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작권·인사권, 노무현 '어때주의'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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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8월 18일 10:0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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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작전통제권과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차관 경질 논란 모두 노무현 대통령의 이른바 ‘어때주의’ 때문이라고 한다. 18일자 중앙일보와 동아일보의 주장이다. 중앙일보는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컴백’ 보도로, 세계일보는 곽정환 한국프로축구연맹회장을 감싸는 듯한 보도로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18일자 전국단위 종합일간지의 1면 머리기사.

    경향신문 <한달 600만원 ‘기막힌 학원비’>
    국민일보 <검찰 감찰기구, 총장직속으로 격상/비리검사 계좌 비밀추적>
    동아일보 <한국기업 콕 찍는 ‘소송 괴물’>
    서울신문 <용산기지 ‘국가공원’ 선포>
    세계일보 <미 "대포동 2호 실패 아닌 성공">
    조선일보 <군 ‘한미연합사 해체’ 국회 보고>
    중앙일보 <노 대통령 ‘자주·주권’ 정치 게임/전작권은 대박 상품?>
    한겨레 <작통권 환수 뒤 ‘한국 주도-미국 지원’ 체제로/연합사 해체 ‘군사협조본부’ 창설>
    한국일보 <대선유력주자들 활동 패턴이 바뀐다/여의도 떠나 대중 속으로>

    "노무현의 덫에 걸리지 말라니까"

    전시작전통제권·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 경질 논란을 두고 중앙일보와 동앙일보가 노무현 대통령의 이른바 ‘어때주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앙일보는 한나라당이 노 대통령의 ‘자주·주권’ 정치 게임 프레임에 갇혀 ‘또 한 번 당했다’는 보도를 내놨다.

       
      ▲ 중앙일보 8월18일자 1면  
     

    중앙일보는 1면 머리기사 <노 대통령 ‘자주·주권’ 정치 게임/전작권은 대박 상품?>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은 10%대에 불과하다. 그런데 노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일부 여론조사에서 50%를 오르내린다"며 "지지율 10%대 대통령의 특정 정책 지지율이 50% 안팎이라니…"라고 운을 뗐다.

    중앙일보는 "5.31 지방선거 참패→김병준 부총리 낙마→8.15 대통령 측근 사면.복권→인사권 남용 문제로 힘들어하던 노 대통령이 전작권 논란이 확산되면서 국면 전환에 성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며 "그렇다면 ‘전작권 환수 문제에 국민투표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한나라당이 또 한번 당한 것일까. 고려대 남성욱(북한학과) 교수는 16일 ‘한나라당이 전작권의 덫에 걸렸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자주’와 ‘주권’은 2002년 대선에서 ‘반미 좀 하면 어때’로 노 대통령이 대박을 터뜨린 뒤 손님을 가장 많이 끄는 ‘정치 상품’ 중 하나"라며 "게임의 정치 측면에서 한나라당은 ①노 대통령보다 한발 느렸고 ②메시지 개발에 실패했으며 ③자기 링이 아닌 남의 링에서 싸웠기에 덫에 걸렸다는 지적도 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또, "요즘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가장 많이 읽는 책은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미국의 선거 전략서라고 한다. 공화당이 민주당을 연속 격파한 노하우를 탐구했는데 ‘상대방이 마련한 프레임(게임의 링)에서 그들의 언어를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이 책의 기준으로 본다면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만든 게임의 링에서 ‘환수’ ‘자주’ ‘주권’이란 노 대통령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아일보 박제균 정치부 차장도 30면 칼럼 <역발상과 ‘어때주의’>에서 "’반미면 어때’는 ‘큰 정부면 어때’로, 다시 ‘코드 인사면 어때’로 점점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부끄러워해야 할 상황에 오히려 고개를 꼿꼿이 쳐드는 낯두꺼움과 오기가 만연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전시작전통제권 논란이 인사권 문제 등 모든 투쟁 이슈들을 빨아들였다는 중앙일보의 분석과는 깊이가 다르나, 이른바 ‘어때주의’가 중심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박 차장은 이 칼럼에서 ‘어때주의 창궐’과 아울러 ‘역발상의 지겨움’ ‘이류·삼류의 확대재생산’ ‘누가돼도 좋다’를 ‘노무현 효과'(Roh’s Effect)로 꼽았다.

    한편 중앙일보는 30면 사설 <한나라당은 언론에 매달려 살 것인가>에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전시 작전통제권, 헌법재판관 재구성 등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대형 이슈들이 요동을 친다. 여기에 집권세력은 낙하산 인사, 코드 인사, 보복 인사로 절망감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 와중에 한나라당은 어디에 있는가"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중앙일보는 "5.31 지방선거에서 국민은 한나라당을 대안세력으로 선택했지만 정작 국민이 절망을 느낄 때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며 "정작 권력의 비리 의혹을 폭로하고 논쟁을 벌이는 건 언론이다. 한나라당의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는다"고 비난했다. 중앙일보는 또, "(한나라당의) 문제는 언제나 뒷북만 친다는 데 있다. 이런 이슈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 한나라당은 그제야 움직인다. 그 움직임이라는 것도 언론이 제기한 반박이나 문제점을 되뇌는 것이 고작"이라며 "이제 한나라당이 앞장서라"고 촉구했다.

    중앙 "황우석 연구 재개?"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가 연구실을 열고 활동을 재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 동아일보 8월18일자 3면  
     

    중앙일보는 2면 머리기사 <서울 구로동에 150평 임대한 까닭은…황우석 연구 재개?>에서 "줄기세포 파문의 장본인인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가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 연구실을 열고 연구 활동을 재개했다"며 "본지가 17일 과학기술부를 통해 확인한 황씨의 법인 설립신고서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중순 재단 법인 성격의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을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법인 대표이사 난에는 황씨와 동향인 충남 부여 출신의 박병수씨가 기재됐다. 박 대표는 충남에서 사학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재단의 총 재산은 25억원 규모다. 과기부는 민법 등 관련규정에 의거해 지난달 14일 재단법인 설립을 최종허가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또, "건물주인 T물산의 임병태 회장 또한 충남 부여 출신으로 황씨와 대전고 및 서울대 선후배 사이"라며 "황씨 연구소 같은 입지의 이 일대 사무실 임대료는 150평에 보증금 5000만원, 월세 500만원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황 전 교수는 서울대 수의대에서 함께 일한 대학원생 20여명을 연구원으로 채용한 가운데, 이 연구소에 합류한 서울대 수의대 한 대학원생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무것도 없는 제로(zero) 상태에서 담담한 마음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이 곳에서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학위를 받겠다"고 말했다.

    곽정환 프로축구연맹회장과 세계일보

    곽정환 한국프로축구연맹회장이 17일 K리그 위기를 논의하기 위해 구단 감독들을 만난 것과 관련해 각 조간 스포츠면 기사가 엇갈렸다. 눈에 띄는 대조가 있는 것도 물론이다.

    한겨레는 20(스포츠)면 기사 <‘K리그 위기’ 뒤늦은 법석> 들머리에서 "’비전은 없는데, 전시행정만 판친다.'(한국축구연구소 8월 여론조사) ‘똑똑한 최고경영자(CEO) 한명이 절실하다.'(한국축구연맹의 게시판 글)"며 "김도승이라는 이름의 축구팬은 11일 프로축구연맹(kleaguei.com) 게시판에 ‘그동안 손놓고 있던 연맹 회장이 산적한 현안을 놔두고 현직 감독들만 덜렁 만나기로 했다. 도대체 무슨 해법이 나올까’라며 냉소적인 의견을 적었다. 그런데 정말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 한겨레 8월18일자 20면  
     

    한겨레는 "곽정환 회장은 17일 서울 강남의 JW매리어트호텔에서 K리그 11개팀 감독과 취임 1년7개월만에 첫 간담회를 열었다. 회장이 현장 감독을 만나는 것을 문제삼을 일은 아니다"며 "그러나 점잖게 함께 사진 찍고 진지하게 얘기를 하는 장면과 달리, 간담회가 영양가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한겨레는 또, "앞서 곽 회장은 김원동 사무총장과 지난 며칠 동안 서울의 각 언론사 사장실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우리들은 열심히 하고 있다. 프로축구 발전을 위해 사장님이 도와달라’고 부탁했다"며 "그러나 배석한 기자의 입장에서는 과연 언론사 사장을 만나는 일이 그렇게도 중요한 일인가 하는 지적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겨레는 "프로축구연맹의 핵심 브레인들이 근본적인 문제를 풀기보다는 언론 플레이에 의존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높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도 26(스포츠)면 기사 <‘한국축구의 젖줄’ K리그의 두 모습>에서 "곽 회장과 감독들은 문제 의식을 공유했으나 무엇이 현 프로축구의 위기를 초래했는지에 대한 원인과 구체적인 대책은 언급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곽 회장은 프로축구가 왜소해 보이는 이유가 팬들이 대표팀 경기와 프로축구를 비교하기 때문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프로축구 열기를 고조시켜야 하는 연맹의 회장으로서는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 동아일보 8월18일자 26면  
     

    다른 신문들도 17일 이들의 회동에 ‘대동소이’한 반응을 보인 반면 스포츠면 머리기사로 곽 회장의 발언을 올리며 긍정적으로 평가한 신문이 하나 있다. 세계일보는 18(스포츠)면 머리기사 <"K리그 살길은 훌륭한 경기"/곽정환 프로축구연맹 회장, 감독 간담회서>에서 "’축구 팬들을 기다리게만 하지말고 오게 만들자.’ 곽정환 한국프로축구연맹회장과…’살길’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며 "월드컵 때와 K리그 현실을 보면 ‘축구사랑=광화문’이라는 생각은 K리그 입장에선 맞지 않는 것 같다"는 곽 회장의 발언을 전했다. 이장수 FC서울 감독 등 3명이 불참한 것이나 곽 회장의 발언에 대한 비판은 없었다.

       
      ▲ 세계일보 8월18일자 18면.  
     

    곽 회장은 최근까지 세계일보 모재단인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유지재단 이사장을 지냈으며, 통일그룹 산하 성남 일화 축구단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이날 회동 장소인 JW매리어트 역시 통일그룹이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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