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황교안의 단식 행보
공수처법, 선거법 개정 등 저지 목표
바른미래당 “자신의 리더십 위기, 정부 걸고넘어져 해결하려는 심산”
    2019년 11월 20일 03:1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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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일각에서 사퇴론이 제기될 만큼 리더십 위기에 놓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여야는 “대권 놀음을 위한 명분 없는 단식”, “정치초보의 조바심” 등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무기한 단식을 시작했다. 이번 단식은 경제·외교·안보·정치 현안을 통틀어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에 반대하는 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여야4당 합의로 패스트트랙에 오른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과 공수처법 처리 저지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을 통한 한미동맹 강화 등을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단식 돌입 회견 모습

황 대표는 이날 오전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지소마아가 최종적으로 파기되면 한미동맹도 파탄위기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소미아 파기는 극단적으로는 미군 철수 논의로 이어져서 결국 안보 불안에 따라서 금융시장과 경제일반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한미동맹 위기, 안보 위기, 경제 위기로 연쇄반응을 일으키게 된다”며 “대통령의 안보 포퓰리즘에 이 나라의 안보가 속절없이 무너질 위기”라며 지소미아 연장을 촉구했다.

황 대표는 선거법 개정안에 관해 “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 세력이 국회를 장악하려는 의도에서 시도하는 것”이라며 “학자들은 이것을 ‘합법을 가장한 독재’라고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공수처법 또한 “합법적 독재를 완성시키려는 이 정권의 검은 의도”라며 “공수처법은 검찰개혁 법안이 아니라, 자기들 말을 더 잘 듣고 더 힘센 검찰을 하나 더 만들겠다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대한 국가적 위기의 탈출구를 모색하고자 그저께 문재인 대통령에게 긴급회동을 제의했지만 청와대는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며 “나라의 운명이 걸려있는 이 문제들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어디 있겠는가. 문재인 대통령이 현 상황을 방치한다면 10월 국민항쟁과 같은 엄청난 항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리더십 위기, 정부 걸고넘어져 해결하려는 심산”

여야 모두 황 대표의 단식 농성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민생 내팽개친 ‘민폐단식’”이라며 “황 대표의 단식은 떼쓰기, 국회 보이콧, 웰빙 단식 등만 경험한 정치 초보의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조바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혹평했다.

이 대변인은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면 20대 국회의 남은 성과를 위해 협조하라”며 “국민과 민심은 이벤트 현장이 아니라, 바로 이 곳 국회 논의의 장에 있다”고 강조했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황 대표의 뜬금없는 단식, 우리 정치 수준을 얼마나 더 떨어뜨릴 것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자신의 리더십 위기에 정부를 걸고넘어져서 해결하려는 심산”이라고 질타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명분도 당위성도 없는 단식”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국정 난맥이나 지소미아 연장이 황교안 대표 한 명의 단식으로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문제도 아니다. 총리까지 역임하면서 국정을 담당했던 황 대표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쏟아지던 합리적 비판마저 황 대표의 단식으로 관심이 흩어지고 있다. 국민감정, 시대정신과 괴리된 단식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며 “황 대표가 제1야당의 품격을 되찾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회복하는 데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유상진 정의당 대변인은 “도대체 지금 단식이 왜 필요한지,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과연 납득이 될지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라며 “주말마다 걸핏하면 길거리로 뛰쳐나가는 제1야당 대표의 모습이 한심하고 애잔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빈약한 황교안 대표의 정치력만 드러날 뿐”이라며 “대권놀음에 빠져 정치적 명분도 실익도 잃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정현 대안신당 대변인 또한 “패스트트랙, 한미 방위비협상, 지소미아 등 국정현안이 쌓여있는데 무책임한 작태”라며 “자기 말을 안 들어준다고 드러눕는 것은 생떼고 정치지도자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차라리 당대표직을 내려놓고 전국을 돌며 지금 국민들이 자유한국당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들어보는 민심대장정이라도 해보기를 권유한다”면서 “괜히 쓸데없는 짓으로 주변 사람들 고생시키지 말고 국정현안이나 하나씩 챙기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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