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없이 폭로되는 정부 FTA 거짓말
        2006년 08월 21일 03: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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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FTA 4대 선결조건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스크린쿼터를 미국의 요구대로 20% 축소할 경우, 영화산업의 매출액은 최대 1,277억원, 고용은 2,439명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부의 비공개 문서 내용이 공개됐다. 스크린쿼터 축소는 한미FTA와 무관하고 영화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해온 그간 정부의 주장과 정반대되는 내용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20일 비공개 정부자료인 <제5차 대외경제위원회 안건 자료(2005.9.12)>와 국민경제자문회의가 한국산업연구원에 의뢰한 연구용역보고서 <한․미 FTA 관련 시청각서비스분야 개방의 영향 분석(2005.9)>의 내용을 공개하고 “스크린쿼터에 대한 정부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심 의원이 공개한 한국산업연구원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미국은 세계 시청각 산업(1조 2,982억 달러)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영국, 캐다다, 호주, 뉴질랜드 등 동일언어 및 문화권의 시장을 포함하면 미국의 실질적인 시장은 50%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미국이 한국의 스크린쿼터 폐지를 요구하는 이유로 이 보고서는 “미국이 자국 영화산업의 한국 내 시장 확대의 잠재적인 걸림돌을 완전히 제거하고 향후 중국 등 잠재력 있는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보고서는 “한국의 스크린 쿼터제도가 한국시장에서 국산 영화의 경쟁력을 향상시킨 핵심적인 요인”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스크린 쿼터가 영화산업에 대해서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닐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즉, 스크린쿼터로 인한 영화시장 확대의 긍정적인 효과가 스크린쿼터로 인해 잃게 되는 경제적 이익보다 크다면 오히려 긍정적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요구대로 스크린 쿼터가 20%로 축소될 경우, 영화산업의 매출액은 최대 1,277억원, 고용은 2,439명 감소할 가능성이 있고, 영화부문 특히 투자부문이 위축되는 것으로 대외경제위원회 안건 자료는 밝히고 있다.

    산업연구원 보고서는 또 멕시코와 대만이 WTO 가입 또는 FTA 체결을 계기로 스크린쿼터 또는 외화 쿼터를 폐지한 이후, 영화제작업이 매우 빠르게 붕괴했고 그 자리를 미국 영화들이 차지했다고 밝혔다. 스크린쿼터를 축소한 멕시코의 경우, 자국영화 제작편수가 연 100여 편에서 10여 편으로 감소했고 대만의 경우는 1997년 제한 완화 이후 자국 영화 제작편수가 70~80편에서 20여 편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내용은 1998년 당시 한덕수 통상교섭본부장이 “스크린쿼터라는 보호막에 안주한 결과가 한국영화시장점유율 15%이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보호막을 걷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올해 1월과 2월에 권태신 재경부 차관이 “스크린쿼터 제도는 영화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자유무역협정(FTA)과 관계없이 없애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는 상반되는 내용이다.

    심상정 의원은 “결국 정부는 한미FTA 체결을 위해 한국 영화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끼칠 스크린쿼터 축소를 강행한 것”이라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사실을 호도한 데 대해 영화인과 국민 앞에 사과하고 스크린쿼터 축소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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