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근태-민주노총 '잡딜' 일정 취소 왜?
        2006년 08월 22일 01:16 오후

    Print Friendly

    당초 22일로 예정되어 있던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과 민주노총의 ‘잡딜’ 논의가 일단 취소됐다.

    표면적으로는 논의 장소에 대한 이견이 원인이 됐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민주노총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민주노총측이 장외투쟁 상태인 점을 들어 당초 예정됐던 시내 영등포 본부 사무실 대신 농성 장소에서 `옥외 면담’을 가질 것을 제안하면서 아예 일정이 취소된 것이다.

    민주노총은 조준호 위원장 등 지도부가 지난 17일부터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광장에서 포스코 사태해결과 하중근씨 사망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무기한 농성을 진행중이라며 농성장에서 면담을 갖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우리당측은 농성장에서 면담을 갖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추후 간담회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

    열린우리당 우원식 수석 사무부총장은 "포스코 사태는 여러가지 함의를 갖고 있는 사안"이라며 "(농성장에) 가기 쉽지 않고, (가더라도) 서로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우 사무부총장은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는 우리의 제안에 민주노총도 공감을 표시했다"면서 "이후 적절한 시기를 잡아 방문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논의 장소를 둘러싼 양측의 이견을 좀 더 깊게 들여다보면 여당에 대한 민주노총의 불신이 바닥에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민주노총 이수봉 대변인은 "딜을 하려면 현장의 문제부터 껴안아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집권여당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노조의 파업에 적대적 태도를 취해왔던 여당의 태도 변화를 ‘농성장’ 방문을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달라는 얘기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잡딜’에 대한 민주노총의 회의적 전망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이날 김 의장측에 ▲하중근 노동자 사망 진상 규명 및 관련자 처벌 ▲노동자 대사면 ▲비정규직 법안 개정 ▲노사 합의 후 노사관계로드맵 진행 등 4가지 사항을 요구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비정규직 법안의 경우 여당이 9월 정기국회 중 처리를 공언(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한 상태이고, 노동자 대사면은 김 의장의 정치적 역량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 보인다.

    노사관계로드맵에 대해서도 여당은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할 사항"(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 이라며 발을 빼고 있다. 하중근 노동자 사망과 관련해서도 "소속 의원들이 나서 진상조사를 촉구할 용의가 있다"(우원식 사무부총장)는 수준이다.

    포항 건설노조의 파업과 관련해서는, "교섭안은 ‘노사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고, 구속노동자의 경우 "문제가 잘 해결돼서 노사 공동의 탄원서를 제출한다면 모를까, 당에서 (검찰에) 얘기해도 먹히지 않는다"는 태도다. 민주노총의 4대 요구사항 가운데 여당이 온전히 약속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민주노총은 언제라도 김 의장측과 만나 ‘딜’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딜’에 걸고 있는 기대는 크지 않아 보인다. 이수봉 대변인은 22일 김 의장측의 ‘농성장’ 방문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애초에 기대한 건 아니지만….."이라고 말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