잡는 것도 시간문제가 아닐까"라고 주장했고, 또 다른 사설 <친여386의 신판정경유착사>에서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 선정 과정에 친여 성향의 386 운동권 출신들이 직접, 간접으로 로비를 하고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바다이야기’ 사건은 정의의 사도이자 서민의 수호자를 표방하던 이들이 권력을 매개로 한 사리사욕 앞에서 얼마나 쉽게 굴절되는지를 잘 보여 준다"고 비난했다.

    중앙일보도 1면 머리에서 최병호 상품권발행협의회 회장을 인터뷰해 <"여권 실세도 공공연히 청탁했다">라는 제목을 달아 이번 사건의 ‘게이트’적인 성격을 강조했다.

    국민일보의 1면 머리기사 <"노지원씨 이사사퇴 거부해 ‘지코’서 상당한 금액 줬다">도 권력형 비리을 초점에 맞춘 기사다. 중앙일보의 <노지원씨 우전시스텍 그만둘 때 7900만원 보상금 받았다>(10면) 기사에 따르면, 노지원씨는 우전시스텍 이사직을 사퇴하면서 지코프라임으로부터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7900만원 받았다는 것. 경향신문도 <노지원씨 지코 퇴직당시 위로금 4천5백만원 받아>(3면)에서 "노씨가 지코프라임이 우선시스텍 인수 뒤 사퇴를 요구받았으나 이를 거부, 보상금조로 지급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도로 보도했다.

    한겨레·한국 ‘탈세’ 초점

    한겨레와 한국일보는 오락기 제조업체와 상품권 업체의 탈세에 초점을 맞췄다. 한겨레는 1면 머리기사 <오락기 제조업체 탈세 연 5000억대>에서 성인오락실 업주들과 성인오락기 유통·판매업자들의 말을 종합해 "성인 오락기 70여만대 가운데 대형 제조사 제품 10여만대를 제외한 60여만대는 대부분 부가기치세를 내지 않고 있다"며 "오락기 1대 값으로 계산해 보면 탈세규모가 5천-6천억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일본 중고 파친코 오락기 수입과정에서 이뤄지는 관세 포탈을 언급하며 "관세와 부가가치세 탈세는 법인세와 소득세 등 관련 세금 전반의 탈세로 이어져 그 규모는 적게 잡아도 7천억대에 이르고 오락실 업주의 탈세까지 포함하면 1조원이 넘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상품권 업체 대표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위에선 ‘로비’가 판치고, 아래선 ‘조폭’과 손잡고>(5면) 기사에서 상품권 업체의 검은 뒷거래 등 비리를 전했다.

    한국일보는 1면 머리기사 <상품권 업체들 탈세 의혹>에서 "상품권 발행 업체 일부가 매출액을 숨겨 탈세를 하고 신고 발행 매수를 넘어서는 상품권을 무더기로 발행해 불법 이익을 챙겨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이 같은 방식으로 조성된 자금은 상품권 발행 업체 지정을 위한 예탁금으로 쓰이거나 정치권 로비 또는 선거 비자금으로 흘러들었을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일보도 1면 머리기사 <상품권 업체 조폭 돈 유입 의혹>에서 "상품권 발행업체에 조직폭력배 자금이 흘러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일부 업체는 이중 발행 수법으로 한도를 넘어선 상품권을 발행해 탈세를 하고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문화부와 영등위의 진실게임?

    문화부가 바다이야기에 관한 모든 책임을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로 돌린 것에 대해 영등위가 즉각 반박에 나섰다. 권장희 전 영등위 위원은 22일 기자회견에서 문화부가 최고 배당률을 20배에서 200배로 늘리도록 하게 하는 등 사행성 규제완화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한겨레 등은 <"배당률 20배→200배 문화부 요구였다">(3면)로 보도한 것과 달리 한국일보는 <문화부 거짓말 들통…벼랑끝 몰려>(3면)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바다이야기, 문화부에 많은 책임이 있다>에서 "나라를 ‘도박공화국’으로 몰고 간 중대한 책임은 일차적으로 문화관광부에 있다"며 "2002년 문화부가 경품용 상품권을 허용하고,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오락기를 허가한 것이 사태의 출발이다"고 주장했다.

    한국일보는 "지금까지 문화부 관련자의 발언은 책임회피성이거나 앞뒤가 맞지 않거나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주장과 반대되는 떠넘기기식이었다"며 "국민적 개탄 속에 뒤늦게 검찰과 감사원이 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그 전에 문화부가 뼈 아픈 자성과 함께 진실과 전모를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달리 서울신문은 사설 <문화부·영등위 책임 전가 볼썽사납다>에서 "지금까지 단편적으로 드러난 사실만 보아도 양측이 ‘네 탓’이라고 서로 손가락질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이라도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문화부가 심의기준 강화와 완화 사이에서 오락가락했던 증거가 속속 제기되고 있고, …영등위의 행태는 더욱 기가 막힌다. 부실 심의는 기본이었다. 심의위원과 게임업체가 유착돼 있는가 하면 심지어 심의위원이 오락실업주와 동업했다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상희 방송위원장 사의 표명 보도 엇갈려

    22일 연합뉴스가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상희 방송위원장이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나고 싶다고 보도한 이후 이 위원장의 사임은 기정사실화됐다. 그러나 23일 한국일보를 비롯한 일부 조간신문들은 이 위원장의 사의에 의문을 표시했다. 한국일보의 <정작 본인은 "그런 적 없다">(1면)기사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사의를 표명한 적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적이 없다"고 답했고, "상황이 애매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국일보는 복수의 방송위원도 "사의를 언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국일보는 "아직 정밀 검진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본인이 분명한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왜 청와대가 "간접적으로 전달받은"말로 사의를 언급했는지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국민일보와 서울신문도 <이상희 방송위원장 ‘사의’논란>, <이상희 방송위원장 ‘이상한 사의’>라는 제목으로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이 위원장은 결국 23일 오전 사퇴서를 방송위에 공식 전달했다.

    동아, 통일교도 신동아 난입 사건 상세 보도

    동아일보는 <‘신동아’ 통일교 관련 보도 불만 신도 700여명 본사서 폭력시위>(10면)기사에서  22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신도 700여명이 신동아 기사에 항의, 동아일보 충정로 사옥에 난입해 사무실 집기를 부수고, 신동아 직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과정을 자세히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특별취재팀 이름으로 실린 기사 외에도 파손된 신동아 사무실과 농성을 벌이는 통일교도 신도 사진 두 장을 3단 크기로 실었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