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노사교섭 결렬,
20일 무기한 총파업 임박
국토부, 단 한 차례의 대화도 없고 한 명의 인력증원안도 제시 안 해
    2019년 11월 19일 03: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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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공공성 강화 등을 요구해온 전국철도노동조합이 노사교섭 결렬에 따라 예정대로 20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노조가 교섭의 문을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라 정부의 태도에 따라 총파업 조기 수습 가능성도 있다.

19일 철도노조에 따르면, 철도공사와 노조는 철도공사 서울본부에서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12시까지 교섭을 진행했으나 최종 결렬됐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12시까지를 교섭 시한으로 정한 노조는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노사는 전날에도 새벽까지 집중교섭을 벌였으나 인력충원, SR 통합과 관련해 결정권을 쥔 국토교통부가 안을 제출하지 않아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노조는 “국토교통부가 이낙연 국무총리의 당부에도 4조2교대에 필요한 안전인력 증원안을 단 한 명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최종 교섭이 결렬됐다”며 “KTX-SRT 고속철도 통합에 대해서도 어떤 입장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토부는 파업에 대비한 군 병력 대체인력 충원에만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김경욱 국토부 차관은 18일 철도공사 노조 파업 대비 비상수송대책 점검회의에서 “10월 경고파업 때와 마찬가지로 국토교통부는 국방부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대체기관사를 확보하고 고속·시외버스 등 대체 수송력을 증대시킬 것”이라며 “파업종료 시까지 정부합동 비상수송대책본부를 운영하여 비상수송대책을 원활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토부는 철도노사 문제를 해결할 결정권을 갖고 있음에도, 총파업 직전까지 노조와 단 한 번의 교섭도 하지 않았다.

노조는 “단 한 차례의 대화도 하지 않고, 단 한 명의 인력증원안도 제시하지 않는 국토교통부는 파업을 유도하는 것인지, 공공기관인 철도에 대한 정부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20일 오전 9시 총파업에 들어가고 서울, 부산, 대전 등 각 지역별 14시에 총파업 대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다만 노조는 “철도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지 않도록 다시 한 번 정부의 결단을 촉구한다”며 “만일 정부가 전향적인 안을 제시하면 언제라도 교섭의 문은 열어 놓겠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노조 “철도파업 대체인력 투입 거부”

노동·시민사회계는 연달아 철도파업에 지지를 표하고 있다. 특히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철도파업에 대한 대체인력 투입을 거부하겠다며 “전국철도노조 파업투쟁을 끝까지 지지 엄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전국철도노조 파업 관련 대체인력(임시열차 운행 등)투입 거부지침을 이미 현장에 내렸다.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정당한 철도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을 끝까지 엄호하고 연대할 것”이라며 “철도노동조합의 파업이 현실화되면 그 책임은 안전생명을 경시하고 절박한 철도노동자들의 요구를 외면한 정부에게 있다. 더 늦기 전에 정부와 한국철도공사의 현명한 판단과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철도하나로 범국민운동본부(하나로운동본부)도 전날 철도노조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 통합·개혁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후퇴하고, 대화조차 거부하는 이런 현실이 철도노조가 파업까지 하도록 만들고 있다”며, 철도노조의 파업을 지지, 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철도 파업은 사실상 국토부가 유발한 측면이 크다. 노조 요구안 중 핵심인 ‘KTX-SRT 고속철도 통합’에 대해 정부가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고속철도 통합 연구용역도 정당한 사유도 없이 중단

KTX-SRT 고속철도 통합은 요금 인하, 운행 확대 등 철도이용편익 증진에 도움을 주는 안이라 노동·시민사회계가 꾸준히 요구해왔던 내용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철도통합을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고, 국토부는 이를 위한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철도산업 구조평가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문제는 국토부는 법적 근거 없이 해당 연구용역을 중단하면서 발생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연구용역의 진행 중 정당한 사유 없이 중단시켰다”며 국토부에 대한 감사를 청구했다.

경실련은 감사청구서에서 국토부의 연구용역 중단이 “철도 안전 및 공공성 훼손과 정부 정책의 신뢰성 저하 등 공익에 반하며, 연구용역 중단으로 인한 조달 수수료 및 연구용역비 등 예산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벌어진 강릉역 사고에 대한 감사청구를 하면서 “감사원 결과를 보고 철도 산업 구조개편을 추진하겠다”며, 해당 연구 용역을 중단했다. 올해 9월 감사 결과가 나왔음에도 연구 용역은 재개되지 않았다.

경실련은 “국토부가 이전 정부에서 철도민영화를 추진했으나 좌절되자 고속철도를 KTX와 SRT로 분리시켰던 주무 행정기관으로서 고속철도의 통합 논의에 소극적이라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며 “그렇지만 공직자는 국민들이 투표로서 선출한 정부 수반의 국정기조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우선이지 본인들과 부처의 관심과 정책적 흐름이 우선일수는 없다”고 짚었다.

특히 경실련은 “이는 철도노동자들의 파업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철도노조는 수차례 정부에 고속철도 통합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요구했음에도 명확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국토부가 철도통합 연구용역을 중단한 상황에서 ‘철도안전 관리 시스템과 조직·인력 개선’에 대한 연구용역을 또 발주하고 그 후에야 논의를 고려하겠다는 것은 현 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시기까지 논의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철도노조의 파업에 대한 정당성 여부를 떠나 고속철도 통합에 대한 연구용역의 재개와 통합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되는 것으로 정부가 파업을 해결하는 데 노력하고 있음을 가시적으로 보여 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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