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들 "분노" 대열…동아는 '한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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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08월 16일 10:2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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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무더위도 한풀 꺾이는 분위기이다. 막판 무더위가 만만치 않지만 대지를 시원하게 적시는 소나기가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청량한 가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15일은 61주년 8·15 광복절 행사가 열린 날이다.

   
  ▲ 한국일보 8월16일자 1면  
 

노무현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일본의 군국주의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경축사가 있기 직전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강행했다. 16일자 조간신문들은 고이즈미 총리의 행동에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1면 머리기사는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동아일보만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청와대의 인사청탁 논란을 1면 머리기사로 전했다.

다음은 주요 종합일간지의 16일자 머리기사이다.

경향신문 <모욕당한 8·15>
국민일보 <고이즈미 "참배하기 적절한 날" 노대통령 "실질적 조치 취하라">
동아일보 <임기보장된 공모직도 밀어냈다>
서울신문 <일은 아시아를 잃었다>
세계일보 <정부 "침략사 정당화에 실망 분노">
조선일보 <8·15 참회 대신 참배한 고이즈미>
중앙일보 <군국주의 망상?…고이즈미 마이웨이>
한 겨 레 <‘전쟁 끝난 날’ 불지른 고이즈미>
한국일보 <정부 "깊은 실망과 분노" 성명>

16일은 한국 신문 분노의 날

<모욕당한 8·15>(경향신문) <일은 아시아를 잃었다>(서울신문) <‘전쟁 끝난 날’ 불지른 고이즈미>(한겨레)…. 16일자 조간신문들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은 고이즈미 총리의 8·15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대해 대한 분노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 서울신문 8월16일자 1면  
 

조간신문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내는 것도 흔한 일은 아니다. 고이즈미 총리의 행보가 한국은 물론 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문제인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겨레는 1면 머리기사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실망을 넘어 ‘분노의 규탄’을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 중앙일보, 서울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등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비슷한 사진을 실었다. 고이즈미 총리가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위해 연미복 차림으로 신도 사제를 따라가는 장면을 담은 것이다.

고이즈미 야스쿠니 신사참배 배경은

조간신문들이 관심을 둔 부분은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한 배경이다. 8·15 야스쿠니 신사참배는 나카소네 전 총리 이후 21년만이다. 중앙일보는 3면 <고이즈미 소신이냐 오기냐>라는 기사에서 "개인적 집착이 이번 참배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도 3면 <종전기념일에…퇴임 앞두고 ‘오기 참배’>라는 기사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8·15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한마디로 평가한다면 ‘오기참배’라고 할 수 있다"며 "그는 비상식적인 논리를 앞세워 군국주의의 상징을 참배함으로써 아시아 외교를 망친 포퓰리즘 정치인으로 전락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치적 노림수에 주목한 언론도 있었다. 국민일보는 3면 <멀어지는 주변국…실패한 아시아 외교>라는 기사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신사참배 공약을 실천함으로써 기대하는 것은 소신 있는 지도자였다는 일본 내 평가, 이를 근거로 그는 퇴임 후에도 일본 정계에 영향력을 계속 행사할 수 있게 된다"고 분석했다.

한겨레는 3면 <임기말 ‘극우 흥행’…아베 ‘속편’ 촉각>이라는 기사에서 "자신의 참배가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도 한 듯 하다. 그의 참배로 야스쿠니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겠지만, 아베 신조 관방장관의 절대적 우세가 흔들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노 대통령, 고이즈미 직접 겨냥하지 않은 까닭?

노무현 대통령은 8·15 경축사를 통해 일본의 군국주의 움직임을 비판하면서도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동아일보는 2면 <정부 ‘비난+정상회담 검토’ 양면작전>이라는 기사에서 "한국 정부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를 강하게 비판하되 ‘포스트 고이즈미’를 대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은 1면 <노 대통령 "일, 독도 등 실질적 조치해야" 차분한 대응>이라는 기사에서 "고이즈미 총리를 적시했을 경우 노 대통령의 메시지 초점이 흐트러진다는 점이 십분 고려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나아가 노 대통령은 다음달 퇴임할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에 대해 아예 무시하는 쪽의 ‘계산된 전략’을 구사했을 법하다"고 분석했다.

국민일보는 3면 <막가는 일…차기총리 행보가 더 골치>라는 기사에서 "정부의 이번 대응은 지난해 10월 정상회담을 최소할 정도로 강경하게 대응한 것에 비하면 훨씬 미온적이다. 어차피 다음 달이면 끝날 고이즈미 내각에 미련을 갖기보다는 차기 내각에 대해 야스쿠니 참배를 계속하는 한 양국 관계 개선은 없다는 경고의 측면도 있다"고 보도했다.

‘포스트 고이즈미’ 아베의 행보는 

   
  ▲ 국민일보 8월16일자 3면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강행에 따르는 파장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다. 정부가 주목하는 대상도 고이즈미 총리가 아닌 ‘포스트 고이즈미’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차기 총리로는 아베 관방장관이 유력시되고 있다.

한국 언론이 주목한 대상도 아베 장관이었다. 조선일보는 3면 <"참배한다 안한다 말 않겠다" 고이즈미처럼 하진 않을 듯>이라는 기사에서 "일본 정치평론가들은 아베 장관이 ‘4월 비밀 참배’처럼 야스쿠니 참배를 언급하지 않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참배를 해도 ‘고이즈미식 퍼포먼스’를 나타내지 않음으로써 외교·정치적 파장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란 분석"이라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도 3면 기사에서 "이번 참배로 일본과 한국 중국간의 관계는 더욱 냉각될 전망이지만 파급 효과는 오래가지 않을 공산이 크다. 관련 국가 모두가 ‘고이즈미’가 아닌 ‘포스트 고이즈미’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아베 파격 행보 없을 듯…야스쿠니 신사참배 가능성 여전

아베 장관은 고이즈미 총리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고이즈미 총리와 같은 파격 행보는 없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아베 장관 역시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긍정적인 극우 정치인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경향신문은 2면 <아베는 다를까?>라는 기사에서 "총리 취임 뒤 즉각적으로 참배를 단행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강경 우익 성향을 감안하면 야스쿠니를 찾는다 해도 놀라운 상황은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도 2면 <아베도 참배 포기 안할 듯>이라는 기사에서 "평소 고이즈미 총리보다 더 강한 참배 소신파였던 아베 장관이 이를 포기하고 주변국과의 관계개선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비관적인 관측이 현재로선 우세하다"고 전망했다. 

일본의 신중행보 당부하는 한국언론

16일자 조간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일본의 신중한 행보를 당부했다. 고이즈미 총리와 같은 행보가 반복될 경우 한일 관계의 실질적 회복은 어려울 것이란 경고도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광복절 아침 전범 앞에 머리 조아린 고이즈미>라는 사설에서 "아시아인의 고통의 상처에 소금을 뿌려 온 고이즈미의 말과 행동도 언젠가는 그 값을, 그것도 비싼 값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고이즈미가 야스쿠니 참배의 억지를 부림으로써 일본을 외톨이로 만드는 사이 일본 국민의 자존심이 높아진 것도, 야스쿠니 참배에 대한 일본 여론이 좋아진 것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도 <일본은 불의의 역사를 답습하지 말라>는 사설에서 "야스쿠니 신사에 모인 극우주의자들이 ‘고이즈미 만세’를 외친 것만으로도 참배가 불순한 정치적 의도에 따른 행동임을 명증한다. 고이즈미 총리의 행각은 일본의 국가 이미지와 이익을 크게 해쳤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내 양심세력과 연대해야

한겨레는 1면에 <고이즈미 총리는 가미카제인가>라는 사설을 실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전후 이룬 눈부신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과거의 역사를 정면으로 응시할 용기를 갖추지 못한 일본 사회의 한계로 판단돼 안타깝다"며 "그의 무모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묻기 위해 공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반성의 뜻을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 정부는 국내 입국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서울신문 8월16일자 사설  
 

서울신문도 <광복절에 한국민 모욕한 고이즈미>라는 사설을 통해 "고이즈미를 변화시킬 수 없다면 그를 고립시키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일본내의 양심세력과 연합해 고이즈미를 견제하고 차기 일본 총리는 아시아 외교를 경시하지 않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일보는 <숨겨둔 칼 막판에 휘두른 고이즈미>라는 사설에서 "스스로야 나카소네 전 총리처럼 막후 실력자로 남고 싶겠지만, 그릇의 크기로 보아 그저 과거처럼 ‘괴짜’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새로 총리가 될 아베 신조 관방장관이다. 그가 야스쿠니 문제에서만이라도 고이즈미 총리를 뛰어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동아일보는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된 사설을 싣지 않았다. 관련 사설을 싣지 않은 전국단위 조간종합지는 동아일보가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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