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 째 드리지요'는 '성을 혁명도구화한다' 이래 최악의 루머"
        2006년 08월 17일 07:4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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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진룡 전 문화부 차관 경질 논란의 핵심 인물 가운데 한 명인 양정철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17일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서다. 일부 언론에 의해 소위 ‘배 째 드리지요’ 발언의 당사자로 지목되기도 했던 양 비서관은 지금껏 이 문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양 비서관은 "자리에서 물러나 자연인이 된 분에게 일일이 반박하면서 상처를 드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줄곧 침묵을 지켰으나 그것이 "뭔가 말 못할 사정이 있는 것처럼 해석"됐고, "구린 구석이 있으니 침묵하는 것 아니냐는 곡해"가 생겼고, 급기야 "비겁하다는 말까지 나왔다"면서, "싸움을 붙이려고 작정을 하지 않고서야 이리 하면 안 된다"고 침묵을 깨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양 비서관은 먼저 유 전 차관의 단명(재임 6개월)에 대한 일각의 시비에 대해 "6개월 만에 차관 물러난 것이 기사가 되고 개인적 불만이 되는 경우는 정부 수립 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비꼬았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차관을 지낸 분이 700여명"에 이르고, "그 가운데 6개월을 채 못하고 떠난 분이 100여명"이 넘는다고 했다.

    "대통령과 명운을 함께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권한과 책임도 크지만 대신 임기가 없다"며 "부름을 받을 때 왜 나를 발탁했느냐고 문제를 제기할 수 없듯이 그만 둘 때 왜 나가야 하느냐고 불평하는 가벼운 자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보복 경질 논란과 관련, 양 비서관은 "장·차관의 책임범위는 무제한"으로, "누군가 책임져야 할 중한 일이 있다면 장·차관이 지는 것"이라며, "그 판단은 전적으로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고 말했다. 양 비서관은 "보복 경질이란 말은 국어가 안 된다"고 했다.

    유 전 차관이 책임져야 할 중대한 일로 양 비서관은 신문유통원의 부도사태를 꼽았다. 양 비서관은 "신문유통원은 신문법의 핵심"이라며 "(신문유통원이) 부도지경에 이를 때까지 수수방관했다면 그냥 넘어갈 일이겠느냐"고 반문했다.

    양 비서관은 "이 기관의 설립취지에 부정적인 일부 보수신문들이 유 전 차관 문제를 처음 꺼내고, 집요하게 제기하고, 본질을 정책 사안이 아닌 인사청탁 논란으로 몰고 가는 것은 우연인가요, 필연인가요?"라고 물으면서, 언론개혁에 반감을 가진 보수언론이 유 전 차관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양 비서관은 이번 논란의 핵심이 되고 있는 인사청탁 문제와 관련해 "임명권자와 상의하기 전에, 아리랑TV 주무 감독기관인 문화부와 문화부의 감독기관인 청와대가 단순히 추천할 사람을 놓고 의견을 교환한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이런 일을 갖고 통화하는 과정에서 유 전 차관은 이 수석에게나 저에게 강한 반대의사를 표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양 비서관은 "부처가 하는 인사에 대해 청와대가 의견을 내거나 추천을 하기도 하고, 청와대가 하는 인사에 대해서도 관련 부처 의견을 듣거나 추천을 받기도 한다"면서 "(유 전 차관이) 정상적 인사협의를 청탁으로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 전 차관은 인사담당 차관이 아니다"면서 "인사를 혼자 하는 것도 아니고, 혼자 불만을 가질 일이 아니다"고도 했다.

    양 비서관은 자신이 유 전 차관에서 ‘빼 째 드리지요’ 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인사문제 통화에서 제가 특정인을 놓고 협의하면 유 전 차관은 ‘잘 상의해서 연락드리겠다’는 수준의 대화밖에 없었다"면서 "80년대, ‘운동권이 성(性)을 혁명도구화 한다’는 고약한 루머 이래 최악의 악성 유언비어"라고 말했다.

    노대통령이 ‘배 째 드리지요’ 발언의 진원지라고 주장한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에 대해서는 "기자 생활 헛했고 국회의원 생활 함부로 하는 것"이라며 "정중히 사과하든지 아니면 각오 단단히 하라"고 경고했다.

    양 비서관은 "무슨 일이든 판단이 완전히 다르면 당당히 그 때 제기했어야 한다. 이제 와서 갑자기 의로운 항거를 하는 것처럼 하면 안 된다"고 유 전 차관을 비판하고, "지금 언론과 야당은 정치적 신념이나 이념의 문제도 아닌 한 사람의 넋두리를 갖고 영웅담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 비서관은 끝으로 "청문회, 얼마든지 하라. 열 번 백 번 해 보라. 거리낄 게 없다. 다만 야당도 그렇게 한가하고 자신이 있으면 면책특권을 포기하고 당당하게 진실을 가리는 장으로 나오라"면서 "국면이 여기까지 왔으니, 모두가 이름 석 자 걸고 당당히 책임 있게 진실을 가리자"고 정면 대응할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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