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당 당직자 일괄 사퇴
    대부분 친황교안계 인물로 채워
    박지원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을 몰아내기 위해서 한 것 아닌가 생각"
        2019년 12월 03일 12:45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을 쇄신하겠다는 뜻을 밝힌 후 당직자들이 일괄 사퇴했으나 그 공백을 모두 황 대표의 측근으로 채우면서 비판이 제기된다. 그러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당의 파격과 변화를 가져오려는 시도”라고 자평했다.

    박맹우 자유한국당 사무총장 등 당직자 35명은 전날인 2일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황교안 대표의 개혁과 쇄신에 동참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사표를 제출한 당직자 명단엔 여의도연구원 직을 유지해 총선 과정에서 벌어진 공천 파동을 막겠다고 공언했던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도 포함돼있다.

    이에 앞서 황 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을 통해서 쇄신을 이루고, 쇄신을 통해서 혁신의 의미를 살리겠다”며 “변화와 개혁을 가로막으려는 세력들을 이겨내고 필요하다면 읍참마속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득권 개인이나 당파가 아닌 주권자인 국민이 진짜 주인이 되는 것이 미래지향 정당의 종국적인 가치”라며 “나라의 주권을 국민에게 돌려드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보수통합과 관련해서도 “자유민주진영의 통합은 과거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로 나아가자는 것”이라며 “그동안 통합을 논의하면서 몇 가지 제안도 있었다. ‘탄핵이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함께 성찰하면서 탄핵의 문제를 역사의 평가에 맡기자’, ‘미래지향적이고 개혁적인 보수의 가치를 정립하자’, ‘보수중도의 자유민주세력이 함께 하는 새로운 통합을 이루어내자’ 이런 제안 등이다. 이는 저의 생각과 전혀 다를 바 없다”고도 밝혔다.

    당직자 35명이 모두 사퇴해 발생한 공백은 친황교안계가 채웠다. 사무총장직엔 창원시장을 하며 창원지검장 시절 황 대표와 연을 맺은 박완수 의원(초선)이 맡았다. 박완수 의원은 황 대표가 출마한 전당대회에서 적극 지원했던 인사로 알려져 있다. 비서실장은 수석대변인이었던 김명연 의원(재선)이 기용됐다. 일괄 사표를 제출한 지 4시간 만에 이뤄진 결정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3일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굉장히 파격적인 인사를 했다.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혁신을) 하겠다고 했는데 소위 본인의 측근이라고 하는 분들은 다 물러났다고 보면 된다”며 “사무총장을 초선으로 시킨 적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파격적”이라고 자평했다.

    박완수 의원은 황 대표의 최측근이라는 지적엔 “물러난 추경호 의원도 황 대표의 매우 측근이다.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할 것”이라며 “초선을 사무총장에 임명했다는 것 그 자체가 변화와 쇄신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당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며 불출마를 선언한 김세연 의원의 여의도연구원장직을 박탈하기 위한 인사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전격적으로 황교안 대표가 한국당 내 당직 인선을 했지만 결국 제가 볼 때는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을 몰아내기 위해서 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여의도연구원장만 교체하면 된다”면서 “35명 모두 사퇴를 받았고, 총선을 위한 새로운 체제의 시작, 쇄신의 메시지라고 보면 된다”고 부인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