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교안 대표 단식농성,
    당 내·외의 반응 ‘미지근’
    박지원 "삭발, 단식···남은 건 사퇴"
        2019년 11월 21일 12:54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선거법 개정안·공수처법 저지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재연장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그러나 다른 야당들은 물론 당내 반응도 좋지 않은 모습이다. 특히 자유한국당 최고위원들은 당 대표가 혹한 속 단식을 시작했음에도 합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경태 “최고위원들, 황교안 단식에 합류 안 해”

    조경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21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황교안) 대표가 단식투쟁을 하는 것에 대해 정치권에서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당 최고위원이 경우에 따라 단식농성에 합류할 수 있나’라는 사회자의 질문엔 “아니다. 어제 최고위원들끼리 따로 모여 동조 단식에 대해 회의를 했었다”며 “최고위원들까지 합류하는 것은 아직까지 고려대상이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당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나와 “문희상 국회의장이 12월 3일에 패스트트랙 법안들을 올리겠다고 공언을 한 상태이고, 지소미아 연장을 결정할 마지막 시간이 다가왔다. 이에 대한 상당한 국가적인 위기의식을 느껴서 단식을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지도부 사퇴 요구 등 당내 분란을 잠재우기 위한 정치적 행위’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선 “대체로 그렇게 보는 시각이 많은 것 같다”고 당 안팎의 비판을 수용하면서 “단식이라는 것이 쉽게 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본인의 건강이나 또 생명까지 걸고 하시는 것만큼 일단 그 취지의 순수성은 이해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 단식농성장 모습(유튜브 캡처)

    심상정 “지소미아 유지 원하면 청와대 말고 아베 관저 앞으로 가라”
    박지원 “단식으로 쓰러져도 대표 계속하긴 어려워…총선 못 치를 것”

    다른 야당들 사이에선 황 대표의 단식이 명분과 실리를 모두 놓친 ‘떼쓰기’라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단식으로 나라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고, 자신의 흔들리는 리더십을 단식으로 돌파해보겠다고 생각한다면 이것 또한 본전도 못 찾을 일”이라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지소미아, 공수처, 선거제는 국회법상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진행되는 일”이라며 “그런데 제1야당 대표가 단식으로 떼를 써서 이걸 막는다는 것은 관철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겨울철에 밥을 굶고 바깥에 앉아있다는 게 녹록하고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황 대표의 단식은 많은 사람들의 걱정거리를 넘어 조롱거리까지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황 대표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권 전체에도 부담이 큰 일인데 그런 부담을 안고 단식을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황 대표의 단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관련한 원내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작년에 (손학규·이정미 의원의) 단식 중단의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 사람이 나경원 원내대표다. 나 원내대표가 신임 원내대표가 되면서 여야 5당 합의문에 사인을 했기 때문”이라며 “황교안 대표의 단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키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황교안 대표가 국회 바깥에 있기 때문에 자꾸 국회 내에서 논의를 풀어나가려 하지 않는다. 자신이 문제를 진두지휘해 나갈 방식이 극단적인 투쟁방식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나 원내대표가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5당 협상 테이블에 앉아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이날 오전 상무위원회에서 “제1야당 대표가 국회에서 그 책임을 반분해야 할 일을 대통령에게 요구하며 단식을 하는 상황, 비정상 정치에 난감하다”며 “단식을 하려면 작은 정당 대표인 내가 해야지, 왜 배부른 제1야당 대표가 청와대에서 국회로 우왕좌왕하며 단식을 하나”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특히 황 대표의 지소미아 종료 철회 요구에 대해 “지소미아 종료 원인은 일본 아베 정권의 경제 침탈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짚으며 “황교안 대표가 지소미아 문제로 청와대를 압박하는 것은 국익에 반하고 우리 정부를 어렵게 하는 내부총질 행위”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황교안 대표가 굳이 지소미아 유지를 위해 직접 나설 의지가 있다면, 가야할 곳은 청와대 앞이 아니고 일본 아베 수상 관저 앞”이라고 강조해 말했다.

    심 대표는 “지금 황교안 대표가 있어야 할 곳은 단식장이 아니라 5당 정치협상 회의장”이라며 “황교안 대표는 자신이 합의해놓고도 5당 정치협상회의에 단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당장 단식을 중단하고 제1야당 대표로서의 책무를 다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황 대표가 단식으로 당 내 리더십 위기를 돌파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오히려 당 대표 사퇴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제1야당의 대표가 9개월 만에 삭발, 단식, 두 가지를 했다. 마지막 사퇴만 남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자유한국당은 단식이 아니라 쇄신을 해야 한다. 단식으로 위기를 돌파하려고 택했지만 국민들은 코미디라고 보고 있고, 오히려 홍준표, 김용태 의원 등의 비난을 보면 오히려 굉장히 어려운 고비로 들어간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가 총선 때까지 버티지 못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황 대표가 단식으로) 쓰러지더라도 계속 대표를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비대위 체제가 되건 아니건 황교안이 아닌 다른 분에 의해서 총선이 치러지지 않을까 싶다”고 봤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