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폭력 유산시킨 임산부에 협박과 회유
        2006년 08월 21일 02:0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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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지현숙 씨.
     

    경찰 폭력으로 아이를 유산한 임산부 지현숙(31)씨가 사건을 은폐하려는 경찰의 협박과 회유에 계속 시달려왔다고 폭로해 파문이 예상된다. 경찰은 지씨에게 돈봉투를 건네고 회유하는 한편 지씨 본인은 물론 어린 조카를 포함한 가족들에까지 회유와 협박을 일삼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경찰의 요청으로 지씨 모르게 발급한 병원 진료카드와 소견서 등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이다.

    지난달 19일 포항건설노동자의 포스코 점거 시위 때 남편을 만나기 위해 포스코 앞을 찾았다가 전경들로부터 집단 구타를 당해 아이를 유산한 지현숙씨가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간 겪어온 경찰의 지속적인 회유와 협박을 폭로했다.

    경찰은 지씨가 지난달 24일 아이를 유산한 이후, 27일부터 전화를 걸어 만날 것을 독촉했다. 지씨가 불안한 마음에 친정으로 피하자, 경찰은 경남 남해의 시어머니를 찾아가 회유하고 부산 친정에 와서 돈 봉투로 지씨를 회유했다.

    지씨는 “경찰이 돈봉투를 보여주며 법적 제재를 안 하겠다는 자술서를 써달라고 했다”면서 “돈 봉투를 보니 혹하기도 하더라만 애를 잃었는데, 그럴 수는 없어 알아보고 전화한다며 경찰을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경찰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피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며 남편과 함께 만날 것을 요구했다.

    지씨는 고민 끝에 민주노총에 유산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렸으며 민주노총은 9일 ‘하중근 열사 정신계승, 살인폭력경찰 규탄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이 사실을 폭로했다. 이후 경찰 정보과와 수사과, 경찰지청으로부터 지씨에게 엄청난 전화가 걸려왔다. 지씨는 “새벽에도 전화해서 소리도 지르고 윽박도 질렀다”고 전했다. 경찰은 지씨가 핸드폰을 꺼놓자 친척들과 중학생인 어린 조카에게까지 연락해 만날 것을 요청했다고 지씨는 밝혔다.

    또한 경찰은 지씨에게 처음 만날 것을 요청한 27일 지씨가 폭행 당일 실려 온 병원 측에도 진료카드와 소견서, 진료기록부를 요청해 발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씨는 폭행 당일 “응급실에서 나올 때 진료카드를 보여 달라고 했지만 병원 측에서 진료를 받지 않아 진료카드가 없다고 말했다”면서 “그런데 14일 당시 재지도 않은 혈압, 맥박 등이 적힌 진료카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지씨는 “아이도 잃고 유산 후유증으로 몸도 많이 아픈데 경찰의 협박 전화로 어디도 쉴 곳이 없다”면서 “내가 정신병 환자 같고 죽었으면 좋겠다”고까지 말해 지켜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한편 이날 지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연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 공동진상조사단은 “경찰이 진료카드 및 소견서에 대한 발급비를 지불하지 않고 사본을 그대로 옮겨가 병원 자체에서도 소견서가 발부되었다는 사실이 기록되지 않게 했다”면서 “지씨가 치료를 받았던 병원측으로부터 소견서에 의해 유산 상황을 확인한 이후 사건이 미칠 사회적 영향을 막기 위한 여러 조치들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경찰 폭력에 의한 유산 사태의 철저한 진상 규명과 공개 사과 ▲경찰 폭력을 은폐하려한 책임자 즉각 처벌 ▲하중근 노동자 죽음, 임산부 유산 사태 책임지고 경찰청장 해임 ▲ 제2, 제3의 살인을 부르는 폭력탄압 중단 ▲국가인권위원회의 철저한 조사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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