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 대통령 "10년 전에도 결국 DJ가 된 것처럼"
        2006년 08월 21일 01: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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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들어 노무현 대통령의 ‘식탁정치’가 잦다. 여당 당직자, 소속 의원, 언론인 등을 불러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것이다. 여론을 수렴하고 현안에 자신의 의중도 전하는 창구인 셈이다.

    국정후반기에 접어들면서 노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정치’에 나서고 있다. 식탁정치라는 행태의 적극성만이 아니다. 식탁에서 오간 얘기를 들어보면 국정운영의 중심에 서겠다는 노 대통령의 결연한 의지가 읽힌다. 열린우리당에 보내는 애정과 관심은 시간이 갈수록 농도를 더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20일 당청오찬에서 임기말까지 국정 운영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나라 대통령이 넘어야 할 다섯가지 고개가 있다. 첫째는 여소야대의 고개, 둘째는 지역감정의 고개, 셋째는 언론을 통한 정치적 공세, 네번째는 여당의 고개이다. (언론을 통한) 정치적 공세가 계속될 때 그 다음단계로 가면 여당의 공세가 계속된다. 마지막으로는 권력기관의 공세가 있다."면서 "나는 마지막까지 국정의 끈을 놓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열린우리당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당과의 관계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면서 "당도 최선을 다해 대통령을 지켜달다. 주류, 비주류 힘을 합쳐달라"고 당부했다. 퇴임 후 백의종군 방안에 대해서도 "임기 후 당에 가면 ‘비상임고문’을 하고 싶다"고 한결 구체적인 상을 제시했다.

    그는 "참여정부에 함께 했던 사람과 함께 당의 중심과 주변에서 역할을 하고 싶다"면서 "인적자원을 총동원해서 (열린우리당이) 포말정당이 되지 않도록 하자"고 말했다. 또 "내가 앞으로 30년 더 살 것 같은데, 열린우리당과 함께 가다가 눈을 감겠다"고도 했다.

    노 대통령은 당의 대선행보와 관련해서도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그는 "과거에도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10년 전에도 누가 대안이라고 해서 매달리기도 했는데, 결국 DJ가 되더라"고 했다. 97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 일각에서 떠오르다 좌초한 ‘조순 대안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바깥에서만 대안을 찾지 말고 내부 역량을 키우라는 주문으로 들린다. 또 고건 전 총리 등과의 정계개편에 부정적인 뜻을 시사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민병두 열린우리당 홍보기획위원장은 "외부선장론의 문제의식과 같은 맥락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민 위원장은 노 대통령의 외부선장론에 대해 ‘튼튼한 함대론’이라는 ‘자강론적’ 해석틀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 13일 있었던 노 대통령과 일부 언론사 논설위원들과의 만찬 내용도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과는 달리 적극적인 국정 운영 의지를 드러내는 데 강조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만찬과 관련, <문화일보> 및 <문화일보> 기사를 토대로 작성된 다른 언론사의 보도는 대부분 ‘내 임기는 이제 끝났다’, ‘개혁은 이제 끝났다’, ‘아무도 내 말을 안 듣는다’ 등의 표제를 달았다. 노 대통령 스스로 레임덕을 인정했다는 듯한 뉘앙스였다.

    그러나 20일 청와대가 해명한 내용을 보면 이 같은 발언은 사실이 아니거나 ‘전직 대통령들처럼 임기 말에 무너지지 않을 것이고, 임기 말 국정의 공백이 생기는 일이 없을 것’이라거나 ‘대통령으로서는 정부의 기강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 내가 아니라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이런 문제는 끊임없이 시비가 될 것’이라는 주장을 강조하기 위해 노 대통령이 끌어들인 일부 문장을 언론이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청와대의 이런 해명은 "노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도 정치적 역할을 포기할 분이 아니다(한나라당 박형준 의원)"거나 "노 대통령은 YS에 비해 여론에 대한 내성이 강하다(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는, 노 대통령의 정치적 기질에 대한 정치권 일반의 시각에도 부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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