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 받지 않은 권력기관이
한국 사회에 낳은 사회적 참상의 증언
[책]『거래된 정의』(이명선·박상규·박성철/후마니타스)
    2019년 12월 14일 09:0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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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과 변호사로 구성된 진실탐사그룹 ‘셜록’이 지난 3년여에 걸쳐 취재한 기록이다. 2017년 2월, 대법원 법원행정처의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으로부터 그 민낯을 드러낸 사법 농단의 궤적을, ‘재판 거래’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쫓는다.

이들의 목소리는 제주 간첩 조작 사건, 재일 교포 간첩 조작 사건, 인혁당 재건위 사건, 대구 10월 사건, 춘천 강간・살인 조작 사건, 긴급조치 위반 사건, 전범기업 강제징용 손해배상에서 쌍용차 정리해고, 전교조 교사 빨치산 추모제 사건, 전교조 법외 노조화, 통진당 정당 해산 심판, KTX 승무원 해고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어두운 근현대 정치사와 만나며, 국가와 사법부가 어떻게 보통 사람의 인생을 ‘바꿔’ 놓았는지 증언한다. 그리고 이 모든 사건에 연루된 한 사람,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인생은 어떠했는지 대조한다.

양승태와 그의 사법부로 대변되는 견제 받지 않는 권력 기관이
한국 사회에 낳은 사회적 참상에 대한 르포르타주

[책의 구성]

책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양승태의 법관 시절 1975~2004’에는 청년 법관 양승태가 일찌감치 정권에 협조하는 판결을 내리며 법관으로서 승승장구하게 된 과정을,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들의 목소리와 함께 담았다. 2부 ‘양승태의 대법관・대법원장 시절 2005~2017’에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에서 KTX 승무원 해고까지, 사법부 특조단의 공개 문건을 통해 폭넓게 드러난 ‘재판 거래’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도입에는 ‘취재 노트’를, 글 말미에는 해당 사건의 ‘일지’를 보태, 독자들이 취재의 흐름과 사건의 흐름을 이해하기 쉽게 했다. 중간에 변호사 박성철의 글을 배치해 특히 ‘국가 범죄’와 ‘소멸시효’ 등에 대한 법리적 해석을 보탰고, 말미에는 저자 박성철 변호사와 이명선 기자, 박상규 기자와 이명선 기자 간의 대담을 실어, 저널리즘과 법이 어떻게 함께 훼손된 사법 정의를 정립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각자의 고민과 앞으로의 전망을 담았다.

생생함을 전하기 위해 사진가 주용성, 박유빈과 저자들이 찍은 사법 피해자들의 사진을 책 곳곳에 배치했다. 반면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사법 농단에 가담한 권력자들의 얼굴은 일체 싣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가해자가 채권자가 되는 아이러니
‘고리대금업자 국정원’, 국가배상금을 도로 빼앗다

2008년 재심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인혁당 재건위 사건 피해자와 가족들은 2009년, 1심에서 인용된 손해배상금의 65퍼센트를 가지급받았다. 30여 년 만에 평생을 따라다닌 ‘빨갱이’ 딱지를 뗀 그들 대부분은 그동안 신세 진 이에게 갚거나 민주화운동 단체 후원에 배상금의 일부를 쓰고, 나머지로 여생을 살 집 한 채를 구했다. 그러나 2011년, 대법원이 인혁당 무기수・유기수 피해자들에게 지급한 배상금의 이자 계산이 잘못됐다며, 34년 치 이자를 삭제하는 판결을 내렸다. “오래전에 벌어진 일이라 그때부터 이자 계산을 하면 이자가 너무 많아 줄 수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2013년 7월에는 국정원이 돈을 돌려달라며 소를 제기했다. 삭제된 34년 치 이자뿐 아니라 지금까지 돌려주지 않은 것에 대한 연체이자까지 달라며, 연 20퍼센트의 고리를 적용했다. 법원은 불법 구금, 가혹 행위, 고문 등을 통해 사건을 조작했던 중앙정보부의 후신인 국정원의 손을 들어 줬고, 가해자인 그들이 어느새 피해자들의 채권자가 되었다.

항소에 상고까지 한 이창복은 세 번 다 소송에서 졌다. 연간 20퍼센트의 연체이자율이 4억 9000만 원 정도였던 반환금을 10억이 넘는 돈으로 불려 놓았다. 부모들의 고통은 자녀 세대까지 세습됐다. 전창일의 자녀들은 국정원보다 이자율이 낮은 은행에서 주택 담보 대출을 받아 국정원 빚을 갚고 있다. 나경일의 네 자녀는 한 사람당 2억 정도였던 반환금이 7억 4000여만 원씩으로 불었고, 가족이 힘을 모아 처음 마련한 집이 경매로 넘어갔다.

2019년 2월 20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인혁당 피해자들이 부당이득 반환 문제로 겪고 있는 어려움을 조속히 해소하고, 국민 보호 책임을 충분히 실현할 수 있도록 완전하고 효과적인 구제 방안을 마련하여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의견을 냈지만, 현재까지 청와대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고통의 ‘소멸시효’는 언제까지일까
3년에서 6개월로, 멋대로 배상 청구 소멸시효를 바꾸다

영화 <7번 방의 선물>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정원섭은 춘천 강간・살인 조작 사건의 피해자다. 경찰 간부의 딸이 살해되자, 경찰은 증거와 증언을 조작하면서까지 그를 범인으로 만들었다. 정원섭은 재심을 통해 2011년 10월 무죄판결을 받았고 네 번에 걸쳐 형사보상금을 받았다. 2012년 11월에는 국가를 상대로 가족의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이겨 국가가 가족에게 26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2014년 1월에 “형사보상 결정 확정일로부터 6개월이 지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에 모두 기각한다”는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이 나온 것이다. 형사보상 결정을 확정받은 날짜는 2012년 5월 18일,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날짜는 2012년 11월 28일이었으니 딱 ‘열흘’ 차이로 배상금을 받을 자격을 상실했다고 법원은 설명했다. 게다가 1심 소송 때까지는 형사보상 결정일로부터 3년 안에 손해배상 청구를 하면 됐지만, 2심이 진행되는 사이 3년이란 기간이 6개월로 바뀌는 판례가 생긴 것이다.

사실 형사보상금을 다 받은 날로부터 따져 계산하면, 정원섭은 40일 만에 손해배상 청구를 한 셈이다. 형사보상 결정이 나도 ‘그 돈을 언제 받을 수 있는지’ ‘몇 번에 걸쳐 받을 수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빚을 내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인지대를 내야만 한다. 하지만 이런 사정과 관계없이 법원은 형사보상 결정일로부터 6개월 내에 무조건 손해배상 청구를 해야 한다고 멋대로 판례를 바꿨다.

이 밖에도 법원의 소멸시효 적용이 이상한 경우는 더 있다. ‘대구 10월 사건’의 피해 유가족 정도곤은 어머니 이외식보다 1년 4개월 일찍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이외식에게는 배상금을 주고 정도곤에게는 배상금을 주지 않았다.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났다’는 황당한 논리를 근거로, 같은 사건을 다르게 결정했다(140쪽). ‘일본 관련 간첩 조작 사건’과 ‘모자 간첩 조작 사건’의 경우에도, 비슷한 시기에 진행되었음에도 전자의 심리가 빨리 진행되면서 판례가 나오기 전에 선고됐고, 그 결과 전자는 승소, 후자는 패소로 결과가 갈렸다(180쪽). ‘조총련 간첩 조작 사건’의 경우는 똑같은 재판 진행 과정에서도 결과가 갈렸는데, 네 사람 중 김 씨가 이사를 가는 바람에 결정문이 공시 송달 나면서 형사보상결정 확정일이 늦춰지는, 우연 때문이었다.

저자 박성철 변호사는 2018년 12월 김철민 의원 등 12인이 제안한 민법 일부 개정 법률안(의안번호 17202)과 같은 달 노웅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민법 일부 개정 법률안(의안번호 17823)이 시효 배제 조항을 담고 있다면서, 법안이 통과될 경우 포함된 부칙에 따라 대법원의 부당한 판결로 희생된 피해자들도 구제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196쪽). 그러나 법안이 발의됐을 뿐, 국회에서의 논의가 부진하다. 저자는 “대법원의 위헌적인 판결로 국가에서 두 번 버림받은 사람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위로할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토론, 합의가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정의가 지연되는 동안 ‘한 명’만 남았다
청와대—사법부—외교부의 수상한 만남

2018년 10월 30일, 신일본제철(현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싸워 온 이춘식(95세)이 13년 8개월 만에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 처음 소송을 제기한 네 사람 가운데, 여운택, 신천수, 김규수가 세상을 떠나면서 그 혼자만 남았다. 세 사람은 영정사진으로 대법정에 들어갔다. 그런데 대체 왜 이렇게 오래 걸렸을까. 2013년 2심에서 패소한 신일본제철이 불복하며 대법원에 소를 제기한 후, 5년이 지나도록 법원은 꿈쩍하지 않았다. 그사이 100세를 바라보던 원고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났다.

실체가 드러난 것은 2018년 5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 조사단(특조단)이 공개한 문건을 통해서였다. 2013년에서 2015년에 걸쳐 청와대에서 있었던 청와대—사법부—외교부 간의 3자 비밀 회동의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2013년 2심에 불복한 신일철주금이 상고해 대법원으로 넘어갔을 무렵,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과 차한성 법원행정처장, 윤병세 외교부장관이 한자리에 모였고, 2014년 2차 회동 때는 조윤선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과 윤병세 외교부장관, 황교안 법무부장관, 정종섭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그 자리에 모였다. 그리고 이로부터 1년 뒤인 2015년 12월, 박근혜 정부는 피해 당사자의 동의도 없이, 일본 정부로부터 10억 엔을 받고 의안부 합의 타결을 발표했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독주
도대체 ‘상고법원’이 무엇이길래?

저자 이명선은 ‘상고법원’에 대해 알아야만, 법원행정처가 왜 위험을 무릅쓰면서 청와대와 국회 입맛에 맞는 사법 활동을 하려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2013년 7월 상고법원 추진을 위해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을 사법정책자문위원회에 위촉했다. 2014년 6월 사법정책자문위원회는 상고법원 설치를 양 전 대법원장에게 건의했고, 2014년 10월 대법원 국정감사장에서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이 대법원의 업무 계획 발표를 하던 도중 상고법원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대법관 1인당 연간 상고 사건이 4000건에 달하고 민사사건의 경우 70퍼센트가 기각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상고를 줄여 대법원이 중요 사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대법원은 주장했다. 문제는 상고법원장을 대법원장이 뽑는다는 점이다. 대법원의 수장 대법원장은 국회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대법원장은 비선출직 가운데 가장 서열이 높은 인사다. 대법원 아래 상고법원을 설치하면, 일반 국민의 경우 최종심을 사실상 상고법원에서 받게 된다.

국민의 최종심을 결정하는 상고법원의 수장이 비선출직이면서,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의 동의를 받지 않고 대법원장에 의해 임명되기 때문에 사법 독립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고등법원 부장판사 이상의 고위 법관들은 굳이 대법관이 되지 못하더라도 상고법원 판사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에, 상고법원 추진에 호의적일 수밖에 없었다. 양승태 대법원장 입장에서는 이런 고위 법관들의 승진 열망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였다. 대법원장이 상고법원 판사 임명권까지 갖게 되면 고위 법관들에 대한 통제권이 더욱 커졌다.

상고법원 법안은 법원행정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회 법사위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19대 국회 임기가 막을 내리면서 자연스럽게 폐기됐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죽음
죽은 자에 대한 예의는 정의를 되찾는 것

제주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 오재선은 지난 8월, 유명을 달리했다. 사망 후 몇 개월이 지나서야 그 소식이 세상에 알려졌다. 젊은 시절, 절체절명의 순간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법정에서 만났던 그는 누명을 벗은 지 1년 만에 허무한 죽음을 맞았다.

끝내 오명을 벗지 못하고,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죽은 이들도 있다. 코앞의 가난을 해치우며 열심히 살았지만 세간의 손가락질을 받았던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김주중과 대법원이 판결을 뒤집자 딸에게 빚을 물려줄 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비관했던 KTX 승무원 박 씨, 역시 대법원이 무죄판결을 뒤집는 바람에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및 집행유예 3년형을 받고 2년 만에 간암으로 죽은 빨치산 추모제 사건의 김형근 선생……. 책에서 그들의 목소리는 남은 가족과 동료들을 통해 전해진다.

이들의 죽음에 대해서는 누가, 어떤 배상을 해줄 수 있을까. KTX 김승하 전 지부장은 죽은 친구를 위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행동은 정의를 되찾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법 농단의 전말이 드러난 지 오래되었지만, 어쩐지 변화는 미미하고 피해자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그들은 왜 죗값을 치르지도, 사과하지도 않나
‘재판을 순수하고 신성하’게 여긴 보통 사람들의 수난

“만일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피해자들은 원상회복을 구할 것이다.” 그들의 빼앗긴 시간과 존엄은, 바뀐 인생과 가족의 불행은 돈으로도 해소되지 않는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진실 규명 결정을 하고 재심을 통해 무죄판결을 받은 이 많은 사람들은 왜 아직도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할까. 이들을 재판한 법관들이 모두 그저 우연히 오판한 것이므로,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일까.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2018년 6월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법원의 재판은 정말 순수하고 신성한 것입니다. 그걸 함부로 폄하하는 걸 저는 견딜 수가 없습니다. 대법원의 재판의 신뢰가 무너지면 나라가 무너집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대법원 재판을 의심받게 한 적이 없었습니다. 혹시 국민 여러분께서 이번 일에서 대법원 재판에 의구심을 품으셨다면, 그런 의구심은 거두어 주실 것을 앙망합니다.”

재판을 정말 ‘순수하고 신성한 것’으로 여겼던 사람은 누구일까. 저자 박상규는 ‘에필로그’에서 부천 성 고문 사건 피해자 권인숙의 최후 진술을 인용한다.

“나는 법을 잘 모릅니다. 그러나 교도소에서, 아주머니, 할머니, 아가씨들을 볼 때 판검사들은 그들의 인생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알았습니다. 판검사들은 그들을 웃기기도 하고 울리기도 하며, 그들 가정의 운명을 좌우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빽 있는 자는 살인을 해도 죄인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소위 운동권 학생들의 주입식 논리가 아니라, 그들 스스로 경험하고 체득한 논리입니다. 한 인간이, 인간이라고 말할 수 없는 그들의 운명을 매일같이 감방에서 기도합니다. 하나님에게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판검사에게 기도하는 그들의 모습을 볼 때, 운명을 좌우하는 판검사들의 저 더러운 위력을 보면서 낮은 자리에 앉아 허름하게 죄수복을 입은 나의 처지가 훨씬 홀가분하고 떳떳한, 마음 편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권인숙, 『하나의 벽을 넘어서』, 거름, 1989)

박상규는 ‘재판 거래’ ‘재심 사건’ 같은 사법 피해자들이 어김없이 모두 사회적 약자인 점에 주목한다. 제도적 한계나 그 보완을 말하기 전에, 이런 본질을 되짚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믿음이 회복되어야 한다.

‘처벌’ 보다 ‘자정’을,
우리야말로 사법부의 복권을 원한다

저자 박성철은 ‘대담’에서 사법 농단 사건의 본질이 당시 대법원장이나 행정처 판사들의 처벌 여부로 좁혀지는 것을 아쉬워한다. 쟁점이 형사처벌 여부로 좁혀지면서 사법부가 어떠한 자정 능력도 보이지 못한 채 검찰 수사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또 대법관 전원이 발표한 두 번의 입장문에 유감을 표한다. 시점, 방식, 내용 모든 면에서 사법부에 자정 능력이 없음을 극명히 드러냈다는 것이다.

법원행정처의 ‘판사 블랙리스트’ 문건을 세상에 알리며,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 농단을 세상에 드러내는 데 큰 몫을 했던 이탄희 변호사(당시 판사)는 책의 추천사에 이렇게 썼다.

 “지금 여기의 사법 정의를 바로세우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엇에 기대어, 누구를 믿으며, 인간의 존엄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이탄희 변호사, ‘추천의 글’에서)

법원이, 사법부가 ‘인권 최후의 보루’로서 제 역할을 하길 바라는 이들에게, 사법 ‘정의’에 대한 상한 믿음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이들에게, 그것만이 ‘소멸시효’도 없는, 무엇으로도 원상회복할 수 없는 수십 년의 고통을 지고 싸우는 사법 피해자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마지막 행동임을 공감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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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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