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사독재시절에도 없었던 편집국장 구속
        2006년 08월 16일 06:14 오후

    Print Friendly

    현장을 취재해서 기사를 쓰고 신문을 만드는 민주노총 편집국장이 불법집회를 주동했다는 이유로 구속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포항지검(검사 권구배)은 지난 9일 포항에서 열린 민주노총 노동자대회에서 방송차 위에서 노트북으로 현장을 취재하고 기사를 쓰던 민주노총 채 모 편집국장을 연행해 12일 구속했다. 검찰은 이날 민주노총 울산본부 간부 2명 등 총 5명을 구속해 지금까지 포항건설노조 농성과 투쟁을 이유로 총 63명을 감옥에 가뒀다.

    구속된 민주노총 채 국장은 행진이 시작된 오후 5시부터 연행된 시간인 10시까지 행진용 방송차 위에서 노트북으로 현장을 취재하고 있었다. 그는 민주노총 홈페이지에 이날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내보내고 있었다. 밤 10시 경 경찰은 날카롭게 간 방패와 곤봉을 휘두르며 2Km를 달려나왔고, 방송차로 이용했던 대형화물차의 앞 유리창을 때려 부셨다. 채 편집국장은 노트북 앞에서 기사를 쓰다 경찰에 연행됐다.

       
    ▲ 9일 밤 10시 포항 형산강로터리 앞 도로에서 경찰의 방패에 맞은 노동자가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사진=금속노조)
     

    채 국장은 이날뿐 아니라 민주노총 집회가 있는 날이면 언제나 현장에 나와 집회 중에는 무대 옆에서, 행진 중에는 방송차 위에서 기사를 썼고, 실시간으로 조합원들에게 투쟁의 상황을 알렸다. 다른 기자들과 똑같은 취재기자였던 셈이다. 그는 이날도 마이크 한 번 잡은 적 없었다.

    그러나 경찰은 "무전기를 소지해 경찰의 정보를 취득했다"는 이유로 채 국장을 구속했고, 법원마저 이를 받아들였다. 채 국장을 면회한 금속연맹 법률원의 고재현 변호사가 전한 말에 따르면, 그는 연행 당시 차 위에서 노트북과 취재도구를 챙기다가 무전기를 발견했고, 안 좋은 영향이 있을 것 같아 가방에 넣었다가 돌려줬다고 한다.

    채 국장의 죄목은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과 집시법 위반 등이다. 고재현 변호사는 "편집국장이 구속된 것은 물론 연행된 적도 없었다."고 말했고, 민주노총 권두섭 변호사도 "속보를 쓴 사람을 불법집회를 공동공모했다며 구속하는 것은 무리한 법 집행"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이 불법인 시절에도 편집국장은 구속된 적이 없었고, 서슬퍼런 독재정권 시절에도 기관지를 만드는 편집국장이 연행되거나 구속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런데 참여정부 시절이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것도 그 날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에 100여명의 노동자들이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하고, 그 중에서 한 명은 목숨이 위독한 상황에 처해있는데도 말이다.

    이날 구속된 5명에 대한 구속적부심이 18일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포스코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포항에서 노동자의 정당한 항변이 받아들여질지 의문이다. 16일 이용훈 대법원장이 경찰과 검찰, 판사들까지 법조브로커에 놀아나 뇌물을 받은 사건에 대해 사과했지만 국민들은 법원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

    노동자와 농민이 경찰에 맞아죽어도 구속되고 책임지는 사람이 없고, 인간답게 살겠다는 노동자들은 이유를 막론하고 대거 구속되는 일이 계속되는 한 노동자들은 영원히 검찰과 법원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