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극명 엇갈리는
문 대통령 '국민과의 대화'
“‘믿을 수 있는 지도자’ 모습” “쇼, 대통령 홍보방송” “개혁의지 부족”
    2019년 11월 20일 11:1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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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를 맞아 ‘국민과의 대화’에 나섰으나 야당들의 평가는 혹독하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대통령 팬미팅”, “대통령 홍보방송” 등의 비판을 내놨고 정의당과 민주평화당 등도 개혁 의지를 보여주기엔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19일 오후 MBC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경제, 외교·안보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해 110분 간 질문을 받고 답하는 소통의 자리를 마련했다.

우선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전국적으로는 부동산이 오히려 안정화되고 있다”며 “우리 정부에서 전월세 가격은 아주 안정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 고가 주택,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다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데 현재의 방법이 안 된다면 보다 강력한 방안을 계속 강구해 반드시 자격을 잡겠다”며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가 자신있다고 장담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역대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한 이유는 부동산을 경기 부양 수단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종료에 대해선 “이 문제는 일본이 원인을 제공했다”며 “한국은 일본 안보의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일본이 수출 통제를 하면서 한국을 안보상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 순간까지 지소미아 종료를 피할 수 있다면 일본과 함께 노력해나가겠다”면서 “지소미아가 종료되더라도 안보상 협력은 해나갈 것”이라고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를 촉구했다.

집권 초기 추진한 최저임금 인상에 관해선 “포용적 성장을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경제 전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길이라도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한계선상에 있는 노동자들은 고용시장 밖으로 밀려날 수 있어 종합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동반해야 할 정책의 미흡함에 관해선 “(최저임금 인상 시) 임대료와 신용카드 수수료 등을 낮추는 소상공인 보호대책이 병행됐어야 했는데, 이는 국회 입법을 거쳐야 한다”며 “그 시차가 길어지면서 어려움을 가중시켰다”고 국회를 탓했다.

주 52시간제 도입 등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서는 유연근무제 도입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주 52시간제가 50~299인 사업장에 확대되면 작은 기업일수록 더 힘들어질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탄력근로제와 유연근무제 확대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합의됐음에도 국회에서 입법이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입법이 안 될 경우 정부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소상공인 충격을 완화시켜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동성혼에 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원론적으로는 찬성을 하지만 동성혼 합법화 문제는 우리사회가 아직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며 “우리 사회도 보다 많은 논의가 필요하고 그것에 대해 어느 정도 동의가 이뤄졌을 때 비로소 합법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별임금 격차 등 젠더 이슈에 관해선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많이 좋아졌지만 세계적 수준에 비해 까마득하다는 데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여성 고용률·임금차별·기업이나 공공분야에서의 여성 유리천장 등의 차별이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 문제는 저출산과도 관련이 있다. 여성 고용이 높아지면 출산율이 좋아지는 현상을 볼 수 있다”며 “가정과 일이 양립 가능해야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을 수 있다. 양성평등에 더 관심을 가지겠다”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선 “결과적으로 많은 국민들에게 갈등을 주고 분열을 시키게 만든 점에 대해 송구스럽다. 다시 한 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며 “검찰개혁의 중요성이랄까, 절실함이 다시 부각된 건 다행스럽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과의 대화 모습(사진=청와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민과의 대화가 끝난 후 낸 서면 브리핑에서 “대부분의 현안에 대해 꿰뚫고 있는 대통령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믿을 수 있는 지도자’의 모습으로 비춰졌으리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오늘 나온 국민들의 목소리를 가장 따갑게 들어야 하는 곳은 국회임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국민들이 ‘왜 해결되지 않는지’ 묻는 질문의 답이 국회에 잠들어 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의 걸음과 함께 정부와 국회 모두 국민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야당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김명연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대다수 국민들의 궁금증과 목소리를 전달하기에 턱없이 부족했고, 결국 청와대가 준비한 내용만 일방적으로 전달된 쇼에 불과했다”며 “특정 질문에 대해서만 장황한 대통령의 입장을 듣는데 할애됐고, 그동안 대통령이 반복해왔던 메시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고 혹평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은 100분이라는 일회성 TV쇼를 한 번 했다고 국민과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지 말기 바란다”고 했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도 20일 논평에서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국민에겐 자신의 선택에 대한 확신을, 지지했던 국민에겐 실망과 분노를, 지지하는 국민에겐 불안과 걱정을 주는 진부하고 답답한 쇼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은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통치자가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를 진심으로 들어주고 진짜 소통을 해줄 대통령을 원한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며 “국민은 쇼가 아니라 ‘진짜 소통’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알맹이 빠진 대통령 홍보방송”이라고 규정했다.

김 대변인은 “통상적인 질문, 듣기 좋은 대답, 원론적인 얘기, 자화자찬에 남 탓”이었다며 “소름 돋을 정도로 형편없었던 ‘국민과의 대화’는 누구를 위한 방송인가. 시간 낭비, 전파 낭비”라고 질타했다.

그는 “임기 절반을 독선과 아집으로 채워놓고, ‘지금껏 잘해왔고, 앞으로 잘할 것’이라는 대통령의 망상적 태도는 국민의 화병을 유발한다”며 “’국민과의 대화’보다는 ‘자신과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정부여당에 우호적인 야당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김종대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과거 권위주의 대통령이라면 상상조차 힘든 좋은 소통의 선례”라면서도 노동 문제 등에 관한 답변에 대해선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김 수석대변인은 “노동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공감하면서 의지를 드러냈지만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실제 보여주는 행동은 결국 주춤거리고 뒷걸음치고 있다”며 “주 52시간 도입을 유예하고 특별근로시간 연장 완화 등으로 국회의 입법을 무력화시킨 마당에 최저임금 문제는 최저임금위원회를 탓하고 중소상공인의 문제에 대해서는 국회 입법을 탓하는 것은 매우 모순적인 태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동성혼 문제에 관한 문 대통령의 답변에 대해 “후보 시절에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인식”이라며 “필요성을 인정한다면 적극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추동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민들로부터 경청하는 대통령의 낮은 자세는 이번 대화를 통해 잘 드러났으나, 강력한 개혁의지로 대한민국 변화의 비전과 희망이 부족한 것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소통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집권 후반기에 달라질 거라는 확신을 주기에는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 사과를 해야 함에도 자화자찬을 했다”며 “문 정부 출범 후 중간가격기준 서울은 2.7억. 강남은 5억원이 올랐다. 2배가 뛴 지역도 있다. 부동산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시급하게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경환 대안신당 수석대변인도 “소통 노력은 평가하지만 국민들이 정부와 대통령에게 바라는 갈망을 채우기에는 많이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개혁입법 처리에서 국민들은 대통령이 앞장서서 이끌어가기를 바라고 있는데 국회로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를 보였다”며 “경제난에 인식은 실망스럽고 대책 제시에는 미흡했다”고 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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