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미만 영세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되어야"
청년유니온 "노동자의 권리까지 영세한 것 아냐"
    2019년 12월 12일 06: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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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 미만의 작은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청년유니온이 12일 발표한 ‘5인미만 사업장 사례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사용자의 일방적 부당해고 통보에도 구제조차 받지 못하는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청년유니온 5명 미만 사업장 제보센터가 청년유니온 홈페이지 온라인 노동상담 게시판 등을 통해 받은 제보와 상담 사례 총 127건을 분석한 결과, 근로기준법 적용 예외로 인한 미적용 사례는 근로시간(33%), 조직문화(28%), 부당해고(24%), 연차(15%) 순으로 나타났다.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한 제보자는 퇴직금 수령을 코앞에 두고 부당해고를 당했다.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는 말을 카톡으로, 그것도 자기가 직접 말 못한다고 다른 직원에게 시켜서 했습니다. 제가 맡고 있던 사이트를 웹에 올린 날이었습니다. 해고를 예상하지 못해 소지품조차 가지고 오지 못했습니다.”

청년유니온은 “부당해고 규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정당한 이유가 없이 하루아침에 근로자를 카톡으로, 구두로 해고하는 경우가 많다”며 “근로자는 이유를 모른 채 퇴사하거나 부당한 이유로 퇴사를 당해도 구제받을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근로기준법은 노동자가 보장받아야 할 ‘최소한의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경우 부당해고 제한 및 구제신청, 법정근로시간 제한,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연차휴가 등 근기법 상 일부 조항에 대해 적용 제외된다. ‘최소한의 권리’의 권리마저 사업장 규모별로 차등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의 ‘4인 이하 사업장 실태조사’(2016) 자료에 따르면, 2015년 5명 미만 사업장 종사자는 358만여명으로, 전체 임금근로자의 19%에 달했다. 특히 이렇게 작은 사업장 종사자 중엔 청년세대(15~39세)의 비율이 36.5%이 높았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26%), 숙박음식업(22%) 등 비교적 열악한 업종에 종사자가 몰려있다.

이처럼 5인 미만 사업장 종사자 규모는 적지 않은데도 근기법 조항 일부를 적용 제외하는 이유는 뭘까. 그 이유는 일부 사업장의 근기법 적용 제외 판단을 내린 헌법재판소 판단에 잘 드러난다. 헌재는 “근로기준법 제10조 제1항 본문이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 에 동법을 적용한다고 하고 4인 이하 사업장에 적용을 배제시킨 것은 평등권 등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합헌 사유로는 ▲영세 사업장의 열악한 현실 ▲국가 근로감독능력의 한계 등을 들었다. 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위한 근기법을 사용자 중심으로 해석한 셈이다.

청년유니온은 “‘영세’한 곳에서 일하는 근로자라고 하여 그가 누려야 할 권리까지 영세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영세한 곳에서 일하기 때문에 보장받지 못하는 권리를 더욱 보장해주는 것이 근로기준법의 본래 목적에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업장에 대한 근기법 전면적용의 원칙을 수립해야 한다”며 “만약 이 법개정까지의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지금 당장 시행령을 개정해 시행도 가능하다. 이는 문재인정부의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 권고사항에도 포함되어 있는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청년유니온은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은 단순한 비용 증감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오랜 시간 보호하지 못했던 영세사업장의 근로자를 보호하겠다는 의지의 선언이자 5명 미만 사업장의 근로자가 노동법상 근로자로서의 권리를 되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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