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냉전 종식 후 다극화 추세
    [지구화시대 자본주의 - ‘후기 국독자론’] 5장 다극화와 신국제질서 ①
        2019년 12월 07일 12:2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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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제1장 신자유주의의 본질
    제2장 국제독점자본의 형성과 발전
    제3장 지구화시대 금융업자본
    제4장 현대제국주의
    5장 다극화와 신국제질서

    제5장 다극화와 신국제질서

    지금까지는 자본주의사회 그중에서도 특히 선진 자본주의국가를 중심으로 한 논의를 전개하여 왔다. 이제부터는 초점을 바꾸어 시야를 전체 국제사회로 돌려보도록 하자. 이 경우 현대제국주의는 비록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러나 그것은 국제질서를 규정짓는 한 요소에 불과하며, 국제사회에는 그밖에도 다른 역량들이 존재한다. 예컨대 광범한 개발도상국가군(群)과 사회주의국가가 그것이며, 또 주권국가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는 유기적 통일체로서의 ‘국제체제’ 역시 빠트릴 수 없다. 이제부터 우리는 이러한 요소들을 염두에 두면서 논의를 전개토록 하자.

    국제사회는 지금 냉전시대 종식 후의 새로운 국제질서를 수립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냉전이 종식되던 무렵만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은 좀 더 나은 미래에 대해 낙관하였지만, 이 같은 기대와는 달리 이미 20여년의 세월이 흘러간 지금 국제사회는 여전히 혼돈에 쌓여있다. 이렇듯 신 국제질서의 수립이 지체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미국의 패권적 지위가 얼마나 오래갈 것이며, 만약 미국의 패권이 무너질 경우 이후 새로운 국제질서는 어떠한 모습일까? 본장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답하기로 한다.

    1. 다극화로 가는 세계

    국제 역량관계를 고려할 때 단극이냐 다극이냐는 유용한 개념이 된다. 탈냉전 후 국제질서가 아직 과도적인 양상을 보여주는 것은, 다른 각도에서 보면 국제 역관계가 단극이냐 다극이냐에 있어 아직 그 방향을 확실히 결정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특히 2008년 하반기 세계 금융위기가 폭발한 이래 일련의 사태의 진행은, ‘다극화’의 추세가 점차 강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본 절에서는 이 같은 ‘다극화’의 필연성과 지금 시기의 다극화가 과거에 존재했던 다극화와는 어떻게 다른지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1) 다극화 추세

    냉전종식 이후 다극화 추세가 강화되고 있는 것은, 현실 패권국가인 미국의 국제적 지위의 상대적 약화와 함께 그의 경쟁 상대국들의 부상과 관련한 다음 몇 가지 지표들을 통해 확인된다.

    첫째, 유일 패권국가인 미국의 경제적 지위가 날로 약화되고 있다. 경제력은 군사력 등 다른 각종 역량을 결정짓는 관건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강대국 간의 역량관계를 판단하는데 있어 그것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런데 표 5-1이 보여주듯, 미국 GDP 성장률은 2000년대 들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여주며, 동시에 세계 다른 지역 특히 개발도상국가와의 성장속도에 있어서의 차이가 커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2000년 세계와 개발도상국가의 GDP 성장률은 각기 미국의 1.24배와 1.5배 이었는데, 2007년에 이르러선 1.69배와 2.48배로 확대되었다. 미국 GDP의 성장률과 세계 평균수준의 차이가 커짐에 따라, 미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예컨대 2000년 시장 환율에 따른 세계와 미국의 GDP총량은 각기 31.4조 달러와 9.8조 달러로, 후자는 전자의 31.3%를 차지하였다.

    그러나 2005년에 이르러 이들 수치는 각기 44.5조 달러와 12.5조 달러로 28%가 되었다.(1)이는 미국 GDP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0~2005년 기간에 3%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뜻한다.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2008년 이후 미국경제의 세계경제에서의 비중하락 추세는 더욱 가속화 되고 있는데, 2009년 세계와 미국의 GDP 총량은 아래 표 5-2를 보면 각기 57.9조 달러와 14.3조 달러로, 후자의 전자에 대한 비중은 24.7%로 축소되었다. 금융위기가 진행된 5년 후인 2013년에 이르러선 세계와 미국의 GDP총량은 각기 74.9조 달러와 16.8조 달러로, 후자의 전자에 대한 비중은 다시 22.4%로 축소되었다. 만약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2035년에 이르면 미국 GDP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대로 축소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에 대비되는 것이 중국‧러시아‧인도‧브라질 등 일명 ‘브릭스’로 불리는 신흥 국가군의 높은 경제성장률이다. 이들 국가들의 근래 GDP 성장률은 대부분 미국보다 훨씬 높으며, 이러한 높은 성장률은 금융위기 이후 다소 둔화되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상당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예컨대 금융위기 기간인 2008년~2013년 6년 동안 위 브릭스 4개국의 평균경제성장률은 5.19%로 같은 기간 미국의 평균경제성장률인 0.81%를 훨씬 앞지르고 있다. (표5-2 참조) 이들은 이처럼 빠른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새로운 경제대국으로 급속히 부상하고 있는 중이다. 2013년 이들 브릭스 국가군의 GDP 총합은 세계 GDP의 20.6%를 차지하였으며, 이미 미국의 22.4%와 상당히 엇비슷한 수준에 와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비중 증가가 아래 표에서도 볼 수 있듯이 계속해서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이들 브릭스 국가들은 개별적으로 보면 비록 그 경제발전 수준이나 규모 면에 있어 아직 미국과는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개별국가 차원에서도 그 경제총량이 머지않아 미국에 접근하거나 심지어 따라잡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전(前) 세계은행 은행장 제임스‧울펜슨은 2005년에 당시 골드만삭스의 예측을 빌려 25년이 지나지 않아 중국과 인도의 GDP 총합이 G7을 초과할 것이며, 2030~2040년 중국은 장차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3)

    이 같은 상황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현재 국제관계에 있어 주요 국가 간의 역관계에 있어 심각한 변화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국제질서의 큰 변화가 예견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세계역사를 볼 때, 대략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이하로 내려갈 경우 기존 패권국가의 지위는 심각한 위협을 받았다. 일찍이 ‘해가지지 않는’ 왕국 영국이 그러하였는데, 19세기 중엽까지만 하더라도 영국은 세계 제조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였었다. 그러나 이후 그 비중은 1880년 22.9%로 줄어들었으며, 제1차 세계대전 직전인 1913년에는 13.6%로 축소됨으로써 마침내 그 패권적 지위를 상실하였다.(4) 미국은 1960년대 이후 지금까지 세계 GDP 총량 중 차지하는 비중이 대체로 20%~30%선을 유지해 왔다. 그런데 만약 이 비중이 20%이하로 내려가게 될 경우, 그 정도 경제실력을 가지고 지금과 같은 슈퍼대국으로서의 지위를 계속해서 유지하기는 어렵게 될 것이다.

    둘째, 미국 패권적 지위의 핵심인 기존 달러를 기축통화로 하는 국제통화체제의 개조가 본격화됨에 따라 달러의 독점적 지위가 시간이 갈수록 위협받고 있다. 2000년 정식 출범한 유로는 그간 비교적 안정된 자신의 화폐가치를 기반으로 달러에 이어 두 번째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구축하는데 성공하였다. 이에 따라 끊임없는 약세로 인해 가치절하를 겪고 있는 달러에 있어 그 세계화폐 지위를 위협하는 요소로 되고 있다. 전 세계 화폐유통에 있어 달러가 현재 차지하는 비중은 64% 정도이며, 다른 화폐의 경우 유로가 27%, 영국 파운드와 엔화는 각각 4%와 3%를 차지한다.(6) 이처럼 달러의 세계화폐로서의 독점적 지위는 이미 일정 손상된 상태인데, 여기에 더해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이 최근 들어 자신의 경제적 실력을 바탕으로 위안화의 국제화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위안화는 현재 국제무역거래에 있어 상당히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2015년 말 IMF에 의해 정식으로 SDR (IMF의 특별인출권) 편입이 결정됨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의 공식적인 비축화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게 되었다.(7)

    이렇듯 달러에 대한 경쟁화폐의 등장과 함께 우리가 유의해야 할 또 다른 사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된 기존 IMF와 세계은행을 골간으로 하는 국제통화체제가 큰 폭의 재편을 요구받고 있다는 점이다. 주지하다시피 기존 ‘IMF―세계은행’ 체제는 지금까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통화체제의 골간을 이루어 왔는데, 그것이 최근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과 ‘브릭스 개발은행’의 설립으로 인해 근본적인 도전을 받게 된 것이다.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은 2014년 10월 중국이 제안하여 주도적으로 추진하여 왔으며, 주요하게는 아시아 국가들의 도로‧철도‧항만 등의 인프라(사회간접자본) 건설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한다. 2015년 4월 15일 57개국의 창단 회원국이 확정되었으며, 같은 해 6월 29일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출범 당시 북아메리카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들에서 적어도 1개 이상의 국가가 이 기구에 참여할 정도로 그 포괄범위가 상당정도 광범위하며, 여기에는 영국‧독일‧프랑스 등 미국의 전통적인 서유럽동맹국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 은행이 출범한 날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2015년 7월 8일, 러시아의 중소 도시 우파에서 개최된 제7차 브릭스 정상회담에서는 ‘브릭스 개발은행’과 브릭스 독자의 ‘긴급외환비축기금’을 정식 출범시켰다. 이 두 기구는 자본금 규모가 각각 1000억 달러로, 그중 브릭스 개발은행은 2016년 4월부터 첫 번째 대출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과 같이 유로‧위안화 등 강력한 경쟁화폐의 등장, 그리고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과 브릭스개발은행 등의 출범은, 현재 미국 패권을 직접 떠받치고 있는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지위가 근본적으로 동요하고 있는 상황을 잘 보여주며, 국제통화체제에 있어서의 다원화의 진척이 상당정도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 미국의 통제를 벗어나 경제·정치적으로 경쟁적 성격을 띠는 새로운 지역조직 혹은 국가집단들이 다양하게 출현하여 성장하고 있다. 예컨대 1993년에 출범한 유럽연합(EU)은 이후 급속히 발전하여 그 경제 총량에 있어 이미 미국을 추월하였으며, 정치적으로도 그 독립성이 부단히 높아지고 있어 미국의 지휘가 상당정도 실효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21세기에 들어 브릭스로 대표되는 신흥국가들의 빠른 성장과 이들 간의 상호협력 강화는 주목할 만하다.

    알다시피 브릭스(BRICS)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이상 5개국 영문 명칭의 첫 번째 자음조합명이다. 2009년 러시아 에카테리나회의에서 첫 번째 정상회담을 개최한 이래, 브릭스는 2016년 현재까지 모두 8차례의 정상회담을 개최하였으며, 정상회담 외에도 점차 그 실무기구를 정비하여 현재 산하에 외교‧국가안보‧무역‧재무 및 중앙은행‧ 농업 등 각 전문분야별 장관급 회의를 설치하였다. 또 이밖에도 브릭스는 독자적인 싱크탱크 포럼 등을 설치하는 등으로 조직화와 정례화 작업이 상당정도 진척되고 있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부터 시작해서 상당기간 브릭스의 세계경제성장에 있어 연평균 기여도가 50%를 초과함으로써 그 국제적인 영향력도 날로 증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들은 이 같이 점증하는 경제적 실력을 바탕으로 냉전 종식 이후의 새로운 국제질서 수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은 “더욱 민주적이고 공평한 국제적인 다극화질서의 구축을 지지” 하고, 또 “더욱 안정적이고 예견 가능하며, 더욱 다원화된 국제통화체제의 건설을 추동”(8)을 공개적으로 선언하는 등, 현 시점에서 미국 주도의 단일패권적인 세계질서에 대한 가장 강력한 도전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이다. 또 브릭스와는 별도로 러시아와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상하이 협력기구’와 같은 업종별·지역별 협력기구가 현재 발전 중에 있다. 2015년 회의에서는 인도와 파키스탄을 새로운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함으로써, 이제 그 규모가 동아시아·중앙아시아·남아시아·동유럽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을 포괄하게 되었다. 처리업무도 단순한 안보적 협의체로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일부 경제와 일상 정치 영역까지를 포함함으로써 점차 종합적인 국제기구로서의 성격을 띠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이 기구의 국제적 영향력이 앞으로 더욱 제고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 밖에 그동안 느슨한 관계를 유지해 왔던 동남아 국가들이 아세안(ASEAN)으로 재결속 하면서 작지만 세계의 하나의 독립된 ‘극’으로서 국제적 지위를 인정받아가고 있는 현상도 주목할 만하다. 이 기구는 회원국 수가 현재 10개국인데, 비록 지역 중소 개발도상국들의 연합체적인 성격을 갖고 있지만, 그럼에도 지역차원을 넘어서서 세계경제와 정치생활에 있어 날로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넷째, 미국 군사력의 압도적 우세가 날로 약화되고 있으며, 미국의 슈퍼군사력에 대한 대항 무장력이 다른 경쟁국들에 의해 형성되고 있는 중이다. 미국의 군사력은 달러와 더불어 그 세계적 패권을 유지하는 양대 축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여왔다. 그런데 이 같은 군사력에 있어서의 그간 미국의 독보적 지위가 2000년대 들어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그것은 주요하게는 러시아와 중국 두 강대국의 군사력 강화 및 이들 간 대미관계에 있어서의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으로부터 나온다.

    먼저 러시아의 경우를 보자면, 작금의 다극화의 진전에 있어 이 나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그 중요성은 특히 이 나라가 보유한 강력한 군사력에 있다. 러시아는 과거 미국과 함께 슈퍼대국이었던 소련의 군사적 유산을 대부분 물려받았다. 이 때문에 지금도 미국과 대등한 핵전력을 보유하면서 상호 상대를 초토화시킬 수 있는 세계 유일한 나라로 꼽힌다. 1990년대 후반까지 러시아는 소련 해체에 따른 후유증과 급격한 체제전환이 가져오는 진통으로 말미암아 경제와 사회 및 군사 전 방면에 있어 심각한 후퇴를 경험하였다. 그러나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푸틴의 등장과 함께 러시아는 2000년 이후 새롭게 국가체계를 정비하여 어느 정도 경제 복구에 성공하는 한편, 국방건설에도 다시 힘을 기울여 과거 군사강국으로서의 면모를 신속하게 회복하였다. 이러한 실력을 기반으로 러시아는 최근 리비아‧시리아‧우크라이나 사태에 있어 감히 미국과 그 서구 동맹진영에 정면으로 대항하는 대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러시아가 공개적으로 패권주의와 강권정치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천명함으로써, 현 시기 세계 다극화의 진전을 가속시키는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중국 군사력의 최근 급속한 성장 및 미국과의 격차 축소는 더욱 눈길을 끈다. 중국은 1990년대까지 경제발전에 우선적인 힘을 기울이면서 국방건설에는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선 이후 이 같은 국방부문의 낙후성을 만회하기 위해 군사비 투자를 점차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결정에는 1999년 5월 7일 미국의 B2폭격기에 의한 유고슬라비아 중국대사관에 대한 폭격사건이 중요한 계기로 작용하였다. 이리하여 특히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중국 국방예산은 두 자리 수자의 증가를 계속한 결과 현재는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의 국방예산 규모를 갖게 되었다.(표5-4와 표5-5 참조)

    이 같은 국방예산의 높은 증가율에도 구하고, 2014년도의 경우 그것이 전체 중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27%로 여전히 낮은 수준에 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으로서 군비확장에 국제적 제약을 받고 있는 일본과 독일 두 나라의 수준과 거의 비슷하며(각각 1.14%와 1.19%), 중국의 국방비가 정부 재정지출에 있어서 차지하는 비중도 6% 미만으로 세계 평균치인 9.86%에 아직 많이 못 미친다(한국은 대략 10%수준). 이 점은 향후 중국 국방건설의 지속적 발전가능성과 그 잠재력을 말해준다. 군사기술 측면에서 볼 때도 젠-20, 젠-31과 같은 스텔스기의 동시 개발에서 보여 지듯 첨단무기분야에 있어서의 미국과의 격차가 날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이들 비행기들은 2018년부터는 이미 실전배치에 들어갔다.(9)

    러시아와 중국 두 나라는 옐친 정권 시절인 1997년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과거 양국 간의 적대관계를 공식 청산하고 국교를 정상화 한 이래, 줄곧 우호친선 관계를 유지하고 강화해 왔다. 특히 미국과 서방에 대해 독자노선을 분명히 한 푸틴 정권이 들어서면서부터 양국 관계는 더욱 친밀해 졌다. 이 두 나라는 상하이협력기구의 주도 국가이기도 한데, 이 국제기구의 틀을 빌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정치군사적 압력에 공동 대항하는 과정에서 양국 간 협력 수준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미국 시카고대학 정치학교수 로버트‧페이프는 격월간지《National interest》 1-2월호(2009년)에 발표한 <제국의 쇠락>이란 글에서, 만약 현재와 같은 추세가 2013년 내지는 더욱 오래 지속된다면, 중국과 러시아에 다른 어떤 주요 국가를 더하기만 하면 이들은 충분한 경제적 실력을 기반으로 해서 군사적으로도 미국에 대항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11) 최근 진행되는 국제정세의 추이는 이 같은 예언이 적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필자의 생각엔 굳이 다른 제3국의 추가 없이 두 나라의 협력만으로도 이미 충분할 것 같다는 느낌이다.

    [본문 주석]

    1. [中]王金存,2008년,《帝国主义历史的终结―当代帝国主义的形成和发展趋势》,p378.
    2. 그중 2008-2012년 수치는 IMF WEO데이터베이스 수치임. 2013년 수치는 세계은행 WDI 데이터베이스 수치임.
    3. 《帝国主义历史的终结》,p295. 그 예측에 따르면 2050년 중국과 인도의 GDP는 각각 48.6조 달러와 27조 달러에 달하는데, 미국은 37조 달러 수준이다.
    4. 관련 수치는 [英]폴 케네디,《강대국의 흥망성쇠》(상권),p210 참조.
    5. 그중 2008-2012년 수치는 IMF WEO데이터베이스 수치임. 2013년 수치는 세계은행 WDI 데이터베이스 수치임.
    6. 이는 IMF2009년에 발표한 통계에 따른 것인데, 2008년 말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中]李若谷,《국제화폐체계개혁과 위안화 국제화(国际货币体系改革与人民币国际化)》,p38.
    7. 이에 따라 SDR에서 각국 화폐가 차지하는 비중은 다음과 같다. 달러(41.73%), 유로(30.93%), 위안화(10.92%), 엔화(8.33%), 파운드(8.09%). 위안화의 SDR 편입 조치는 2016년10월1일부터 정식 효력이 발생하였다.
    8. [中]复旦大学金砖国家研究中心,金砖国家合作与全球治理协同创新中心 共编,《브릭스국가 연구(金砖国家研究)》(제1집),pp. 발간사 1-2.
    9. 젠-20과 젠-31 관련한 내용은 다음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된 글을 참조하였음. 《中华人民共和国国防部网站》 http://www.mod.gov.cn/wqzb/2014-10/23/content_4546073.htm.
    10. http://www.mod.gov.cn/wqzb/2014-10/23/content_4546073.htm.
    11. [中]李慎明 主编,2009,《달러패권과 경제위기(美元霸权与经济危机)》,pp259-260.
    필자소개
    북경대 맑스주의학원 법학박사 , 노동교육가, 현재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정책자문위원, 맑스코뮤날레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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